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북미 전력망 '쌍끌이 호황'… 수주잔액 전선 46조·변압기 34조

K전력, 전기생산부터 분배까지 글로벌시장서 돌풍기술력·빠른 납기 강점으로북미 노후망 교체수요 흡수올 상반기에도 실적 신기록美SMR·태양광 모듈 진출배전 수주 올 하반기 쏟아져정부 메가프로젝트 기대감"다음은 전력株 랠리" 전망도글로벌 전력 수요 폭증 덕에 국내 주요 전력 기업들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0% 이상 급증할 전망이다. 인공지능(AI)발 수요 증가와 북미 지역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 효과다. 작년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연간으로도 최대 실적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부터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본격적인 수주로 이어지는 만큼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과 LS일렉트릭, 효성중공업, 일진전기 등 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를 비롯한 배전설비를 생산하는 기업들의 올해 상반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3635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여기에 초고압 전선 등을 만드는 LS전선과 대한전선, 가온전선의 상반기 합산 영업이익 3675억원을 더하면 이들 7개사의 예상 영업이익은 1조731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1% 증가한 수치다.◆ 변압기 수주 잔액만 34조원국내 기업들의 활약은 전력 계통 전 범위에서 커지고 있다. 전기는 일반적으로 발전-송전-변전-배전의 단계를 거쳐 최종 소비자인 가정과 공장,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산업 현장에 전달된다. 국내 기업들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해외 경쟁사보다 압도적인 납기 준수와 생산 능력으로 각 단계에서 '린치핀(linchpin·핵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해외 기업들이 2년가량의 납기일을 제시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은 절반 이하 기간에 납기를 약속하는 상황이다 보니 당장 사업화를 위해선 한국 기업을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얘기다.가장 먼저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분야는 초고압 변압기를 필두로 한 변전 분야다. 변전은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송배전 과정에서 필요한 변압으로 높이거나 낮추는 과정을 말한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의 전력망 투자가 오랜 기간 정체된 상황에서 노후 설비 교체와 재생에너지 확대,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겹치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765㎸ 초고압 변압기 등을 생산하는 국내 기업에 기회가 발생한 것이다.실제 수주도 빠르게 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과 LS일렉트릭, 효성중공업, 일진전기는 올 1분기 역대 최고치인 8조3210억원 규모의 신규 수주 물량을 확보하며 수주 잔액을 34조200억원까지 확대했다. 구체적으로 효성중공업은 지난 2월 미국 유력 송전망 운영사와 7870억원 규모의 전력기기 공급 계약을 맺으며 단일 사업 기준 업계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LS일렉트릭도 올해 6월까지 북미 시장에서 매출 1조200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연간 실적인 8000억원을 넘겼다.◆ 배전, 올 수주 본격화배전 분야는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본격화하는 올해를 기점으로 급격하게 성장할 전망이다. 배전기기는 발전소와 변전소를 거쳐 온 전기를 최종 수요처에 안정적으로 분배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 과전류나 합선 등 이상이 발생했을 때 사고 확산을 막고 설비를 보호한다. 이창호 HD현대일렉트릭 부사장은 "미국 시장을 보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AI 관련 수요가 폭발하면서 배전기기 수요도 같이 늘고 있다"며 "배전기기 부문은 수주는 올해, 매출로는 내년부터 본격 반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전선 분야에서는 대형 원전 등에서 생산된 대량의 전력을 보낼 초고압 케이블 수요 증가와 AI 데이터센터 시장 확대가 시너지를 내고 있다. 특히 대용량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배전 시스템인 버스덕트가 주목을 받으면서 관련 제품을 다루는 가온전선 등이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LS전선과 대한전선, 가온전선은 올 1분기 약 10조원 규모의 신규 수주로 수주 잔액을 46조6000억원까지 늘렸다.발전 분야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가스터빈 사업을 기반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2050년까지 원자력 발전 용량을 400GW까지 확보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지 원전 공급망에 초대형 단조 등 핵심 분야에서 공급 병목이 심화하면서 존재감을 확대할 전망이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정부의 중국산 제품 견제 정책의 수혜를 본격적으로 누릴 전망이다.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은 이달부터 미국 조지아주 카터스빌 공장에서 태양광 모듈 양산을 시작하면서 미국에서 생산한 태양광 제품에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 혜택을 누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차세대 태양전지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셀'을 달에 보내는 우주 태양광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기술 개발에도 동력을 얻을 전망이다.◆ 메가프로젝트 수혜 기대감도정부가 추진하는 메가프로젝트에 전력 공급이 핵심 병목이 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안정적인 전기 공급 능력이 반드시 필요한 AI 데이터센터 산업이 부상할수록 전력설비발 병목은 더 두드러질 것"이라며 "초고압 변압기뿐 아니라 배전설비, 전선, 차단기, 개폐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기업들에는 더 큰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그간 반도체 위주의 랠리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AI 인프라스트럭처 업종이었던 전력기기 업종이 반등할 계기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진한 기자 /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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