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발 약해진 자사주 취득·처분…절반이 한달 뒤 주가 하락

올해 공시한 160곳 분석라온로보틱스 30% 넘게 급락실적 등 펀더멘털 개선 더 중요“주주환원 ‘옥석 가리기’ 필요”올 2월 25일 국회에서 열린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3차 상법 개정안’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 속에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자사주 취득이나 처분을 발표한 기업들의 절반가량이 한 달 뒤 오히려 주가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자사주 정책이 ‘호재’로 인식되더라도 기업의 실질적인 펀더멘털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자사주 취득 또는 처분 계획을 공시한 상장사는 2일 기준 총 160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공시 다음 날 주가가 하락한 기업은 64개로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일주일 뒤 기준으로도 154개 중 64개(41.5%)가 하락했으며 한 달 뒤에는 110개 가운데 50개(45%)가 주가가 떨어졌다. 공시 후 시간이 지날수록 주가 하락 비중이 오히려 늘어나는 흐름이다.특히 코스닥 상장사 라온로보틱스는 자사주 소각 발표 이후 한 달 만에 주가가 31.17% 급락하며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이어 브리지텍(-28.95%), 현대약품(-28.42%) 등도 큰 폭의 하락을 나타냈다.개별 사례를 보면 주가 흐름은 자사주 정책의 ‘형식’보다 ‘내용’에 좌우되는 모습이다. 라온로보틱스는 주주 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자사주 소각을 발표했지만 실제 실적 개선이나 글로벌 사업 확장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현대약품은 자사주 대부분을 타 제약사와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처분하는 영향으로 분석된다.자사주 취득만 따로 떼어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 자사주 취득을 발표한 75개 기업 중 28개(37.3%)는 한 달 뒤 주가가 하락했다. 대표적으로 스튜디오드래곤은 같은 기간 18.86% 하락하며 취득 발표 효과가 제한적이었다.앞서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한 3차 상법이 시행되면서 자사주 보유·처분 계획 공시 의무가 모든 상장사로 확대됐다. 3차 상법은 원칙적으로 자사주를 취득 후 1년 이내에 소각하도록 하고 있다. 임직원 보상과 경영상 목적 등 예외적인 경우에는 자사주 보유와 처분 계획을 작성해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박세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차 상법 개정이 처음 적용된 후 기업들의 대응은 주주와의 신뢰 회복 기회로 삼으려는 쪽과 제도 효과를 최대한 완화하려는 쪽으로 나뉜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사주를 깨끗하게 소각한 기업과 넓은 예외 조항을 깔아두고 ‘옵션’을 남긴 기업을 구분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