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HS효성 이어 수협까지...'김건희 게이트' 파장 재계·...

노동진 수협중앙회장 취임 이후 수협은행과 전국 단위수협이 3년간 거래가 끊겼던 도이치모터스 및 계열사에 600억원대의 대출을 집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비슷한 시기 김건희 씨의 최측근이 실소유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신생 렌터카 업체에도 180억원대의 민간자금이 대거 유입됐다.고위험·고연루 기업에 거액의 자금이 단기간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두 사건은 구조적으로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씨 관련 비리 의혹이 재계는 물론 금융계 전반의 주요 이슈로 부각되고 파장도 확산되는 양상이다.노동진 회장 취임 후 '속전속결' 지원…수협 "정상 영업활동"6일 금융계 및 JTBC 단독보도에 따르면 2023년 3월 노 회장 취임 직후 수협은행은 도이치모터스에 100억원 규모의 부동산 담보대출을 승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취임한 지 불과 나흘 만에 나온 결정이었다. 당시 도이치모터스는 실질 오너인 권오수 전 회장이 주가조작 혐의로 1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고 대표직에서 물러난 상태였다.같은 해 5월에는 도이치모터스가 지급보증을 제공한 자회사 도이치파이낸셜에 30억원의 신용대출이 실행됐다. 이후 수협은행은 도이치파이낸셜, 도이치아우토 등 관계사에 타 금융권보다 낮은 금리조건으로 추가 여신을 이어갔다. 2023년 10월에는 도이치아우토 예금을 담보로 도이치파이낸셜에 100억원을 대출해줬으며 같은 달 도이치아우토에는 운영자금 명목으로 58억여원이 추가로 집행됐다.이듬해 4월에는 수협은행과 전국 9개 단위수협이 도이치오토월드에 하루 만에 총 360억원을 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노 회장 취임 이후 도이치 계열에 대한 수협의 총대출액은 수협은행이 348억원, 단위수협이 300억원 등 총 648억원에 달한다.2020년 이후 단절됐던 도이치모터스 계열과의 거래가 노 회장 취임 직후 전격 재개됐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당시 도이치모터스는 권 전 회장의 주가조작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상태였고 김 씨 계좌가 일부 시세조종 거래에 활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정치적 파장까지 확산된 상황이었다.이런 고위험 기업군에 수협이 짧은 기간 내 집중적으로 자금을 집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단됐던 거래선의 부활, 사법 리스크가 있는 기업에 대한 반복적 여신 등 여러 정황이 맞물리며 대출 결정 배경과 의사결정 경위를 둘러싼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더욱이 노 회장 본인도 당시 선거법 위반 및 성접대 수사 등 사법 리스크에 직면해 있었다. 이후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지만 성매매를 알선한 업주는 1·2심에서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다.이에 대해 수협 측은 이 대출은 회장과 무관하게 이뤄진 '정상적인 영업활동'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2022년 부임한 지점장이 도이치모터스와 꾸준히 접점을 넓혔고, 초반에는 거래를 꺼리던 도이치 측이 이후 협력에 응하면서 거래가 성사됐다는 것이다.수협의 한 관계자는 "도이치모터스는 재무구조가 양호하고 매출과 단기차입금도 안정적으로 늘고 있는 우량 거래처"라며 "상장사 대상 대출 중에는 일반적으로 신용대출이 많으며 담보 없이 나간 것이 이상한 경우는 아니다"라고 밝혔다.또 대출 승인 과정에 회장이나 고위임원이 개입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일정 금액 이상의 여신은 본점 심사부에서 전담하며, 내부 규정상 임원은 심사와 승인 절차에서 철저히 배제돼 있다"며 "여신 승인 여부는 심사역들로 구성된 협의체에서 독립적으로 결정한다"고 설명했다.'집사 게이트'와 닮은 그림…수상한 자금흐름 살펴보니공교롭게도 수협의 이례적인 대출 재개는 이른바 '김건희 집사 게이트'와 여러 모로 닮아 있다. 실체가 불분명하거나 법적 리스크가 따르는 기업에 대규모 자금이 집중되고 외형에 비해 과도한 신뢰가 있었다는 점에서다. 자금 집행의 시점과 속도, 권력 핵심과의 연결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정무적 판단이 개입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집사 게이트는 김 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예성 씨가 실소유에 관여한 렌터카 신생기업 IMS모빌리티에 대기업 및 금융권 자금이 대거 유입된 사건이다. 실적이나 자산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184억원의 민간자금이 흘러들어갔으며,이 중 46억원은 김예성 씨 개인에게 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5월 뉴스타파 보도로 처음 공개됐으며 현재 복수의 재계 인사들이 특검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IMS모빌리티에 투자한 기업은 카카오모빌리티, HS효성 계열사 4곳, 한국증권금융, 신한은행, 키움증권, JB우리캐피탈, 유니크, 경남스틸, 한컴밸류인베스트먼트 등이다. 이들의 규모와 면면을 감안할 때 통상적인 벤처 투자와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카카오모빌리티는 2023년 한국증권금융(50억원), HS효성(35억원) 등과 함께 IMS모빌리티에 투자자로 참여했다. 당시 IMS모빌리티는 렌터카 사업을 본격화하기 전이었고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콜 몰아주기' 등 독점 논란과 계열사 분식회계 의혹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당국의 조사를 동시에 받고 있던 시점이었다. 이러한 민감한 상황에 김건희 씨 측 인물이 관여한 법인에 선제적으로 투자했다는 점에서 정치적 리스크를 완화하려는 '보험성 투자'였다는 정황 분석이 뒤따랐다.카카오모빌리티 측은 "특정 사안을 고려한 적은 없으며 사업적 판단에 따라 투자했다"고 밝혔다. 당시 회사는 택시 호출에 이어 렌터카 중개까지 아우르는 슈퍼앱 전략을 추진 중이었고 IMS모빌리티와는 렌터카 중개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파트너십 차원에서 협력했다는 설명이다.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이달 4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위치한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최지원 기자 HS효성은 IMS모빌리티 출자에서 단순한 참여 수준을 넘어 사실상 가장 높은 투자 리스크를 지는 구조로 자금을 집행했다. 당시 HS효성 계열사 4곳은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가 운용하는 사모펀드에 후순위 유한책임조합원(LP)으로 출자했다. 이는 투자손실이 발생할 경우 마지막에 원금을 회수하는 구조로 일반적인 벤처 투자보다 훨씬 더 위험성이 크다. 그만큼 투자에 대한 기대수익이 명확하거나 전략적 판단이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불리한 투자조건에도 불구하고 IMS모빌리티에 출자한 배경에 대해 HS효성 측은 "순수한 사업성 판단에 기반한 결정"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IMS모빌리티가 국내 최초로 렌터카 기반의 탁송 플랫폼 사업을 구상 중이었기 때문에 수입차 유통 계열사를 가진 HS효성 입장에서는 향후 시너지를 낼 가능성을 본 투자였다는 설명이다.민중기 특검은 당시 IMS모빌리티에 자금을 집행한 대기업들이 각각 외부 압박에 직면해 있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규제 리스크, HS효성은 내부고발 문제로 언론 보도가 이어지던 상황이었다. 특검은 이처럼 사법적·행정적 부담을 가진 기업들이 김건희 씨 측과 연관된 법인에 선제 투자한 배경에 정무적 고려가 존재하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투자금의 경로도 조사 대상이다. 특검은 IMS모빌리티에 유입된 자금 중 일부가 김예성 씨 배우자 명의의 법인 '이노베스트코리아'를 거쳐 다시 IMS모빌리티 지분을 매입하는 데 사용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자금우회 귀속 또는 차명지분 확보 시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관련 수사는 HS효성 본사 압수수색, 조현상 부회장의 피의자 신분 소환, 공정위 출자신고 누락 혐의 조사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검은 향후 자금 출처와 투자판단의 경위, 권력과의 연결 가능성 등을 포괄적으로 규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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