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생산 차질에 윤활기유 몸값 상승…정유사 실적 버팀목 될까

중동 생산 차질 여파 장기화2027년까지 수급 불균형 지속스프레드 역대 최고 수준 확대 지난 4월 서울 시내의 한 마트에 엔진오일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중동발 생산 차질로 글로벌 윤활기유 공급난 장기화가 우려되면서 윤활기유가 침체된 국내 정유업계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공급 부족이 오는 2027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고부가 그룹3 윤활기유 생산의 약 40%를 담당하는 국내 정유사들이 실적 방어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다. ■ 고성능 윤활기유 공급난 우려 2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그룹3 윤활기유 시장은 중동 지역 생산시설 가동 차질 영향으로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윤활기유는 엔진오일과 산업용 윤활유의 핵심 원재료로 제조 공정에 따라 그룹1~3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그룹3는 점도지수가 높고 황 함량이 낮아 친환경·고성능 윤활유 생산에 필수적인 제품이다. 내연기관 차량은 물론 산업용 설비에도 폭넓게 사용되며 글로벌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공급난이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그룹3 생산의 약 35%를 담당하는 중동 지역이 전쟁 여파로 생산 차질을 겪고 있는 데다 핵심 생산시설 복구에도 최소 1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그룹3 공급 부족은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글로벌 그룹3 생산량이 평년 대비 약 27% 감소하고 오는 2027년 상반기에도 약 12% 부족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더라도 생산설비 복구가 늦어지는 만큼 공급 부족 현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 3월 서울 시내 SK에너지(왼쪽부터), GS칼텍스, 에쓰오일 주유소 전경. 연합뉴스 가격 흐름도 공급난을 반영하고 있다. 지난 1~20일 한국 윤활기유 수출단가는 원료인 벙커C유(B-C) 가격이 전월 대비 약 20% 하락했음에도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원재료 가격은 하락했지만 제품 가격은 유지되면서 스프레드는 역대 최고 수준까지 확대됐다. 국내 정유사들은 윤활기유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이어가고 있다. 윤활기유 사업은 전체 매출 비중은 3~8% 수준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률은 9~20%에 달하는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사업이다. 올해 1·4분기 영업이익률은 에쓰오일이 19.9%, HD현대오일뱅크가 9.1%, GS칼텍스가 12%를 기록하며 정유사업을 크게 웃도는 수익성을 나타냈다. 판매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에쓰오일의 올해 1·4분기 윤활기유 평균 판매가격은 배럴당 17만4241원으로 전년 대비 1276원 상승했고, HD현대오일뱅크도 리터당 1156원으로 같은 기간 32원 올랐다. ■ 정유업계 실적 버팀목 부상 업계에서는 윤활기유 사업이 정유사의 대표적인 실적 방어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유사업은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변동에 따라 실적이 크게 흔들리지만 윤활기유는 높은 진입장벽과 고부가 제품 중심의 시장 구조를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룹3 윤활기유는 생산 가능한 업체가 제한적인 데다 친환경·고성능 윤활유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프리미엄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편 국내 기업들도 공급 부족 국면에 맞춰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와 쉘의 합작사인 HD현대쉘베이스오일은 최근 유럽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글로벌 판매망 확대에 나섰다. 유럽을 거점으로 고부가 윤활기유 판매를 확대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에쓰오일도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그룹1~3 전 등급 윤활기유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고 수준의 원유 정제능력과 대규모 석유화학 설비를 기반으로 생산 효율성을 높이며 고부가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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