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 36년 만에 사명 변경…AI·에이전트 사업 확대 공식화

AI 매출 비중 1분기 11.21%…하반기 에이전틱 OS 베타 공개 예정한컴 본사 전경 [ⓒ 한글과컴퓨터][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한컴이 36년 만에 사명을 ‘한글과컴퓨터’에서 ‘한컴(HANCOM)’으로 바꾸고 AI·에이전트 사업 확대를 공식화했다. 기존 문서 소프트웨어(SW) 기업 이미지를 넘어 AI 문서 처리, 지식검색,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한컴은 2일 주주총회를 열고 상호를 ‘한컴(HANCOM)’으로 변경하는 정관 변경 의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1989년 창립 이후 국산 워드프로세서 ‘아래아한글’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회사가 36년 만에 사명에서 ‘한글과컴퓨터’를 떼어낸 것이다.이번 사명 변경은 문서 SW 중심 기업에서 AI 기반 업무 플랫폼 기업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컴은 최근 AI 문서작성, 지식검색, 비정형 데이터 처리 기술 등을 앞세워 공공·기업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AI 매출 비중 확대…기존 문서 고객 기반 전환이 관건AI 사업 비중도 커지고 있다. 한컴 지난해 별도 매출은 1753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AI 패키지 매출은 89억원으로 5%를 차지했다. 지난해 매출 순증분 162억원 중 AI 매출 기여분은 54.6%였다.올해 1분기에는 AI 매출 비중이 더 확대됐다. 1분기 별도 매출은 465억원으로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고 AI 매출은 52억원으로 전체의 11.21%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 AI 매출 비중 0.04%와 비교하면 증가폭이 크다.수익성도 유지하고 있다. 한컴은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 509억원, 영업이익률 29%를 기록했다. 다만 아직 전체 매출에서 AI가 차지하는 비중은 확대 초기 단계인 만큼 기존 문서 SW 고객 기반을 AI 사업으로 얼마나 전환할지가 향후 관건이다.비정형 문서 데이터 처리 기술도 한컴이 강조하는 영역이다. 한컴의 오픈데이터로더(ODL)는 PDF 등 비정형 문서를 대규모언어모델(LLM)이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형태로 변환하는 기술이다.한컴은 지난 3월 공개한 ODL 2.0 버전이 문서 정보 추출 관련 글로벌 벤치마크에서 종합 정확도 90%, 읽기 순서 인식 94%, 표 추출 93%, 제목 구조 인식 83%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회사에 따르면 ODL은 출시 두 달 만에 깃허브 트렌딩 세계 1위에 오르기도 했다.이 기술은 문서 기반 AI 검색·분석 프로젝트에 활용되고 있다. 한컴은 국회도서관 AX 사업에서 180만 페이지 이상 문서를 ODL로 데이터화하고, 한컴피디아 기반 검색 시스템을 구축한 바 있다.◆ 하반기 에이전틱 OS 베타 공개…소버린 AI 수요 겨냥한컴은 다음 성장축으로 ‘에이전틱 OS’를 제시했다. 에이전틱 OS는 여러 AI 에이전트를 하나의 환경에서 연결하고 관리하는 플랫폼을 의미한다. 한컴은 올해 하반기 베타 버전을 공개하고 국내와 해외 시장을 함께 공략한다는 계획이다.회사가 겨냥하는 시장은 소버린 AI 수요다. 공공·국방·금융·헬스케어 등 민감 데이터를 다루는 분야에서는 외부 빅테크 플랫폼에 데이터를 위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데이터 주권과 내부 통제를 강조한 AI 플랫폼 수요가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최근 확보한 공공·기업 고객 사례도 이 같은 전략의 기반으로 제시된다. 한컴은 지난달 29일 한국서부발전에 AI 문서작성 솔루션 ‘한컴어시스턴트’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전력그룹사 가운데 처음으로 자체 생성형 AI 챗봇 ‘위피봇’에 한컴어시스턴트를 연계해 전사 문서 작성 환경을 구축한 사례다.한컴어시스턴트는 서부발전이 보유한 사규, 법령, 업무 매뉴얼, 안전자료 등 약 72만건의 내부 지식 데이터와 연동된다. 한컴은 올해 BGF그룹의 AI 지식 검색 시스템 구축을 마쳤으며, 국회 AI 사업도 수행했다.해외 시장은 유럽을 우선 공략한다. 한컴은 최근 폴란드 국가공인 R&D 센터 7불스와 에이전틱 OS 유럽 현지화 공동연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폴란드 AI 기업 알고마인과도 공공부문 개념검증(PoC) 협력을 추진한다. 또 DACH(독일·오스트리아·스위스) 시장 경험을 보유한 빅터 베네가스 멘도사 이사를 영입해 유럽 전략·제휴 총괄로 선임했다.다만 에이전틱 OS 사업은 아직 상용화 전 단계다. 하반기 베타 공개 이후 실제 고객 확보와 매출화 여부가 한컴의 AI 플랫폼 전환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김연수 한컴 대표는 “사명 변경은 앞으로의 다짐이 아니라 이미 이뤄낸 전환에 대한 확인”이라며 “36년간 쌓은 자산 위에서 한컴을 AI 기업으로 다시 세웠고 이제 그 자산을 무기로 소버린 에이전틱 OS 시장을 열어 글로벌 표준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