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머스 업계 달군 ‘AI 경쟁’…가격 추천·가품 판별까지 척척

AI기반 신뢰 시스템이 리커머스 거래 장벽 낮춘다[사진=챗GPT 생성][디지털데일리 장주영 기자] “이건 얼마에 팔아야 하지?”, “이거 가품 아니야?”중고거래의 가장 귀찮은 고민을 인공지능(AI)이 대신하기 시작했다. 상품 사진 몇 장이면 브랜드 식별부터 적정 거래가 제안은 물론 가품 판별과 사기 진단까지 가능해지면서 리커머스 플랫폼의 AI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29일 리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번개장터 등 다수의 리커머스 플랫폼은 AI 기능을 서비스에 적극 도입 중이다. 상품 등록 효율화로 거래 건수를 증가시키고 AI 데이터 분석 기반의 소비자 신뢰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다.특히 사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판매 제품 건수를 AI를 통해 손쉽게 확보하려 하고 있다. 번개장터는 지난 4월 AI 기반 제품 등록 지원 기능을 강화했다.기존 상품 정보를 판매자가 일일이 입력하고 카테고리 분류나 제품 설명을 고민해야 했던 구조에서 벗어나 AI가 상품 이미지를 분석하고 브랜드 및 제품군 확인, 설명과 거래 가격 설정까지 지원하기 시작했다.판매자가 사진 몇장만 업로드하면 상품 등록을 수분 내로 빠르게 마칠 정도로 간소화된 세상이 열린 셈이다.[사진=챗GPT 생성]AI 덕분에 제품 등록 건수와 사용자 만족도 지표도 높아졌다. 중고거래플랫폼 번개장터에 따르면 AI 상품 등록 기능 론칭 후 제품 등록 건수는 이전 대비 42% 급증했다.또 전체 사용자의 85%는 해당 기능에 대해 ‘판매 등록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으며 68%는 ‘등록 시간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응답하며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리커머스 플랫폼의 AI 도입 흐름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포착된다. 미국 이베이 역시 사용자들을 위한 AI 기능 도입 후 신규 상품 등록률은 50% 이상 증가했으며 판매자당 판매 제품 수와 총거래액(GMV) 역시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고 밝혔다.AI는 공급 건수 확대 뿐 아니라 소비자 신뢰 구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상품 등록 자동화는 물론 시세 예측, 가품 검수, 사기 탐지 등 AI가 거래 전 과정에 개입하기 시작하면서 리커머스 플랫폼이 곧 ‘신뢰 기반 거래’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번개장터의 AI 가격 추천 시스템 서비스 예시. [사진=번개장터 판매자 등록 페이지 갈무리]특히 ‘AI 가격 추천 시스템’은 개인 간 거래 속 가격 편차를 줄이고 적정 가격을 빠르게 판단할 수 있어 업계 내 가장 주목받는 기능으로 꼽힌다. 중고거래는 동일 제품이라도 상태, 구성품, 거래 시점에 따라 가격 변동이 커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가격 책정에 어려움을 겪는다.AI가 플랫폼 내 거래 데이터를 확보하고 분석해 추천 판매 가격을 제시하는 형식이다. 판매자는 시세에 맞는 가격을 확인해 설정할 수 있고, 구매자는 과도하게 높은 가격이나 비정상적으로 낮은 상품을 쉽게 구분할 수 있어 거래 효율성을 높인다.현재 번개장터에서는 제품을 등록하면 ‘AI가 찾은 최근 시세’가 자동 제안되고 있다. 판매자가 따로 찾아보지 않아도 자동으로 플랫폼 내 거래 데이터를 분석해 비슷하거나 동일한 제품의 거래 가격을 파악해 출력하는 것이다.리커머스가 더욱 활발한 미국에서는 이미 AI 가격 예측 시스템만을 비즈니스 모델로 삼는 스타트업이 성장가도를 달리기도 한다. 소비자가 구매하려는 중고 상품의 잔존 가치를 예측해 주는 AI 패션 스타트업 ‘피아(Phia)’는 설립 1년도 되기 전인 올해 1월 3500만달러(약 525억원) 투자에 성공하기도 했다.지난해 번개장터가 발간한 위조품 및 가품 분석 보고서, AI 활용 방안이 담겨있다. [사진=번개장터]시장에서는 AI를 활용해 가품을 가려내고 사기 가능성을 사전에 탐색하는 기능에도 주목하고 있다. 번개장터는 AI 기반 데이터 분석과 이미지 판독 기술을 활용해 제품 인증 정확도를 높이고 가품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수백만건의 가품과 진품 데이터를 학습해 제품 바느질 상태, 로고 폰트의 미세한 차이, 가죽의 질감 등을 육안보다 정밀하게 스캔해 정·가품을 판별한다.이에 더해 비정상 결제 패턴, 반복 계정 생성, 특정 상품군의 이상 거래 움직임 등을 AI로 분석해 사기 가능성까지 사전 탐지한다.또 최근 중고나라는 서울평가정보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AI 기반 안전 거래 환경 구축에 나서기도 했다. 서울평가정보의 데이터 분석 역량과 중고나라의 거래 데이터를 결합해 거래 리스크를 사전에 탐지·예방할 수 있는 AI 기반 거래 리스크 예측 모델 시스템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동시에 중고나라는 판매자 인증 체계 고도화와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개선도 함께 진행해 사기 행위를 사전에 판별·발굴해 거래 안전성을 높인다. 전문가들은 AI 기술 고도화가 향후 리커머스 플랫폼의 주도권을 좌우할 핵심 변수라고 입을 모은다. 상품 등록 효율화는 물론 가격 합리성과 거래 안정성까지 AI가 결정짓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평가다.이신애 글로벌리커머스산업협회 회장은 “리커머스 플랫폼의 주도권은 복잡해지는 유통 구조 속에서 AI 기술을 얼마나 최적화해 도입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AI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을 도출하고 거래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는 기술적 고도화가 플랫폼 생태계의 건강한 선순환을 만드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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