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이노베이션, 순익 14배 뛰자 IPO '작전상 후퇴'

스페셜 장비 종합 솔루션 기업 JP이노베이션이 기업공개(IPO) 예비심사 절차를 밟다가 철수를 결정했다. 1년 새 순이익이 14배 넘게 늘며 실적 체력이 크게 개선된 만큼, 당장 상장에 나서기보다 기업가치를 다시 다지려는 전략적 행보다.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JP이노베이션은 한국거래소에 청구했던 코스닥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를 지난달 29일 철회했다.앞서 JP이노베이션은 올해 3월25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하며 IPO 절차에 돌입했다. 상장 예정 주식 수는 1023만9457주, 공모 예정 주식 수는 205만주였다. 상장 주관사는 삼성증권이 맡았다.2009년 설립된 JP이노베이션은 믹싱 공정 장비를 주력으로 하는 특수목적용 기계 제조업체다. 제약·바이오와 화장품 분야에서 장비 제작 경험을 쌓아왔다. 주요 장비 솔루션은 필터 드라이어, 반응기, 파우더 리파이너, 고점도 원료를 섞고 분산하는 PD 믹서 등이다. 회사는 단순 장비 제조를 넘어 공정 설계와 장비 커스터마이징, 시스템 구축, 사후관리까지 제공하는 스페셜 장비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사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1년 만에 순이익이 14배 뛰어오른 터라 이번 결정은 더욱 주목된다. JP이노베이션의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58억원으로 1350%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573억원으로 전년 대비 137.8%, 영업이익은 64억원으로 540% 증가했다.실적 개선에는 에이에스텍과의 협업 확대와 화장품 원료 장비 공급 증가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JP이노베이션은 자외선 차단제 원료를 주력으로 하는 에이에스텍과 거래를 늘리며 외형을 키웠다. 지난해 매출의 61.5%가 에이에스텍과의 거래에서 발생했다. 에이에스텍은 JP이노베이션 지분 8.98%를 보유한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이를 고려하면 이번 심사 철회는 기업가치 재산정을 염두에 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IPO 과정에서 기업가치는 실적과 밀접하게 연결되기 때문이다.IB 업계 관계자는 "IPO 과정에서 실적은 기업가치 산정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요소"라면서 "순이익이 크게 개선된 기업이라면 당장 상장을 서두르기보다 실적을 더 쌓아 투자자들에게 더 높은 평가를 받는 전략을 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실제 IPO 과정에서 밸류에이션을 매기기 위해 활용되는 평가 모델은 실적과 맞닿아 있다. 일반적으로 IPO 밸류에이션에는 상대가치 평가방식이 주로 쓰인다. 같은 업종 또는 유사한 사업 구조를 가진 상장사를 비교기업으로 선정한 뒤 △주가수익비율(PER) △상각전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EV/EBITDA) △주가매출비율(PSR)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을 적용하는 방식이다.이 가운데 PER 방식은 순이익이 핵심 변수다. 비교기업의 평균 PER에 상장 예정 기업의 순이익을 곱해 적정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순이익이 늘수록 같은 배수를 적용하더라도 산출되는 기업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EV/EBITDA 방식 역시 수익성과 현금창출력을 반영한다. EBITDA는 이자·세금·감가상각비 차감 전 이익으로, 기업의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PSR 방식은 매출 규모를, PBR 방식은 순자산가치를 기준으로 한다.JP이노베이션 입장에서는 지난해 실적 개선세가 본격적으로 확인된 만큼, 추가 실적과 매출 다변화 성과를 쌓은 뒤 다시 상장에 나서는 편이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당장 IPO 절차를 이어가기보다 수익성과 사업 기반을 더 입증해 몸값을 높이려는 포석으로 읽힌다.JP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매출 다변화 등 사업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한 뒤 상장 심사에 다시 나서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며 "이에 따라 상장예비심사를 자진 철회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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