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고발한 조현문, 檢은 "주식 매각 압박극"이라고 했다

8월 조현준 회장 증인신문… 효성가 10년 '형제의 난' 법정 분수령100억 성공보수·'황제의 귀환' 구상 쟁점… 조현문 측 "무리한 기소"조현문 전 효성중공업 부사장ⓒ연합뉴스[데일리안 = 지봉철 기자] 효성가 '형제의 난'은 처음엔 재벌가 내부고발 사건처럼 보였다. 그러나 조현문 전 효성중공업 부사장의 강요미수 재판에서 검찰이 제시한 사건의 그림은 달랐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이 '투명경영'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비상장주식 고가 매각을 위해 가족과 회사를 압박했다고 주장한다. 본지는 8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증인신문을 앞두고, 10년 넘게 이어진 형제 분쟁의 법정 쟁점을 짚는다. 조 전 부사장 측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유무죄는 법원 판단을 통해 가려질 예정이다.내부고발인가, 주식 매각 압박인가효성가 형제의 난은 2014년 조 전 부사장의 고발로 시작됐다. 조 전 부사장은 2013년 효성중공업 부사장직에서 물러난 뒤 이듬해 7월 형 조현준 회장 등을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이후 회계장부 열람 소송 등을 제기하며 효성그룹의 지배구조와 경영 관행을 문제 삼았다.조 전 부사장 측은 줄곧 "가족 간 재산 다툼이 아니라 회사의 불투명한 경영을 바로잡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검찰의 시각은 다르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이 고발과 소송을 통해 형과 회사를 압박했고, 그 최종 목표는 매각이 쉽지 않던 자신의 비상장주식의 고가 매각이었다고 적시했다.겉으로 내세운 명분은 투명경영이었지만, 실제로는 재산 정리를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협상 카드였다는 것이다.10억·30억·100억… 檢이 주목한 단계별 성공보수검찰이 주목한 대목은 조 전 부사장 측과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사이의 협상 구조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대표에게 약속된 성공보수는 단계별로 커졌다. 처음에는 부동산 3사 지분 정리에 따른 10억원이었다. 이후 노틸러스효성 관련 지분 정리가 이뤄질 경우 30억원, 더 나아가 기업 분리 수준의 합의가 성사되면 100억원까지 올라가는 구조였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검찰은 이 같은 보수 체계가 단순한 홍보 자문료가 아니었다고 본다. 효성 측을 압박해 조 전 부사장에게 유리한 재산 정리를 끌어내기 위한 '기획된 협상 구조'였다는 것이다. 검찰은 특히 이 과정에서 'ROE'라는 표현이 등장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검찰은 이를 'Return of Emperor', 즉 '황제의 귀환'이라는 뜻으로 보고 있다.단순한 주식 매각을 넘어 조 전 부사장의 그룹 복귀 구상까지 포함된 협상안이었다는 설명이다. 압박 방식도 이중 구조였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한쪽에서는 고발과 소송으로 직접 압박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언론을 통해 "조 전 부사장의 비상장주식을 사줘야 문제가 풀린다"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전달했다는 것이다. 실제 법정에서 효성의 홍보 임원은 "기자들로부터 '조현문 전 부사장의 비상장주식을 사줘야 문제가 해결된다'는 취지의 말을 여러 차례 들었다"고 증언했다.효성 사옥ⓒ연합뉴스"모친 제압"·"조현준 겁먹게 하라"… 'Talk Point' 문건 공방검찰이 또 하나의 핵심 증거로 제시한 것은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가 2013년 3월 작성했다는 이른바 'Talk Point' 문건이다.검찰은 이 문건이 단순한 홍보 전략 문건이 아니라, 조 전 부사장 측이 가족과 회사를 압박하기 위해 마련한 행동 지침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해당 문건에는 "모친 제압", "조현준을 제압해 겁먹게 하라", "위법행위 리스트를 언급하라"는 취지의 표현이 담겼다.특히 여기엔 모친을 향한 모욕적 문구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검찰은 조 전 부사장이 이 문건을 전달받은 뒤 며칠 지나지 않아 부모 자택을 찾아가 "감옥 보내고 평생 괴롭히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보고 있다. 문건에 담긴 압박 구상이 실제 가족을 상대로 한 협박성 언행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조 전 부사장이 형 조현준 회장뿐 아니라 부모와 회사까지 겨냥해 조직적으로 압박했고, 그 목적은 결국 자신이 보유한 효성 계열 비상장주식의 고가 매각을 관철하는 데 있었다는 것이다.실제 효성 측도 장기간 이어진 고발과 수사로 회사가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다. 효성 측에 따르면 2017년 검찰 수사 당시 그룹 관련 8곳이 압수수색을 당했고, 임직원 100명 이상이 조사를 받았다. 효성은 이 과정에서 브랜드 가치와 대외 신뢰도, 정상적인 경영 활동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는 입장이다.8월 증인석에 서는 형 조현준… 쟁점은 '협박의 실체'재판의 최대 분수령은 8월 예정된 조현준 회장의 증인 신문이다. 조 회장은 8월 21일과 28일 두 차례 법정에 출석할 예정이다. 핵심 쟁점은 조 회장이 실제로 공포심을 느낄 만한 협박이나 압박을 받았는지 여부다.검찰은 조 전 부사장 측이 "보도자료를 내지 않으면 서초동으로 가겠다"는 식으로 형사고발을 암시하며 조 회장을 압박했다고 보고 있다. 여기서 '서초동'은 검찰을 뜻하는 표현으로 해석된다. 조 회장이 수사기관에서의 기존 진술을 법정에서도 유지하고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증언할 경우, 검찰 공소사실에는 힘이 실릴 수 있다.반면 조 전 부사장 측은 관련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조 전 부사장 측은 검찰 수사를 "무리한 기소"라고 주장한다. 당시 행위도 부당 경영에 대한 정당한 문제 제기이자 사임 요구였을 뿐, 강요나 협박이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조 전 부사장 측은 법리적 주장도 병행하고 있다. 일부 증거가 별건 수사를 통해 위법하게 수집됐다는 점, 공소시효가 이미 지났다는 점 등을 들어 공소사실 자체도 다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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