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도 메자닌도 비싸다”... 에코프로비엠, 유증 택할 수밖에 없던 속...

장 마감 뒤 유상증자 공시에 NXT서 20% 급락주주들, 대규모 유상증자로 지분희석 우려증권가 “공급망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지만, 단기 수급 부담은 불가피” 에코프로비엠이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섰다. 인도네시아 니켈 공급망 확보와 유럽 생산 거점 강화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전기차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단행된 대규모 투자라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실제로 전날 넥스트레이드(NXT)에서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20% 급락했다.전문가들은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선제적 투자라고 평가하면서도, 업황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대규모 투자가 단기적인 수급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비엠 제공.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1조1999억9988만원 규모의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신규 발행 주식은 보통주 990만990주로, 기존 발행주식(9783만434주)의 약 10.1% 규모다. 예정 발행가는 주당 12만1200원으로, 기준주가 대비 20% 할인된 가격이다.부채성 자금 조달 어려운 상황…유상증자로 자금 모집 에코프로비엠이 부채성 자금 조달을 뒤로하고 유상증자를 택한 배경에는 악화된 재무 구조에 대한 경계심이 깔려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증권신고서에 “회사채의 경우 이미 확대된 부채 규모와 단기차입금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부담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실제로 에코프로비엠이 1년 내로 갚아야하는 유동부채는 2조1027억원으로, 유동자산(1조4869억원) 대비 6000억원 가량 많은 상태다. 다만 부채는 3조719억원, 자본은 2조849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50% 수준이다. 통상 부채비율이 200%를 하회하면 재무건전성이 양호하다고 평가된다.회사채 시장 금리가 급등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6월 30일 기준 회사채(무보증3년)AA-는 4.397%, 회사채(무보증3년)BBB-는 10.194%다. 회사채 발행금리는 2023년 10월 이후 높은 수준이다. 현재 에코프로비엠의 신용등급은 한국기업평가 A(안정적), NICE신용평가 A(부정적) 수준으로, 회사채 발행 시 상당한 이자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전환사채(CB), 신종자본증권 등 메자닌 발행도 어렵다.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에코프로비엠이 2024년 말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이자율이 6%다. CB는 정관상 남은 발행 한도가 약 600억원에 불과해 추가 발행을 위해서는 정관 변경이 필요하다.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 우려도 있다.유상증자를 제3자 배정이 아닌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한 이유에 대해서는 “상법 및 정관상 발행 한도 제한이 있고, 1조원이 넘는 자금을 한 번에 투입할 전략적 투자자(SI)를 확보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려웠다”고 설명했다.에코프로비엠 유상증자 조달 자금 사용 목적 설명자료. /에코프로비엠 제공니켈 공급망·유럽 생산기지 확대…“중장기 경쟁력 강화” 에코프로비엠은 우선 이번에 확보한 자금으로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BNSI) 지분을 획득한다. 전구체의 원재료인 니켈 공급망을 내재화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하이니켈 양극재 제조원가에서 니켈이 차지하는 비중이 60%다. 앞서 에코프로그룹은 인도네시아 IMIP 산업단지 내 니켈 제련소 4곳에 7800억원 이상을 투자해 2만8300톤의 공급량을 확보했다.이번 투자는 IMIP 투자의 후속 투자 성격이다. 에코프로그룹은 인도네시아 국영 기업 MIND ID 계열의 PT Vale Indonesia와 중국배터리 소재업체 GEM 등과 함께 출자해 연간 3만6000톤의 니켈 공급량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12월 제련소 1개 라인을 시운전하고, 내년 3월까지 완공해 램프업(Ramp-up)에 돌입하는 것이 목표다. 에코프로비엠은 두 산업 단지를 통해 총 6만4000톤의 니켈 공급량을 확보할 계획이다.헝가리 공장 양산에도 1500억원이 투입된다. 에코프로비엠은 유럽(EU)의 현지화 법 규정에 대비해 2021년부터 양극재 생산의 유럽 현지화를 추진했다. 현재까지 1조5900억원 상당을 투자했으며 2025년 11월 공장을 완공하고 6월 양산을 개시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유럽 전기 승용차 보급률이 올해 30%에 도달해 배터리 시장 역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BNSI 니켈 제련소 투자와 헝가리 공장 추가 투자가 중장기적인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박정하 iM증권 연구원은 “니켈은 하이니켈 양극재 원가에서 가장 중요한 원재료 중 하나라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니켈 조달과 원가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헝가리 공장의 경우 유럽 전기차 시장 회복과 EU 역내 공급망 규제가 강화될수록 전략적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다만 BNSI는 실제 가동 이후 니켈 조달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나는지, 헝가리 법인의 가동률 개선이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단기적으로는 수급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 효과가 실적으로 확인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데다 니켈 가격과 전기차 수요 회복 등 업황 변수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유상증자에 따른 단기 주당순이익(EPS) 희석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 주가 모멘텀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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