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사이클 끝나면 코스피도 추락"…그래도 한국장 떠나지 말라는 이....

조너선 파인스 헤르메스 아시아 대표 인터뷰"삼전닉스, PER 6배 수준 여전히 저평가""AI 사이클·지배구조 개선에 코스피 1만 가능"편집자주불과 1년 전 코스피 5000도 먼 얘기처럼 들리던 한국증시가 이제는 '1만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투자 열풍, 정부 주도의 자본시장 체질 개선 노력이 맞물린 결과다. 글로벌 반도체주 조정 우려가 커진 가운데 본지는 총 5회에 걸쳐 해외 투자자와 국내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코스피 1만 시대'의 과제를 짚어본다. 해외 투자자 시각에서 진단한 한국 증시의 현주소부터 국내 증권가 전망, 남은 과제까지 한국 증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꼬리표를 떼고 구조적 리레이팅(re-rating)에 성공할 수 있을지 살펴본다.①[인터뷰]"전세계 AI 관련주 중 가장 싼 건 삼전·하이닉스"②[인터뷰] "1만피 시대 핵심은 ROE 개선"③"올해 1만피 가능" 국내 증권사 센터장들이 본 코스피④"장기투자 유도하려면 결국 세제…금투세 재논의 필요"⑤MSCI 선진지수 편입될까…남은 韓증시 업그레이드 과제는"전 세계 인공지능(AI) 관련주 가운데 가장 저렴한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조너선 파인스 헤르메스인베스트먼트 아시아 대표는 최근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된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AI 붐이 끝날 수 있다고 우려하는 투자자들조차 아직 시장에 남아 있어야 한다고 느끼고 있고, 전 세계 AI 관련주 중 가장 싼 종목을 찾고 있다. 그것이 바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며 이같이 밝혔다.최근 주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이들 종목의 밸류에이션은 글로벌 AI 관련 기업들과 비교할 때 여전히 크게 낮다는 진단이다.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주가가 많이 올랐음에도 여전히 주가수익비율(PER) 6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전 세계 다른 AI 기업들이 20배 이상의 멀티플을 받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저렴하다"고 말했다. 한국을 방문한 조너선 파인스 헤르메스인베스트먼트 아시아 대표가 여의도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승욱 기자"코스피 1만 가능…다음 수혜주는 지주사·低PBR주"파인스 대표는 이른바 1만피(코스피+1만) 가능성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3000선에 못 미쳤던 코스피는 최근 8000대를 돌파했다. 그는 "당연히 가능하다. 왜 (코스피 1만선이) 안 되겠느냐"며 "수직 상승하는(Parabolic) AI 사이클과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배경이 합쳐진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그간 코스피 상승세의 배경으로는 반도체 업황 개선과 함께 상법 개정 등 이재명 정부가 추진해온 자본시장 개혁 조치들을 꼽았다. 그는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이 최근 랠리의 주된 이유지만, 지배구조 개선 노력 역시 한국 증시에 매우 긍정적인 배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반도체 중심의 상승세가 가진 한계도 인정했다. 파인스 대표는 "많은 이들이 AI 사이클이 끝나면 코스피도 함께 추락할 것을 걱정하는데, 이는 맞는 말"이라며 "특정 섹터에 의존하고 있어 취약해 보일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중공업, 자동차, 보험, 로봇 같은 다른 섹터들도 있다.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한국 주식의 기초 체력을 다져놓는다면 반도체 같은 사이클 산업의 하락 폭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파인스 대표는 향후 주목해야 할 한국 증시 투자처로는 지배구조 개선 수혜가 큰 지주회사와 저평가 종목을 꼽았다. 그는 "지금까지 가장 많이 오른 종목들을 지배구조 개선의 최대 수혜주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향후 기회는 지배구조 개혁으로 가장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업들에 있다"고 했다. 이어 "저(低) 주가순자산비율(PBR) 종목과 큰 폭의 할인율로 거래되는 지주회사들이 대표적"이라며 "시장 전체가 올랐어도, 지배구조 개선으로 얻을 이익이 가장 큰 종목들은 아직 많이 오른 게 아니다. 미래의 수익 동력이 될 것"이라고 주목했다. 이와 함께 한국 증시에 존재하는 우선주 할인 현상도 대표적인 저평가 영역으로 지목했다. 그는 "다른 국가에서는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 할인율이 2% 수준에 불과하지만 한국은 60%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며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비효율"이라고 말했다.한국을 방문한 조너선 파인스 헤르메스인베스트먼트 아시아 대표가 여의도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후 사진을 찍고 있다. 박승욱 기자"韓 투자 회의론 사라져…의무공개매수 등 필요"파인스 대표는 이번 인터뷰에서 정부가 추진해온 상법 개정과 밸류업 정책 등 자본시장 개혁에 대한 호평도 쏟아냈다. 그는 "한국 정부가 확실히 투자자 편에 서 있다"며 "2023년 말 한국 시장과 관련해 여러 개선 과제를 제시했는데 현재 그 권고안의 상당수가 이미 시행됐거나 검토되고 있다. 과거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졌던 회의론은 상당 부분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헤르메스인베스트먼트는 주주권 행사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적극적인 행동주의 기관투자가다. 앞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주주가치 훼손을 이유로 공개 반대 의견을 내는 등 오래전부터 한국 기업의 저평가 문제와 주주환원 정책에 관심을 보여왔다. 파인스 대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근본 원인으로 가족경영 중심의 지배구조, 지배주주에게 관대한 규제, 높은 상속세를 꼽으면서도 "한국은 오랫동안 지배구조 문제 때문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었지만 이제 상황이 바뀌고 있다. 한국에 대한 국제 투자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최근 변화한 분위기를 전했다. 향후 제도 개혁 과제로는 의무공개매수제 도입과 저평가 기업 공시 강화 등을 제시했다. 파인스 대표는 "기업 인수 과정에서 소액주주도 지배주주와 동일한 가격에 주식을 매각할 수 있는 의무공개매수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고 했다. 또한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 기업, 특히 지주회사들은 자산가치합산평가(SOTP) 대비 할인율과 이를 줄이기 위한 전략을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주회사가 밸류업 공시를 할 때마다 SOTP 대비 할인율을 제시하고 이를 줄일 방안을 설명해야 한다"며 "시가총액 대비 과도한 현금을 보유한 기업이나 비핵심 자산 투자가 많은 기업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공시 의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상속세 개편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상속세를 무조건 낮추자는 것이 아니라 주가와 세금을 분리해야 한다"며 "상속 가치를 평가할 때 현재 주가가 아닌 SOTP 방식을 적용하면 지배주주가 의도적으로 주가를 낮게 유지하려는 유인을 줄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밖에 현 시점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제도 중 하나로는 개정 상법에 포함된 이사의 충실의무 강화를 꼽았다. 파인스 대표는 "이사의 충실의무 법안이 실효성을 가질지는 결국 판사들의 사법적 해석에 달려 있다"며 "명문화된 법안이 실제로 시행되는지, 기업들이 빠져나갈 허점을 만들지 않는지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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