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예상했던 일…규제 상관없이 집 살 것”

정부는 ‘기습규제’…시장선 ‘뒷북규제’ 선계약한 실수요자, 발표직후 전자계약 신고가 행진, 셔세권 국평 10억원 돌파 “가격 뛸대로 뛰어, 토허제 효과 제한적” 전문가 “오산·남양주로 풍선효과” 전망경기도 화성시 동탄구의 신도시 전경. [헤럴드 DB]정확히 6월 말 7월 초에 동탄이 규제로 묶일 걸 예상했어요. 매수 대기자들은 저번 주까지 모두 가계약금을 넣어뒀고, 오늘 추가 규제지역 추가 지정이 발표되자마자 계약서를 썼죠. 이곳 ‘셔세권(반도체 업무지구 셔틀버스가 다니는 지역)’ 매수자 10명 중 8명이 1990~ 1995년생 고연봉 실수요자라 규제와 관계없이 집을 살 겁니다. (6월 30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구 목동 인근 공인중개사)정부가 지난달 30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구와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를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삼중규제’를 기습 발표한 직후 동탄 공인중개사들은 “이미 예상했던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올해 상반기가 끝나기 전 동탄이 규제지역으로 추가 지정될 걸 예상한 시장은 이미 선제적으로 움직였다.특히 아직 국민평형(84㎡·이하 전용면적) 가격이 10억원대 전후로 형성돼 삼성전자·SK하이닉스 재직 신혼부부들이 많이 찾는 ‘셔세권’ 목동은 규제 발표 날에도 침착한 모습이었다.인근 T 공인중개사는 “지난 주말에도 한 매수자에게 ‘다음 주에 규제지역이 될 수 있으니 계약금 10%를 미리 준비해 두라’고 안내했다”며 “그 매수자는 오늘 발표되자마자 전자계약을 통해 매수를 마무리 지었다”고 전했다.▶가격 오를대로 올라 실수요자만 피해…현장선 “토허제 효과 글쎄”=경기도 화성시 동탄구,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는 1일부터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돼 효력이 발생한다. 5일부터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도 지정돼 실거주 의무도 부여된다.이들 지역은 지난해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곳을 규제지역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10·15 대책 당시 규제 대상서 제외되면서 집값이 올랐다. 특히 반도체 산단 근처인 동탄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의 호황이 전망되면서 가격이 ‘불기둥’처럼 상승했다.힐스테이트동탄 84㎡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연초까지 7억~8억원대 가격을 유지하다가, 인근 삼성반도체 화성캠퍼스로 출퇴근하는 실수요자들의 꾸준한 매수로 5월 9억대로 몸값을 높였다. 그러다가 지난달엔 10억6000만원(16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동탄서 ‘최상급지’로 언급되는 동탄역 인근 여울동·청계동은 최근 상승세가 더 가팔랐다. 청계동의 대장 동탄역시범우남퍼스트빌 84㎡는 지난해 10·15 대책이 발표되기 전 실거래가가 11억원대였다. 하지만 규제 발표 직후 거래가 몰리며 12억원~13억원대까지 올랐고, 연초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성과급 그리고 ‘사내대출’ 등 반도체 업계 현금복지가 가시화되며 18억6000만원(16층) 신고가를 경신했다. 현재 호가는 20억원에 달한다.시장에선 결과적으로 뒤늦은 규제지역 및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가격 급등만 야기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동탄역 인근의 O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이곳 여울동·청계동 아파트는 규제를 전제로한 고액 호가에 대해 추격매수가 이뤄지며 이미 가격 체급이 높아졌다”며 “전세가 대비해 매매가가 너무 상승했기 때문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다 한들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동탄 수요는 오산으로, 구리는 남양주로 확대 가능”=문제는 규제 효과다. 집값이 오른 뒤 이를 쫓는 주택 시장 규제가 반복되면, 내 집마련 문턱이 높아진 실수요자는 기회가 왔을 때 사야 한다는 ‘패닉바잉’에 나설 수 있다. 또 인근 비규제 지역으로 수요가 몰려 풍선효과도 반복될 수 있다.권대중 한성대 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는 일정한 정량 요건을 충족해야 지정할 수 있는데 동탄은 그간 화성시 전체 통계 안에 묶여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뒷북 규제’가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이처럼 규제지역을 넓히는 방식만 사용하면 동탄·기흥에 대한 수요는 오산으로, 구리 수요는 남양주로 옮겨가는 등 생활권이 가깝고 규제가 없는 지역이 또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한편 국토교통부는 전일 규제지역 지정 발표 후 백브리핑에서 대출 규제 강화 뜻도 내비쳤다. 규제지역 효력 발생과 동시에 동탄 등에선 주택담보비율(LTV) 40%가 적용되는데, 국토부 관계자는 “대출이 집값의 30~40% 수준인 것도 과도한 것인지 판단 중”이라고 밝혔다. LTV 를 더 엄격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추가적인 대출규제가 불합리적으로 여겨질 수 있다”며 “(반도체 업계처럼 고액의) 성과급을 받지 못하는 이는 자기 현금흐름은 그대로인데 집값은 집값대로 오르고 대출한도가 더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동탄=홍승희·윤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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