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지각변동 예고” 달아오르는 MG예별·롯데·KDB 인수전

예별 본입찰 4파전·KDB 빅3 참전·롯데 지주 격돌몸값 낮추고 자본 부담 던 보험사 매물 ‘동시 주목’“영업으론 못 큰다” 포화 직면…M&A로 외형 확대금융지주들의 적극적인 참여…업계 순위 재편되나그동안 한기만 일었던 보험업계 인수합병(M&A) 시장이었으나, 최근 예별손해보험(MG손해보험의 가교보험사), 롯데손해보험, KDB생명의 매각 작업이 동시에 진행되는 등 훈풍이 불고 있다. [각 사 제공][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MG손해보험의 가교보험사인 예별손해보험을 비롯해 롯데손해보험, KDB생명 등 보험사 매물을 둘러싸고 인수합병(M&A) 시장에 불이 붙었다. 매각 보험사의 몸값 인하와 자본 부담 감소 등으로 불씨가 당겨졌다. 여기에 보험 영업만으로는 몸집을 키우기 어렵다는 업계의 공통된 인식도 깔려 있다. 특히 보험 라인업을 신설·확대하려는 금융지주들의 움직임이 활발한 만큼, 보험업계 내 지각변동이 예고된다.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오후 예별손보 공개 매각을 위한 재공고 본입찰에 흥국화재를 비롯해 한국투자금융그룹, OK금융그룹, 그리고 미국계 사모펀드인 JC플라워 등 4개사가 참여했다. 수년째 새 주인을 찾지 못했지만, 이번 일곱 번째 매각전에서는 4파전이 펼쳐졌다.12년째 매각을 시도하고 있는 KDB생명도 지난달 예비입찰에서 한투금융, 태광그룹(흥국생명)에 더해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등 대형 생명보험 3사가 참전했다. 롯데손보 역시 신한금융그룹과 한투금융이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매각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반년새 확 달라진 인수전 분위기보험사 M&A가 다시 활기를 띤 배경은 매물의 몸값이 낮아지고 자본 부담이 줄었다는 점이다. 고금리와 새 회계기준(IFRS17),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제도 도입으로 보험사의 기업가치 평가가 예전보다 보수적으로 바뀐 데다, 매각을 서두르는 매도자들이 눈높이를 낮추면서 인수 문턱이 한층 내려갔다.롯데손보는 적기시정조치(부실 우려 금융사에 내리는 단계별 시정 명령) 이후 경영개선계획 승인 과정에서 “합병, 금융지주회사법에 의한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로의 편입, 제3자 인수, 영업의 전부 또는 일부의 양도 등에 관한 계획 수립 자본적정성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2조원을 웃돌던 몸값도 현재 1조원 안팎으로 추산되고 있다.예별손보는 예보에서 7000억원의 자금 투입이 예상된다. 본입찰에선 원매자가 예보에 요청할 지원금 규모를 제시하는 방식인데, 시장에선 1조2000억원 안팎이 거론된다. KDB생명 역시 산업은행이 지난해 말 5000억원 유상증자한 데 이어 매각 과정에서 추가 유상증자 가능성을 열어 둔 상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예전엔 인수와 동시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야 했지만, 지금은 매각 측이 미리 자본을 채워 인수자 부담이 크게 줄었다”고 진단했다.“신계약 대신 인수”…M&A로 시장 지위 확보아울러 영업만으로는 몸집을 키우기 어렵다는 구조적 위기감도 깔려 있다. 금융연구원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와 국내 보험시장 포화를 올해 보험산업의 지속 성장을 가로막는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보험연구원은 올해 한국 보험시장의 보험료 성장률을 2.3%로 전망했는데, 지난해보다 5.1%포인트(p)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실제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1분기 보험회사 경영실적(잠정)’을 보면 올해 1분기 보험사 52곳 당기순이익은 4조4817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9.5% 늘었다. 하지만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성장세는 더욱 둔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감원 역시 “손해율 상승에 따른 예실차 손실 등으로 보험손익 부진이 지속되는 만큼, 합리적 계리가정을 통한 보험손익 관리가 필요하다”고 경계했다.이에 외형과 시장점유율(MS)을 한 번에 키울 길은 M&A로 좁혀진다. 계약을 쌓아둔 회사를 사들이면 미래 이익의 곳간인 보험계약마진(CSM)을 단번에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보험 시장은 영업 경쟁으로 풀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점유율이든 CSM이든 끌어올릴 수단이 사실상 M&A밖에 없다”고 평가했다.보험 진용 갖추려는 지주들…판도 흔드나매수자별 셈법은 갈리지만 크게 보면 보험 진용을 새로 갖추거나 기존 라인업을 키우려는 금융지주들의 경쟁이 두드러진다. 신한금융은 은행·증권·카드·생보·캐피탈 등 주요 계열사가 업권 상위권을 지키지만, 손해보험 영역은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만약 자산 14조원의 롯데손보(손보 7위)를 품으면 단숨에 중위권으로 도약한다. 보험 계열사가 없는 한투금융은 예별·롯데·KDB를 두루 검토하며 종합금융그룹 체제 완성을 겨냥하는데, 업계에선 무게 중심이 생보 쪽이라는 관측도 나온다.인수전이 달아올랐다고 해도 매각 성사가 보장된 것은 아니다. 롯데손보 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1조원 안팎을 원하지만, 인수 후보들은 가격을 더욱 낮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예별손보는 원매자가 제시한 지원금 규모가 예보 기준을 충족해야 하고, KDB생명은 인수 이후에도 추가 자본 투입 가능성이 남아 있어 가격을 더욱 높이기 어렵다. 더욱이 내년 기본자본 킥스 비율 규제가 도입되는데, 보험사 매물들이 모두 중소형사라는 점에서 건전성 부담도 변수로 꼽힌다.이처럼 개별 딜의 성사 시점과 가격은 흔들릴 수 있어도, 이번 인수전의 향배에 따라 보험업계 판도는 다시 그려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결국 영업으로 키우기 어려운 회사들이 M&A로 눈을 돌리는 흐름”이라며 “이번 매각전이 어떻게 정리되느냐가 앞으로 보험업계 시장 구도를 크게 흔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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