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50배 레버리지’에 베팅하는 사람들…“사실상 도박” 해외....

국내에서는 허용되지 않는 수준의 고위험 상품이 해외에서는 사실상 무제한 거래되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국내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150배 레버리지’ 한국 증시 투자 상품이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개인투자자에게 사실상 허용되지 않는 수십 배 레버리지 상품이 해외에서는 별다른 규제 없이 거래되고 있어 투자자 보호 공백과 시장 교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150배 레버리지까지…해외 거래소 초고위험 상품 확산1일 가상화폐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바이낸스를 비롯해 쿠코인, OKX, 바이비트, 비트겟, MEXC, XT, 비트마트 등 주요 해외 거래소들은 지난달부터 한국 증시 관련 레버리지 선물을 잇따라 상장했다. 특히 쿠코인과 MEXC, XT, 비트마트는 금융위원회가 미신고 영업 혐의로 수사를 의뢰한 거래소들이다.바이낸스는 지난달 2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를 기초자산으로 한 무기한 선물(SAMSUNGUSDT·SKHYNIXUSDT·HYUNDAIUSDT)을 출시하며 한국 증시 관련 상품을 처음 선보였다. 당시 최대 레버리지는 20배였지만 투자자들이 몰리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상품은 현재 최대 50배까지 확대됐다.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코스피 3배 레버리지 ETF인 KORU를 기초자산으로 한 ‘KORUUSDT’. 바이낸스 캡처이어 지난달 22일에는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코스피 3배 레버리지 ETF인 KORU를 기초자산으로 한 ‘KORUUSDT’를 상장했고, 나흘 뒤에는 최대 50배 레버리지 상품까지 추가했다. KORU 자체가 코스피 일일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상품인 만큼 여기에 50배 레버리지가 더해지면 코스피 변동률 대비 최대 150배 수준의 손익이 발생할 수 있다. 코스피가 1%만 올라도 이론상 150%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소폭 하락만으로도 투자금 전액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이 같은 상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 급등락으로 코스피 변동성이 커진 지난달부터 빠르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바이낸스를 시작으로 쿠코인과 OKX, 바이비트는 물론 비트겟, MEXC, XT, 비트마트까지 KORU를 기초자산으로 한 10~20배 레버리지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으며 시장이 확대됐다.실제 변동성도 극심했다. KORU는 지난달 22일 장중 1111달러까지 치솟았다가 다음 날 700달러 수준으로 급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하루 만에 9.99% 하락하면서 3배 레버리지 ETF 역시 40% 가까이 폭락했다. 이 과정에서 고배율 롱 포지션 투자자는 사실상 즉시 청산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수조원 거래에도 규제는 ‘사각지대’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연합뉴스실제 거래 규모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글로벌 차트 플랫폼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바이낸스의 KORUUSDT 거래량은 상장 직후인 지난달 22일부터 26일까지 7억5440만달러(약 1조1600억원)를 기록했다. 집계 기간을 29일까지 확대하면 거래 규모는 13억5531만달러(약 2조1057억원)까지 늘어난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관련 상품 거래도 활발하다. SKHYNIXUSDT는 지난달 2일부터 26일까지 누적 거래액이 64억2130만달러(약 9조8600억원)로 10조원에 육박했다. HYUNDAIUSDT는 4억7358만달러(약 7270억원), SAMSUNGUSDT는 5283만달러(약 810억원)가 거래됐다.업계에서는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국내 투자자 자금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투자자는 업비트나 빗썸 등에서 원화로 테더(USDT)를 매수한 뒤 이를 해외 거래소로 옮겨 별다른 제한 없이 거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투자자 보호 장치 없는 도박”…국부 유출 문제도 제기문제는 국내에서는 허용되지 않는 수준의 고위험 상품이 해외에서는 사실상 무제한 거래되고 있다는 점이다.국내 증시에서 개인투자자가 레버리지 ETF나 ETN에 투자하려면 사전교육을 받고 1000만원 이상의 기본예탁금을 예치해야 한다. 반면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에서는 별도의 투자자 적격성 심사나 보호장치 없이 고배율 선물 거래가 가능하다.또 거래에 사용되는 테더(USDT) 등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외국환거래법 적용 대상도 아니어서 규제 공백이 발생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거래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대부분의 거래소가 해외 법인 형태로 운영돼 국내 투자자가 실질적인 보호를 받기 어렵다.대표적으로 바이낸스는 중국계 캐나다인 자오창펑이 2017년 중국에서 설립한 뒤 규제를 피해 현재 케이맨제도와 아일랜드 등을 거점으로 운영 중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23년 바이낸스가 최소 2019년까지 중국 내 사무실을 운영하며 중국과의 연관성을 숨겼다고 보도하기도 했다.시장에서는 국내 유동성이 해외 거래소로 빠져나가면서 거래 수수료까지 해외 사업자에게 돌아가는 ‘국부 유출’ 문제도 제기한다. 특히 바이낸스는 24시간 거래가 가능한 만큼 야간이나 휴일에 국내 주식 관련 선물이 급등락하면 다음 거래일 국내 증시 변동성까지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업계 관계자는 “헤지를 위해 현·선물을 적절히 이용할 수 있다”면서도 “일확천금을 노리고 레버리지 선물을 매매하는 것은 투자가 아니라 도박”이라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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