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흔든 월급 순위… 연구개발·제조업 종사자 소득 늘었다

달라진 대한민국 ‘월급 지형도’과학·기술 서비스업 ‘1위 산업군’반도체 호황 덕 제조업 6위→4위“지금 기업마다 박사 졸업생 등 인력 모시기에 혈안입니다. 급여 등을 올려 비용을 투입해서라도 인재를 데려오려고 하는 분위기예요. 뛰어난 인력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로 가고 있으니까요.”인재 확보가 기업 경쟁력을 위한 ‘투자’로 여겨지고 있다는 한 반도체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인공지능(AI) 투자 수요가 증가하고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펼쳐지면서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전문가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이런 상황은 ‘월급 지형도’를 바꿔놓고 있다. 지난 1분기 가구주가 연구개발·과학기술 등에 종사하는 가구의 평균 근로소득은 약 700만원에 이른다. 24일 국가데이터처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가구주가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가구의 평균 근로소득은 1년 전 같은 분기보다 0.9% 증가한 689만9000원이었다. 연구개발업이나 건축기술·엔지니어링 및 기타 과학기술 서비스업 등이 이 산업군에 포함된다. ‘월급 1위’ 산업군에서 종사하는 이들이다.제조업에 종사하는 가구의 평균 근로소득도 증가했다. 1년 전보다 6.3% 늘어난 625만5000원으로 크게 뛰었다. 전문과학과 공공행정(660만2000원), 정보통신업(629만4000원) 종사 가구 다음으로 평균 근로소득이 4위를 차지했다. 1년 전 6위에서 2계단 상승했다.제조업은 종이·식료품·전자부품·자동차 제조업 등 여러 분야를 포괄한다. AI발 반도체 호황이 순위 변동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제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100.8을 기록하며 3년 9개월 만에 ‘낙관적’ 평가로 전환했다.급여 상승은 업무 의욕을 고취시킨다. SK하이닉스 입사 5년 차인 이모(32)씨는 야근을 밥 먹듯 하지만, 그럼에도 회사를 즐겁게 다니고 있다. 삼성전자에 다니는 아내와 함께 최근 성과급을 많이 받으면서다. 급여 외에도 둘이 합쳐 억대의 목돈이 생겼다. 이씨는 “앞으로도 몇 년간은 성과급이 더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들었다”며 “솔직히 살맛 난다”고 말했다.다만 그만큼 산업군 간 근로소득 격차는 벌어지는 모습이다. 가구주가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가구의 근로소득은 1년 전 355만4000원에서 298만7000원으로 15.9% 줄었다. 이 산업군은 고용불황 속에서도 고령화 영향에 취업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산업군에 비해 임시·일용직이 많아 근로소득 자체가 많을 수 없는 구조적 특징이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60세 이상 비정규직은 304만4000명이고, 보건·사회복지업이 175만6000명(20.5%)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가구주가 건설업에 종사하는 가구의 평균 근로소득은 1년 전보다 7.3% 증가한 422만8000원으로 나타났다. ‘운수·창고업’은 지난해 358만7000원에서 올해 287만6000원으로 19.8% 감소했다.이종선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제조업은 물론 주요 연구개발 업계나 연구원에 대한 급여 증가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관련이 없는 산업군과의 임금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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