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시장 공략 나선 K바이오…신약부터 진단·백신까지 개발 경쟁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이미지입니다.알츠하이머 치료제는 높은 임상 실패율 탓에 오랫동안 ‘신약 개발의 무덤’으로 불렸다. 글로벌 제약사들도 개발을 중단하거나 파이프라인을 축소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초기 환자의 질병 진행을 늦추는 치료제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치료 환경이 조기 진단과 초기 치료 중심으로 재편됐다. 이에 따라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도 경구용 신약 임상 3상 완료를 비롯해 혈액 기반 진단, 치료백신, 유전자 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국내 기업 가운데서는 아리바이오가 글로벌 임상 개발에서 가장 앞선 축에 속한다. 아리바이오는 지난달 29일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AR1001’의 글로벌 임상 3상에서 마지막 환자 투약을 마치고, 3년 7개월간 진행한 메인 임상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임상은 한국과 미국, 유럽, 중국 등 13개국 230개 임상센터에서 진행됐다.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1535명이 등록돼 이 중 1348명이 52주 투약을 완료했다. 회사는 데이터 정리와 통계 분석을 거쳐 오는 9~10월 탑라인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AR1001’은 기존 항체 치료제와 달리 경구 복용이 가능한 저분자 치료제로, 여러 병태생리를 동시에 겨냥하는 다중기전 방식으로 개발됐다. 회사는 뇌혈류 개선과 신경세포 보호, 뇌염증 및 타우 단백질 감소 등 여러 기전을 동시에 겨냥하도록 설계한 점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고 있다. 임상 진행 과정에서는 국내외 기업들과 총 10조원 규모의 글로벌 판권 계약을 체결하며 시장의 관심을 받아왔다.진단 분야에서도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대웅바이오는 지난 15일 랩지노믹스와 협력해 혈액 기반 알츠하이머병 진단 기술을 국내에 도입한다고 밝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후지레비오의 ‘루미펄스(Lumipulse)’ 검사로 혈액 속 타우 단백질과 베타아밀로이드 수치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기존 뇌척수액 검사나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 검사보다 부담이 적고 접근성이 높다는 게 특징이다.차세대 치료 기술 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올해 3분기 중 알츠하이머 치료백신의 국내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 백신은 알츠하이머병 발병과 진행에 관여하는 대표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를 동시에 표적하는 ‘듀얼 타깃’ 방식으로 개발됐다. 기존 항체 치료제보다 비용이 낮고 투약 편의성이 높다는 게 강점이다.알지노믹스는 지난 24일 알츠하이머병 유전자 치료제 후보물질 ‘RZ-003’의 미국 물질특허 등록 결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치료제는 알츠하이머병의 대표적인 유전적 위험인자인 APOE4 유전자를 정상 기능 형태로 교정하는 RNA 기반 치료제로, 질병의 근본 원인을 겨냥한다.국내 치매 환자와 사회적 비용도 계속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올해 국내 65세 이상 추정 치매 환자는 98만4601명으로, 유병률은 10.41%에 달한다. 치매 관리에 드는 사회경제적 비용은 연간 22조6468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런 흐름 속에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조기 진단·신약 개발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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