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친 오일쇼크… 코스피 털썩

코스피 5.9%·코스닥 4.5% 급락수혜주 방산·에너지마저 하락중동전쟁 불길에 5000피 위협매도 사이드카·서킷브레이커도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유가 쇼크’로 이어지며 한국 증시가 또 급락했다. 코스피는 장중 8% 이상 하락하며 역대 8번째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전쟁 수혜주로 꼽히던 방산·에너지주마저 힘을 쓰지 못한 가운데, 교역 차질 가능성이 커진 비료주만 급등했다.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향후 오천피(코스피 5000)가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33.00포인트(-5.96%) 내린 5251.87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전장보다 52.39포인트(-4.54%) 급락한 1102.28에 거래를 마감했다.증시가 급락하면서 코스피·코스닥 두 시장에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지난 4일에 이어 3거래일 만이다. 시장 거래가 20분간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도 3거래일 만에 발동했다. 코스피에서 한 달 내 서킷브레이커가 재발동한 것은 코로나19 시기였던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이날 급락은 전쟁 장기화 우려 속에 국제유가 폭등과 미국 고용지표 악화가 겹치며 투자심리를 눌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지난주 35.6% 급등 후 주말새 중동 담수화 시설 폭격에 추가로 120달러까지 근접한 점이 쇼크로 작용했다”며 “여기에 미국의 고용 부진도 위험회피 심리를 확산시켰다”고 분석했다. 미 노동부는 2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9만2000명 감소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시장 전망치(5만9000명 증가)를 큰 폭으로 밑돈 수준이다.수급도 급격히 흔들렸다.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3조2063억원, 기관은 1조538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홀로 4조627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시가총액 상위주도 일제히 크게 밀렸다. ‘반도체 빅2’인 삼성전자는 7.81% 내린 17만3500원, SK하이닉스는 9.52% 하락한 83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도 8.32% 내린 50만7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쟁 방어주 역할을 하던 방산주들도 하락을 면치 못했다. 현대로템은 전장보다 1만8000원(-7.73%) 내린 21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3.17%), LIG넥스원(-4.56%), 한국항공우주(-5.02%)도 나란히 약세를 보였고, 한화시스템만 2.39% 상승 마감했다. 차익 실현 움직임과 유가 급등이 거시경제 침체 우려를 키우며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S-Oil(-0.77%), 한화솔루션(-2.51%) 등 에너지주도 힘을 못썼다.반면 비료주는 급등했다. 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비료 수급 불안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반영된 결과다. 국내 최대 비료 생산업체인 남해화학은 전장보다 17.52% 상승한 8920원, 친환경 비료기업 조비는 11.93% 상승한 1만633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 종목 모두 장중 상한가를 찍기도 했다. 코스닥에 상장된 효성오앤비와 누보도 각각 9.09%, 8.22% 상승했다. 질소비료의 핵심 원료가 천연가스에서 추출되는데,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시설이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멈춰 서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진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시장에선 투자심리 위축으로 코스피 5000선이 일시적으로 깨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추가 패닉 셀(공황 매도)로 일시적으로 5000선을 내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