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스팩③]"완화냐 규제냐"…기로에 선 스팩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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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존속 기간 연장, 사모 유증 허용을"당국 "제도 개선 미검토…좋은 기업 상장해야"제도보단 경제상황이 성과 결정한다는 지적도편집자주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는 한때 비상장기업의 새로운 상장 통로이자 벤처투자 회수시장 보완재로 주목받았지만, 최근 들어 합병 실패와 상장폐지가 급증하며 시장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면 시장 일각에서는 스팩이 여전히 중소형 성장기업의 상장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아시아경제는 3회에 걸쳐 스팩 시장의 현주소와 VC 회수시장 구조, 투자자 보호와 시장 활성화 사이의 제도 개편 과제를 짚어본다.스팩(SPAC)의 합병 성공률이 급락하면서 스팩 시장 활성화와 규제 강화를 둘러싼 의견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스팩 활성화를 위해 심사 프로세스 간소화와 자금 조달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를 위한 부실 방지가 최우선이라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직상장과 다를 것 없는 SPAC…업계 "사모유증, 존속 기간 연장 등 제도 개선해야"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 4월까지 스팩 합병 상장의 평균 심사 기간은 110일로 코스닥 상장 기간(117일)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팩 합병 상장에는 코스닥처럼 심사 기간이 긴 특례상장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스팩 합병 상장의 심사가 더 까다롭다는 평가다.한 벤처캐피털(VC) 업계 관계자는 "스팩은 회수 시장의 선택지를 넓혀주는 보완적 장치지만 심사 과정이 직상장만큼 까다롭다"며 "심사 부담이 비슷하다면 가치 평가와 주목도가 높은 직상장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직상장 의존도가 높은 국내 벤처투자 환경에서 스팩이 보완재 역할을 하려면 경직된 상장 문턱을 낮춰야 한다. 업계에서는 이를 위해 스팩 존속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스팩의 존속 기간은 3년이며 상장 후 3년 안에 합병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및 해산된다.한 VC 임원은 "현재처럼 코스닥 시장이 침체되고 대외 불확실성이 큰 시기가 이어지면 3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적합한 합병 대상 기업을 발굴해 심사를 마치기까지 현실적으로 매우 빠듯하다"며 "스팩 존속 기간을 늘려주는 결과적으로 합병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짚었다.상장사 사모 유상증자(PIPE) 거래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상장사 사모 유상증자는 기업공개(IPO)된 회사의 증권을 기관 등 전문투자자에게 사모로 판매하는 방식이다. 국내 스팩의 사모 유상증자는 주주총회 특별 결의 사항으로 사실상 금지됐는데, 이를 이사회 결의 사항으로 바꿔 허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한 VC 심사역은 "스팩에서 사모 유상증자가 가능해지면 기관 자금 유입에 따른 인증 효과로 합병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뿐더러 합병 기업의 연구개발(R&D) 등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한다"며 "미국에서는 스팩 합병 상장이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등 딥테크 기업에서 일어나는데, 사모 유상증자 방식을 통해 거액의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당국 "부실 방지가 우선"…美 SEC 사후 규제 강화 흐름도 부담반면 금융당국은 이같은 규제 완화 가능성엔 선을 그었다. 스팩 규제 완화가 부실기업의 우회상장 통로로 악용될 시 개인 투자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당국 차원에서 따로 검토하는 것은 없다"며 "제도 개선에 앞서 투자자에게 제대로 된 '좋은 상품'을 올려줘야 한다는 원칙과 스크리닝 역할이 우선"이라고 말했다.이런 신중론은 글로벌 규제 흐름과도 궤를 같이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스팩 상장 시 실적 전망 공시를 민사배상 면책 대상에서 빼 직상장과 동일한 수준의 법적 책임을 묻기로 사후 규제를 강화했다. 스팩 상장 후 주가가 급락한 뒤 파산한 기업이 속출하면서다.대표적으로 2020년 6월 스팩과 합병한 미국 전기자동차(EV) 트럭스타트업 니콜라는 주가 하락을 거듭하다 지난해 2월 파산 신청한 뒤 결국 나스닥에서 상장 폐지됐다. 니콜라 창업자는 기술과 실적을 과도하게 부풀려 2023년 12월 사기죄로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한편 스팩에 대한 제도 개선보다 중요한 것은 시장 상황이라는 분석이 있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스팩 합병은 거시 경제 상황에 가장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시장 활황기에는 몸값을 높일 수 있는 일반 IPO로 쏠리고 불황기에는 상장 문턱을 넘기 위해 스팩을 택하는 구조인 만큼, 현재의 침체는 제도적 결함이라기보다 경기 흐름에 따른 시기의 문제"라고 말했다.<3회 시리즈 끝>[위기의 스팩]①"3년 버텨도 합병 못한다"…청산 몰리는 스팩 시장[위기의 스팩]②IPO 심사 강화에 스팩도 '병목'…회수시장 다각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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