집값 기대심리 다시 연초 수준…정책 시험대 오른 李정부

반도체 호황·주가 상승 타고 기대심리 높아져주택 공급 부족 우려…부동산 정책 효과 한계론 확산집값 상승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성과급 지급과 주가 상승 영향으로 소비자들의 집값 전망은 연초 수준까지 치솟았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대체불가 대한민국'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더팩트|이중삼 기자] 집값 상승 기대가 다시 불붙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성과급 지급과 주가 상승 영향으로 소비자들의 집값 전망은 연초 수준까지 치솟았다. 집값 상승 기대가 되살아나면서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시장에서는 공급 확대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세제 강화 효과도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주택가격전망지수(CSI)는 120으로 전월 대비 8포인트(p) 올랐다. 지난 1월 124를 기록한 뒤 3월 96까지 떨어졌던 지수는 이후 석 달 연속 반등하며 다시 연초 수준에 근접했다. 이 지수가 100을 웃돌면 1년 뒤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가 더 많다는 의미다. 올해 초 정부의 '1·29 부동산 대책'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기대심리가 식었지만 분위기가 반전됐다.한은은 서울·경기 집값 상승세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주가 상승·IT 업종 성과급 지급 등이 집값 상승 기대를 자극한 배경으로 꼽았다. 실제 반도체 경기 호조는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사업장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강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한국부동산원이 지난 18일 공개한 '6월 셋째 주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15일 기준)'에 따르면 경기 화성시 동탄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2.22% 급증했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9.57%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안양 동안구(9.30%)·용인 수지구(9.03%)가 뒤를 이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도 전주 대비 0.27% 오르며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IT 부문 성과급 지급·주가 상승 역시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을 늘리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은에 따르면 이달 임금수준전망지수(1년 후 전망)는 124로 전월보다 2p 올라 지난해 7월(12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같은 기간 금리수준전망지수(6개월 후 전망)도 126으로 전월보다 12p 올라 2016년 12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시중 유동성이 다시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따른 자산 격차 확대도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세훈 "李정부, 실패한 길을 기어이 다시 가려고 해"한국은행은 서울·경기 집값 상승세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주가 상승·IT 업종 성과급 지급 등이 집값 상승 기대를 자극한 배경으로 꼽았다. 사진은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올라선 지난 2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서예원 기자집값 기대가 반등하면서 정부의 정책 부담도 커지고 있다. 연초 이 대통령의 강한 시장 안정 메시지와 세제 영향으로 주춤했던 집값 상승세가 공급 부족과 전세 매물 감소를 계기로 다시 고개를 들었기 때문이다.정부는 세제·금융·규제·공급을 포괄한 종합 대책을 예고한 상태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세제·금융·규제·공급 이런 것들을 정리해 조만간 한꺼번에 (발표)하려고 한다"며 "공급 정책은 속도를 좀 빨리 내서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다음 달에는 세제개편안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부동산 과세 체계 손질 필요성을 언급했다. 대표적으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부동산 과세를 정상화해야 한다. 보유세와 양도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라고 했다. 그러나 세제 강화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정치권 목소리도 나온다.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2일 SNS에서 "정부가 결국 보유세와 양도세 강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증세를 '최후의 수단'이라고 했지만 집권 1년 만에 서둘러 꺼냈다"며 "공급은 막아둔 채 세금으로만 집값을 잡겠다는 실패한 길을 기어이 다시 가려고 한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정부가 현재 해야 할 일은 세금 폭탄이 아니라 수요를 충족할 강력한 공급과 재건축·재개발 정상화로 응답하는 것"이라며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집값은 못 잡고 세입자들만 지옥 같은 전세난으로 몰아넣은 참혹한 실패를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전문가들도 유사한 진단을 내놓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보유세와 양도세를 모두 강화하면 거래가 위축되면서 가격 변동성을 일부 억제할 수 있겠지만 가격이 급락하거나 안정되기는 쉽지 않다"며 "세제개편으로 집값을 잡겠다는 시도가 거주지역에 따른 신분의 고착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했다.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이메일: jebo@tf.co.kr▶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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