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큰절하려했다는데… ‘AI 3강’ 총괄할 사령탑은 두달째 공.....

[비즈톡] 연합뉴스이재명(가운데) 대통령이 지난 달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 보고회’ 직후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회장과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에게도 인사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대통령이 오늘 기업인들에게 너무 감사해서 큰절을 하고 싶다고 했다”며 “참모들이 가까스로 말려서 인사만 하신 것”이라고 했다./조선DB ‘“AI 3강”의 컨트롤타워는 공석인데, 대국민 보고회 같은 쇼는 도대체 뭔지 모르겠네요.”지난달 29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 보고회’를 본 IT 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입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향해 허리를 90도로 숙였습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행사 뒤 기자들에게 대통령이 두 총수에게 큰절을 하려는 걸 참모들이 가까스로 말렸다고 전했는데요. 이 대통령은 두 총수를 “국가 영웅·국민 영웅”이라고 치켜세웠습니다.큰절을 할 만한 숫자이긴 합니다. 이날 삼성은 평택·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호남·충청·영남 등에 2655조원을, SK는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에 210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합치면 4755조원으로, 올해 정부 예산(약 728조원)의 6.5배에 달합니다.이날 정부는 발표 자료에서 범부처 인공지능 컨트롤타워이자 부처 간 협업을 조율할 주체로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를 지목했습니다. 실제 이날 행사에는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등 주요 부처 수장들이 참석했습니다. 그만큼 전 국가적 역량 동원이 필요하다는 의미이자, 각 부처 조율이 중요한 상황입니다.근데 정작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상근 부위원장은 1일 기준으로 55일째 공석입니다. 국가인공지능전략위는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지만 장관급인 상근 부위원장이 실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이재명 정부 들어 임명된 임문영 전 부위원장이 선거 출마를 위해 자리를 떠난 뒤 후임자 임명이 두 달이 다 되어 가도록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우선 배경훈 부총리가 자리를 겸하도록 하고 있지만, ‘땜질 처방’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지난달 중순에는 지난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부산 북구갑에 출마했다 낙선한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이 후임으로 내정됐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야당에선 곧바로 낙선자 구제용 회전문 인사이자 측근 돌려막기라는 비판이 터져 나왔는데요. 비판이 거세지자 하 전 수석은 “제안받은 사실이 없다”며 선을 그었고, 상근 부위원장 인선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상태입니다. 참고로 국가 AI 전략을 총괄한다는 AI미래기획수석 역시 하 전 수석이 출마로 사퇴하면서 63일째 공석입니다. 후임으로 이기혁 AWS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 총괄이 거론되지만, 정식 발표는 없습니다.이에 대해 한 정부 관계자는 “부처별 주무 부서가 주도권을 쥐고 사업을 끌고 가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 말은 뒤집으면, 부처를 조율하라고 만든 사령탑이 없어도 그만이라는 얘기입니다. 애초 배 부총리가 겸임해도 문제 없는 조직이었다면 왜 굳이 세금을 들여 이 자리를 만든 걸까요. 청와대는 대통령의 큰절을 말리기에 앞서 비어 있는 사령탑부터 채워야 하는 게 아닐까요. 천문학적인 투자 금액을 얘기하기 전에, 요즘 최대 화두인 전략·전술이 먼저 아닐지 생각해 봅니다.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