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에 무려 ‘97조’ 쏟아부었다…개미들 투자금 어디서 나왔나 봤더.....

[연합][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올해 국내 증시를 떠받친 개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수세는 소득 증가와 자산 재배분, 신용투자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단순히 한 가지 자금원에 의존한 것이 아니라 예금과 해외 투자 자금이 국내 증시로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개인 순매수를 이끌었다는 평가다.1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개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순매수 규모는 총 97조4000억원에 달했다.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6조8000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7조1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상장지수펀드(ETF)에는 47조7000억원이 순유입됐다.삼성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투자 자금의 원천을 △개인 소득 증가에 따른 투자 확대 △가계 금융자산 재배분 △부채 조달 등 세 가지로 분석했다.이에 “투자금 원천은 어느 한 곳에 치우치지 않는 가운데 보다 기대 수익률이 높은 국내 증시 중심의 투자 리밸런싱(재배분) 효과가 주효했다”고 판단했다.김재우 연구원은 한국은행 자료 등을 토대로 개인 소득 증가 효과를 추산했다. 그는 “올해 연간 소득증가율을 4.0%, 가계 가처분 소득 중 소비로 쓰지 않고 남는 비율인 저축률을 9.0%(2025년 하반기부터 3개 분기 평균 9.1% 감안)”로 가정했다.이를 바탕으로 올해 5월까지 저축 규모를 약 98조9000억원으로 추산한 뒤 “이 중 40%가 국내 주식에 배분됐다”고 가정했다. 이에 따른 개인 순매수 증가분은 약 39조5000억원으로 계산했다.국내 주식 비중을 40%로 설정한 배경에 대해서는 “2020년∼2024년 금융자산 내 금융투자 상품 비중이 25% 안팎이었다”며 “보수적으로 운용돼 온 퇴직연금(DC+IRP형) 내 실적 배당형 비중이 증권사 기준으로 최근 50% 수준까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이어 “이는 신규 소득 투자에 있어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아졌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며 “신규 저축 중 40% 국내 주식 투자 가정은 과도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부연했다.가계 자산 재배분도 주요 배경으로 꼽혔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17조1000억원 늘었던 은행 예금 증가폭이 올해 4조4000억원으로 둔화됐고,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총수신은 12조4000억원 증가에서 13조5000억원 감소로 전환됐다며 총 38조7000억원 규모의 자금 이동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이는 예금 등 안전자산에 머물던 자금 일부가 국내 증시로 이동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지난해 기준 가계 금융자산 가운데 현금·예금 비중은 46.3%, 보험·연금은 28.9%, 주식을 포함한 금융투자상품은 24.0%였다.김 연구원은 “이 중 안전성은 높지만 수익률이 낮은 예금과 보험 등의 자산과 지난해 상반기까지 금융투자상품 중 비중이 빠르게 높아졌던 해외주식을,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국내 주식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개인 순매수가 빠르게 늘어났을 여지도 크다”고 분석했다.신용투자 역시 개인 자금 유입의 한 축으로 지목됐다. 5월 말 기준 증권사 신용공여 잔액은 38조원으로 연초보다 10조6000억원 늘었고, 가계대출 증가분 등을 포함하면 약 13조원가량이 투자 재원으로 활용된 것으로 추산됐다.다만 “신용공여 금액 수준만 놓고 보면 역사적으로 최고 수준이지만, 올해 상반기 중 증시 상승을 견인한 개인 순매수 증가를 증권사 신용공여만으로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이 같은 가정을 종합하면 머니무브 규모는 약 89조2000억원으로, 실제 개인 순매수의 91.6%를 설명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5월까지 국내증시 복귀계좌(RIA)로 유입된 2조1000억원도 개인 매수세를 뒷받침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반면 부동산 매각 자금이 대거 증시로 이동했다는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김 연구원은 “부동산 거래가 늘어나 매각 대금을 주식 투자에 활용했을 가능성은 존재한다”면서도 “가계 입장에서는 주택 매도-매수자간 주식 순매수 중 일부가 서로 상쇄되고 여기에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로 주택 매수자로서는 다른 자산을 매각해 주택 매수금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했다.향후 개인 투자 여력에 대해서도 비교적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개인 매수세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증시로 머니무브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1분기 명목 GDP 성장률이 17.1%를 기록한 점을 근거로 기업 실적 개선이 가계 소득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 퇴직연금 자금의 국내 증시 유입이 본격화되면서 추가적인 리밸런싱 수요도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증권가에서는 최근 국내 증시의 상승세가 개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자금 유입에 상당 부분 힘입은 만큼, 앞으로도 퇴직연금과 장기 투자 자금이 얼마나 꾸준히 유입되는지가 시장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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