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장 24시간 돌려야하는데… “호남 전력 인프라로는 쉽지 않.....

한빛원전 있지만 수명 다 끝나가태양광이 주력, 공급 안정성 우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광주에 반도체 공장을 지을 경우 안정적 전력 공급이 가능한지 여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에너지 업계에서 나온다. 반도체 공장은 24시간 끊기지 않는 기가와트(GW)급 양질의 전력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호남의 현 전력 인프라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지역의 안정적 기저 전원인 한빛 원전의 설계수명 만료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리스크 요소다.지난해 기준 호남 지역의 총 발전 설비 용량은 약 23.3GW로 지역 전력 수요(5GW)를 4배 이상 웃돈다. 전력이 넉넉해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태양광은 일조량에 따라 발전량이 출렁인다. 이런 태양광이 호남 발전 설비의 약 47%를 차지하고 있어 시간대별 발전량 편차가 크다. 실제 호남에서 생산되는 전력은 일조량이 풍부한 낮 시간대 최대 11GW에 달하지만, 해가 지면 최저 8GW 수준으로 급락한다.그래픽=양인성 낮밤 편차를 메우려면 낮에 남는 전력을 저장해 야간에 공급하는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가 필수적이다. 공장 하나가 쓰는 GW급 전력을 밤새 감당할 ESS를 구축하려면 수조~수십조원이 든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ESS가 만능인 것처럼 거론되지만 막상 내 이웃에 열 폭주 리스크가 있는 대규모 ESS 단지가 들어선다고 하면 지역 반발이 심할 것”이라고 말했다.전력망 사정도 열악하다.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반도체 공장 같은 대규모 수요처까지 보내려면 345kV(킬로볼트)급 대형 송전망이 필수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호남권의 345kV급 송전망 13곳 중 12곳이 2026~2030년 ‘수용 부족’ 상태에 놓인다. 여유 용량이 거의 남지 않아, 새 발전설비를 추가로 연결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2031년 이후엔 13곳 전부가 이 상태가 된다. 빈약한 송전망이 반도체 클러스터에 전기를 끌어오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전남에는 영광 한빛 원전 1~6호기가 있다. 그러나 한빛 1호기는 작년 말 설계수명(40년)을 다해 가동을 중단했고, 2호기도 오는 9월 운전을 멈춘다. 3~6호기도 2034년부터 차례로 설계수명이 끝난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계속운전 허가를 받지 않으면, 반도체 공장이 완공될 때쯤에는 한빛 원전 상당수가 가동을 멈춘 상태일 수 있다는 얘기다.지역 여론은 한빛 원전 계속운전에 부정적이다. 또 많은 현지 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은 계통 포화 탓에 사업 허가를 받고도 접속을 못 한 채 대기 중이다. 이들은 한빛 원전이 멈춰 전력망에 여유가 생기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반도체 공장을 이유로 한빛 원전 계속운전을 허가하면 호남권 태양광 사업자들이 반발할 것”이라고 했다.전문가들은 호남 반도체 투자를 논의하려면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전력 공급 로드맵부터 나와야 한다고 말한다. 이상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지역균형발전 관점에서 수도권 외 지역에 기업 투자가 이뤄지는 건 환영할 일이지만 실현 가능성을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며 “반도체 팹에 필요 전력량, 변전소 위치, 계통 보강 시간과 비용 등을 확정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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