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특별세무조사…'원아시아-SWNC-세원' 자금흐름까지 들여다보....

불법 외화유출·사익편취·펀드자금 우회지원 의혹 세무조사 대상200억원 채무상품 거래도 조사선상 가능성 높아 ◆…고려아연 본사. 사진=연합뉴스 제공국세청이 고려아연과 최윤범 회장 일가를 상대로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하면서 원아시아파트너스, SWNC, 세원, 아비트리지 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 등을 둘러싼 복잡한 자금 흐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최근 고려아연에 조사통지서를 송달하고 관련 자료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대상에는 ▲해외 투자 과정의 불법 외화유출 의혹 ▲사모펀드를 활용한 법인자금 유출 의혹 ▲총수 일가 사익편취 의혹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세무업계에서는 국세청이 사모펀드를 활용한 법인자금 유출 의혹 조사를 위해 2020~2021년 진행된 SWNC·세원 관련 거래구조를 함께 들여다볼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에스더블유엔씨, 세원, 고려아연간 자금 흐름도. 그래픽=조세일보논란의 출발점은 2020년 청호ICT가 보유하던 세원 지분 100%를 SWNC에 약 200억원 규모로 매각한 거래다. 청호ICT는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가 사주인 회사였다. 같은 시기 고려아연은 세원 주식을 담보로 한 200억원 규모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 채무상품을 취득했다. 이 채무상품(보통은 회사채)의 발행주체는 관련 공시가 없고 당사자인 고려아연측이 밝히고 있지 않아 미상이다. 이후 2021년에는 지창배 대표의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영하고 있었던 아비트리지 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고려아연이 지분 96.9%를 보유)가 SWNC의 불균등 유상증자에 255억원을 투입해 지배지분을 확보했고, 같은 시기 고려아연 장부에서는 위에서 언급된 기존 200억원 채무상품이 처분(상환) 처리됐다. 외형상으로는 각각 독립된 투자거래로 보이나 세무당국 입장에서는 ▲200억원 채무상품 취득 ▲세원 인수 ▲SWNC 유상증자 ▲채무상품 상환이 하나의 자금순환 구조였는지 여부를 검증 할 필요가 있다. 만약 고려아연 자금이 채무상품 형태로 공급된 뒤 결과적으로 세원 인수 또는 SWNC 자금조달에 활용됐고, 이후 아비트리지 제1호의 투자자금으로 해당 채무가 상환되는 구조였다면 세법상 거래 실질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 ◆…고려아연, 에스더블유엔씨와 세원 인수 관련 사건 흐름. 그래픽=조세일보◆ 국세기본법상 '실질과세 원칙' 적용 가능성 세무조사 과정에서 가장 먼저 거론될 수 있는 조항은 국세기본법 제14조 실질과세 원칙이다. 과세관청은 거래 명칭이나 계약 형식보다 경제적 실질을 기준으로 과세 여부를 판단한다. 따라서 채무상품 투자, 사모펀드 출자, 유상증자 참여 등이 형식적으로는 별개 거래라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특정 회사에 대한 자금지원 목적이었다고 판단되면 전체 거래를 하나의 연속거래로 재구성할 수 있다. 국세청 조사4국이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터널링(Tunneling)' 역시 이와 유사한 개념이다. 복수 법인과 펀드를 경유해 자금을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최종 수혜자가 누구인지가 핵심이 된다. ◆ 부당행위계산 부인 적용 여부 법인세법 제52조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 역시 주요 검토 대상이다. 관건은 고려아연과 SWNC, 원아시아파트너스, 관련 투자주체 간 특수관계 여부다. 만약 특수관계가 인정되고 시가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이 공급됐다고 판단될 경우 국세청은 정상가격 기준으로 소득금액을 재계산할 수 있다. 특히 사모펀드를 통한 투자금이 최종적으로 총수 또는 특수관계인이 투자한 기업의 자금조달에 활용됐다면 우회적 이익 제공 여부가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국세청이 이번 조사에서 원아시아파트너스 관련 투자 구조를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업무무관 가지급금·지급이자 손금불산입 쟁점 200억원 채무상품이 실질적으로 특정 법인에 대한 우회 대여 성격으로 판단될 경우 법인세법 제28조에 따른 업무무관 가지급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업무와 직접 관련 없는 자금 대여로 인정되면 해당 자금 조달 과정에서 발생한 차입금 이자는 손금산입이 제한될 수 있다. 국세청은 일반적으로 ▲대여 필요성 ▲담보 적정성 ▲상환능력 검토 ▲시장금리 적용 여부 등을 종합 검토한다. 이번 거래의 경우 세원 주식 담보가 실제로 200억원 채무상품을 충분히 담보할 수 있었는지, 투자심의 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됐는지도 함께 검증 대상이 될 수 있다. ◆ 해외투자·사익편취 의혹도 조사대상 국세청은 2022년 이그니오홀딩스 인수 과정에서 3500억~4000억원 규모 불법 외화유출 의혹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은 2022년 매출 약 30억원에 완전 자본잠식 상태였던 미국 자원 재활용 기업 이그니오홀딩스 지분 100%를 약 5800억원에 인수했다.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를 통해 이 5800억원의 인수 대금이 비정상적으로 과다 책정됐다고 판단했으며, 이렇게 부풀려진 인수 대금이 해외로 유출된 뒤 사적으로 유용된 정황을 포착하고 3500억~4000억원대 불법 외화 유출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국세청은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투자금이 총수 관련 기업의 CB 인수 등에 사용됐는지 여부, ▲회사 자금으로 총수 일가 변호사 비용이 지급됐는지 여부 등 총수 일가 사익편취도 조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세무전문가들은 "개별 거래 하나만 놓고 보면 정상 투자로 설명될 수 있지만 국세청은 통상 전체 자금흐름을 연결해 경제적 실질을 파악한다"며 "SWNC·세원 거래와 원아시아 투자 구조가 실제 세무조사 범위에 포함됐다면 실질과세, 부당행위계산 부인, 업무무관 가지급금, 사익편취 관련 법인세 쟁점이 동시에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현재까지 제기된 의혹들은 조사 단계로 과세당국의 최종 판단이나 처분 결과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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