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KAI 2대 주주 굳히기… 지분 11.21%로 확대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 전경. 한화그룹 제공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며 한화 측 보유 비율을 11%대로 끌어올렸다. KAI 인수설이 꾸준히 거론돼 온 가운데 한화가 지분 매입을 이어가면서 항공우주·방산 사업에서 KAI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려는 흐름에 힘이 실린다.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AI 주식 보유 비율이 기존 10.15%에서 11.21%로 1.06%포인트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보유 주식 수는 989만6023주에서 1093만623주로 늘었다. 이번 대량보유 보고서의 보유 목적은 ‘경영권 영향’으로 기재됐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5거래일 동안 KAI 보통주 103만4600주를 장내매수했다. 취득 자금은 1499억5987만1150원이고 자체 보유자금으로 조달했다.이번 매수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본인의 KAI 지분율은 8.67%가 됐다. 특별관계자인 한화시스템은 1.53%,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법인(Hanwha Aerospace USA Corporation)은 1.01%를 보유하고 있다. 세 회사를 합산한 한화 측 KAI 지분율은 11.21%다.방산업계가 이번 지분 변동을 주목하는 이유는 KAI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사업 관계 때문이다. KAI는 전투기, 훈련기, 헬기, 위성 등을 개발·생산하는 국내 대표 완제기 업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엔진, 방산, 우주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KAI가 항공기와 우주 플랫폼을 맡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엔진과 무장체계, 발사체·위성 관련 사업을 보유한 만큼 두 회사의 결합 가능성은 방산업계에서 오래 거론돼 왔다.한화는 이미 KAI 2대 주주로 올라선 상태다. KAI 최대주주는 한국수출입은행으로 지분율은 26.41%다. 한화그룹은 지난달 KAI 지분율을 9.04%로 높이며 국민연금을 제치고 수출입은행에 이은 2대 주주가 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당시 이사회를 열고 연말까지 KAI 지분 매입에 5000억 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계획이 이어질 경우 한화 측 합산 KAI 지분율은 12%대까지 높아질 수 있다.앞서 한화는 KAI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바꿨다. 지분율이 5%를 넘어서면서 공시상 보유 목적을 변경한 것이다. 이번 대량보유 보고서에도 보유 목적은 ‘경영권 영향’으로 기재됐다. 다만 KAI 최대주주가 정책금융기관인 수출입은행이라는 점에서 지분 매입만으로 경영권 확보가 곧바로 가능한 구조는 아니다.이번 지분 확대는 국내 항공우주·방산 산업 재편 논의와도 연결된다. 한화그룹은 육·해·공·우주를 아우르는 방산 포트폴리오를 키우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상무기, 항공엔진, 우주 발사체 사업을 맡고 있고 한화시스템은 레이다, 위성, 전자전 등 방산 전자 분야를 담당한다. 여기에 KAI 지분을 확대하면 완제기와 항공우주 플랫폼 영역까지 영향권에 둘 수 있다.KAI는 한국형 전투기 KF-21, 수리온 헬기, T-50 계열 훈련기 등 국내 항공 전력의 주요 사업을 맡고 있다. 수출 확대와 우주항공청 출범 이후 항공우주 산업 육성 흐름까지 감안하면 KAI의 전략적 가치는 더 커질 수 있다. 한화 입장에서는 KAI와의 협력이 항공엔진, 무장체계, 위성, 우주 사업을 연결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공시에서 KAI에 대해 자본시장법 시행령상 경영권 영향 목적에 해당하는 사항과 관련한 세부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주주와 이해관계자 이익을 고려해 관계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회사 경영목적에 부합하는 관련 행위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업계에서는 한화의 추가 매입 여부와 수출입은행의 지분 처리 방향이 향후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KAI가 공공성이 강한 방산·항공우주 기업이라는 점에서 향후 논의는 정부 판단과 산업 정책 방향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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