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 자사주 팔아 곳간 채워…자동화 로봇 집중하나

반도체 장비 재정비(리퍼비시) 기업 러셀이 자기주식을 처분해 자금 확보에 나선다. 이번 자금 조달을 통해 매출 감소와 적자전환으로 약해진 현금 여력을 보강한다는 셈법이다. 회사는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부문의 매출이 급감한 만큼, 해외 매출 확대와 자회사의 무인 자동화 솔루션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러셀은 최근 자기주식 140만주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 규모는 39억원으로 회사의 발행주식 총수의 4.4%에 해당한다. 한 주당 처분 가격은 2775원으로 이사회 결의일 종가 대비 5% 할인율이 적용됐다.회사는 자사주 처분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투자 재원 마련과 운영자금에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연간 매출 하락과 함께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서는 등 실적 악화에 대비하기 위한 현금성자산 방어에 나선 모양새다. 매수자는 한화투자증권이다.러셀은 반도체 산업의 후방에 속하는 장비 리퍼비시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증착 공정 장비와 함께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에서 사용되는 화학약품을 다루는 자동화 생산장비의 제조도 병행한다. 이와 함께 자회사 러셀로보틱스의 무인운반차(AGV) 등 무인 자동화 시스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회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반도체장비와 무인 자동화 시스템 부문의 매출은 각각 94억원, 42억원을 기록했다.러셀의 이번 자금 조달은 최근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추진됐다. 회사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271억원으로 전년(375억원) 대비 27.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52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러셀 관계자는 "반도체 장비 매출이 크게 줄었다"며 "신규 수주가 지연됨과 동시에 원가가 올라 이익률이 저하됐다"고 말했다.러셀의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 추이. 영업이익 흑자를 이어오던 러셀은 반도체 장비 매출 감소로 지난해 적자전환했다. /그래픽=이동현 기자매출 감소는 반도체장비 수출 부진과도 맞물린다. 러셀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반도체장비 수출 매출은 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2% 감소했다. 이로 인해 전체 매출 또한 2024년 3분기 212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139억원으로 34.4% 줄었다.러셀 관계자는 "최근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파운드리 등 일부 분야에서는 업황이 부진하다"며 "우리 회사는 특정 제품을 대량 생산·판매하는 구조가 아닌 장비 단위로 매출이 발생해 고객사의 투자 계획에 따라 매출 변동 폭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실적 부진 국면에서 회사의 재무 지표도 부담이 커졌다. 러셀의 연결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4년 말 302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237억원으로 줄어 유동성 완충력이 약해졌다. 같은 기간 재고자산은 283억원에서 342억원으로 늘며 운전자금 부담도 늘었다. 재고 평가손실이 매출원가에 반영된 점을 고려하면 누적된 재고가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회사는 이번 자금 조달을 발판 삼아 줄어든 수출 확장에 나선다. 러셀 관계자는 "올해 해외 거래처 확대 등 매출 개선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다만 현재로서는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러셀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기존 주력 사업인 반도체 리퍼비시 사업과 함께 공정 자동화와 로봇에도 힘을 쏟고 있다. 회사는 2020년 러셀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해 무인 자동화 시스템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1월에는 기아 화성 목적기반차량(PBV) 전용 공장에 무인지게차(AGF)를 공급하는 등 주요 대기업의 생산 현장에 자동화 솔루션을 납품하고 있다.러셀 관계자는 "반도체 사업과 더불어 공장 자동화 솔루션에도 집중하고 있다"며 "현재 작업자가 투입되는 현장을 자동화를 통해 인력을 감축하거나 품질을 올리는 등 고객사의 요구에 따라 장비를 납품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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