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페이스’ 들여온 성기학 회장, 계열사 82곳 빠뜨려 검찰 고발

동일인 지정자료 허위 제출 ‘최대’영원그룹 자산 3조2400억 누락승계 지분 증여 등 규제 3년간 피해성기학 영원무역그룹 회장. 연합뉴스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를 국내에 처음 들여온 성기학(79) 영원무역그룹 회장이 본인과 딸이 소유한 계열사 자료를 대거 누락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적발한 허위 제출 사건 중 규모와 지정 회피 기간 모두 역대 최대다.공정위는 23일 성 회장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공시대상기업집단(공시집단) 지정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계열회사 82곳을 일부러 빠트린 혐의(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위반)를 적발해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3년간 누락한 계열사는 성 회장 본인과 친족이 소유한 43곳, 임원 소유 39곳 등 모두 82곳이다. 누락된 회사의 자산을 합치면 3조2400억원에 이른다. 공정위가 적발한 동일인의 지정자료 허위 제출 사건 가운데 최대 규모다.영원그룹은 이 기간 이미 자산총액이 공시집단 지정 기준인 5조원을 넘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일부 계열사를 자료에서 제외하면서 자산이 5조원 미만인 것처럼 평가됐다. 그 결과 3년 동안 공시집단 지정을 받지 않았다. 영원은 2024년에야 처음 공시집단으로 지정됐다.공시집단으로 지정되면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할 수 없고 내부거래 공시의무 규정 등 대기업 규제를 적용받는다. 그러나 영원은 지정이 늦어지면서 3년간 이런 규제를 받지 않았다. 역대 최장 기간 지정 회피 사례라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누락된 회사에는 성 회장이 지분 100%를 가진 솜톰을 비롯해 차녀 성래은 부회장이 소유한 래이앤코, 삼녀 성가은씨의 이케이텍·피오컨텐츠·티오엠, 남동생 성기인씨의 트레이드하우스보고, 조카 성민겸 씨의 푸드웰·푸르온·후드원 등이 포함됐다. 특히 성 회장의 두 딸이 소유한 일부 회사는 주력 계열사인 영원무역홀딩스, 와이엠에스에이(YMSA)와 거래 관계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공시집단 지정을 피하면서 경영 승계도 은밀하게 이뤄졌다. 2023년 성 회장은 YMSA 지분 일부를 성 부회장에게 증여했다. YMSA 최대주주가 성 회장에서 성 부회장으로 바뀌었지만 공시집단 지정을 피한 탓에 관련 내용이 공시되지 않았다.이번 사건은 자산 5조원 미만 기업에 적용되는 ‘간소화 자료 제출’ 제도에서 계열사 누락의 책임을 물어 동일인을 고발한 첫 사례다.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핵심 자료만 받는 제도를 운영해왔지만, 그렇다고 자료를 정확히 제출해야 할 의무가 면제되지는 않는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공정위는 “성 회장이 1974년 창업 이래 오랜 기간 재직하면서 계열사 범위에 대해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음에도 간소화된 지정자료라는 형식을 악용했다”고 설명했다.성 회장은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취임 이후 지정자료 허위 제출로 고발된 두 번째 총수다. 앞서 공정위는 공시집단 자료를 허위로 제출한 혐의로 DB그룹 동일인인 김준기(82) 창업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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