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5분의 1’ 짐 싸고 항암제 임상 중단…CJ바이오사이언스에 무....

몸속 미생물로 암 치료 기대했는데…마이크로바이옴 항암제 개발 7년 만에 중단“임상 1상 경과 보고 상업적 가치 판단해 결정”헬스·웰니스로 사업 전략 수정…캐시카우 확보그래픽=정서희 한때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각광받으며 화려하게 출발했던 CJ바이오사이언스가 흔들리고 있다. 몸속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혁신 항암 신약 개발에 나선 지 7년 만에 임상을 전격 중단한 데 이어, 전체 직원의 5분의 1이 회사를 떠나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의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막대한 비용이 드는 신약 개발의 한계를 절감하고, 당장 현금이 도는 건강기능식품 등 ‘돈 되는 사업’으로 전략을 급선회하는 모양새다.21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CJ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고형암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마이크로바이옴 면역항암제 후보물질(CJRB-101)의 국내외 임상 1상 시험을 자진 취하했다. 미국 머크(MSD)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항암제 ‘키트루다’와 병용 투여하는 방식으로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야심 차게 진행하던 프로젝트였다.업계에서는 이번 임상 중단을 사실상 해당 파이프라인의 폐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회사 측은 “임상 1상 중간 결과 등을 검토한 결과,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임상 2상에 진입하더라도 상업적 가치가 떨어진다는 냉정한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2019년 천랩 시절부터 공들여온 핵심 신약 동력이 7년 만에 멈춰 선 셈이다.신약 개발 중단은 고스란히 인력 감축과 구조조정으로 이어졌다. CJ바이오사이언스의 전체 임직원 수는 2024년 말 129명에서 지난해 말 102명으로 불과 1년 사이에 27명(21%)이나 급감했다. 직원 5명 중 1명이 짐을 싼 셈이다. 특히 회사의 핵심인 연구개발(R&D) 인력만 17명이 빠져나갔고, 올해 들어서도 연구원들의 줄퇴사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이 같은 인력 이탈은 악화일로를 걷는 실적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CJ바이오사이언스가 발표한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고작 8억 원에 불과했다. 전년 동기 대비 14%나 줄어든 수치다. 영업손실은 53억 원으로 여전히 수십억 원대 적자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R&D 비용도 전년보다 26% 줄어든 33억 원이다.마이크로바이옴은 한때 CJ그룹에서 바이오 성장 엔진으로 기대하던 분야다. 사람 몸에는 수십조개 이상 미생물이 존재하며 대부분 소화기관에 서식한다. 사람의 건강과 밀접한 미생물을 기반으로 항암제 등을 개발하는 게 회사 목표였다.마이크로바이옴 항암제는 사람의 면역 체계를 기반으로 한다. 때문에 특정 암을 넘어 다양한 암으로 적응증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마이크로바이옴 항암제 시장은 2024년 1260만달러(190억원)에서 2029년 4070만달러(61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그러나 마이크로바이옴 항암제는 개발에 성공하는 게 쉽지는 않다. 신약 개발에 시간이 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사람마다 식습관과 생활에 따라 장내 미생물 환경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CJ바이오사이언스 역시 이 과정에서 매출의 4배 수준인 막대한 연구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임상을 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회사에 남은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는 장 질환 치료제 후보 물질 CJRB-201 하나뿐이다. 장 질환 치료제는 전임상 단계로 아직 임상에 진입하진 않았다.CJ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헬스·웰니스 사업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개인 맞춤형 웰니스 시장에 안착하겠다”면서 “헬스·웰니스로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확보한 뒤 다시 신약 R&D에 투자하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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