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가구·홈쇼핑…업계마다 불붙은 ‘빠른 배송’ 경쟁

유통업계 전반에 ‘배송 속도전’이 확산하고 있다.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가 촉발한 빠른 배송 경쟁이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넘어 홈쇼핑·패션·가구·음료 업계로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배송 속도가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빠른 배송은 매출 확대를 좌우하는 핵심 경쟁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홈쇼핑업계의 적극적 대응이 두드러진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최근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방송 종료 후 1~5시간 내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지금 퀵’ 서비스를 시작했다. 예상 판매 물량을 미리 물류센터에 보관한 뒤 택배사의 즉시배송 서비스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현대홈쇼핑은 이달 초 경기도 화성 물류센터에 한 번에 여러 상품을 집을 수 있는 로봇팔 등 자동화 설비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빠른 배송의 핵심인 물류 출고 시간을 최대 20% 단축했다. CJ온스타일은 당일 배송 서비스인 ‘오늘도착’의 주문 마감 시간을 기존 정오에서 오후 3시로 연장할 계획이다. 배송 경쟁은 다른 업종으로 번지고 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는 최근 빠른 배송 서비스 ‘도착보장’을 도입했다. 평일 자정까지, 주말·공휴일 오후 10시 전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여기에는 ‘우군(입점 셀러) 확보’ 전략도 담겨 있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소상공인 입점 셀러도 자체 물류 역량과 관계없이 판매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온라인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는 익일 배송 서비스 ‘직진배송’을 주 7일로 확대한 결과 올해 1~5월 주말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지난 18일 자사 온라인몰 ‘진로토닉몰’에 익일 배송 서비스 ‘내일온’을 도입했다. 평일 오후 11시59분, 주말 오후 9시59분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상품이 도착한다. 이케아코리아 역시 지난 4월부터 총중량 25㎏ 미만 가구를 대상으로 오후 2시까지 주문 시 다음 날 받는 ‘내일도착’을 운영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퀵커머스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편의점 GS25와 CU는 쿠팡이츠와 협력해 24시간 퀵커머스 체제를 구축했고, 다이소는 퀵커머스 배송 가능 지역을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으로 확대했다. SSG닷컴을 통해 주문한 상품을 이마트 점포에서 즉시 배송하는 ‘바로퀵’ 서비스도 대상 점포를 확대 중이다. 퀵커머스 시장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국내 퀵커머스 시장 규모는 2020년 3500억원에서 지난해 약 4조4000억원으로 5년 만에 13배 가까이 성장했다. 2030년엔 약 6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단 이 같은 속도전이 유통업계의 ‘수익성 악화’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안정적인 물류 인프라 구축과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모델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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