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싱가포르 쿠옥그룹과 협력 에너지·디지털 인프라까지 확대

KSL 최고경영진, 거제조선소 방문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 이안 쿠옥(Ean Kuok) 싱가포르 쿠옥 그룹 회장(왼쪽부터)이 2일 거제조선소에서 전략적 협력 합의서 체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제공 [파이낸셜뉴스] 삼성중공업이 싱가포르 쿠옥그룹과 조선·해양 사업을 넘어 에너지, 해상 물류, 디지털 인프라 분야까지 협력 범위를 넓힌다.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고부가가치 선박과 해양플랜트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삼성중공업은 해외 생산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주 대응력과 생산 유연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이날 싱가포르 쿠옥 싱가포르 리미티드(Kuok Singapore Limited·KSL)와 미래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협력 합의서(SCA)를 체결했다. 이날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열린 체결식에는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 이안 쿠옥 KSL 회장, 탄타이용 팍스오션(PaxOcean) 최고경영자(CEO) 등 양사 최고경영진이 참석했다. KSL은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부동산, 해운, 물류, 디지털 인프라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아시아계 투자 기업이다. 쿠옥그룹 싱가포르 사업 부문은 해양·선박 분야에서 팍스오션, 퍼시픽캐리어스(PCL), PACC 오프쇼어 서비스 홀딩스(POSH) 등을 보유하고 있다. 쿠옥그룹은 자체 사업 소개에서 디지털 인프라, 해양, 부동산을 주요 사업 축으로 제시하고 있다. 해양 부문 계열사들의 역량도 이번 협력의 배경으로 꼽힌다. 팍스오션은 싱가포르, 중국, 인도네시아 등 3개국에서 5개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선박 신조와 개조, 수리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POSH는 해양 에너지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오프쇼어 해양 서비스 기업으로, 70년 이상의 사업 경험을 갖췄다. PCL은 벌크선, 다목적선, 제품운반선 등을 운용하는 해운사로, 자체 자료에서 60척 이상의 선대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KSL은 이번 합의를 통해 △액화천연가스(LNG) 및 에너지 관련 프로젝트 △해양 설비 수리·개조 및 모듈 제작 △선박 신조·개조·수리 △해상 물류 지원 △디지털 인프라 등에서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협력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KSL 경영진은 이날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의 블록공장과 LNG 운반선,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FLNG) 건조 현장을 둘러봤다. 특히 로보틱스 기반 자동화 기술이 적용된 생산 현장을 방문해 삼성중공업의 스마트야드 역량과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 경쟁력을 확인했다. 국내 조선업계는 인력난과 생산 병목을 해소하기 위해 로봇, 자동화, 인공지능 기반 설계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고 있으며, 삼성중공업도 자동화 설비와 스마트야드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양사의 협력은 이미 선박 건조 분야에서 시작됐다. 삼성중공업은 2024년 10월과 2025년 4월 글로벌 선사 2곳으로부터 수주한 원유운반선 8척의 전선 건조 계약을 팍스오션과 각각 체결했다. 해외 해운 전문 매체들도 삼성중공업이 팍스오션 중국 저우산 조선소에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 건조를 맡긴 사례를 보도한 바 있다. 이는 삼성중공업이 설계, 핵심 기자재 조달, 품질 관리 등 고부가 영역을 담당하고, 실제 건조는 해외 협력 조선소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국내 조선소의 도크와 인력을 LNG 운반선, FLNG 등 고부가가치 프로젝트에 집중하면서도, 범용 선종에 대한 수주 대응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삼성중공업의 생산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조선 시장은 친환경 연료 추진선, LNG 운반선, 해양 에너지 설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특히 FLNG는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액화·저장·하역할 수 있는 고난도 설비로, 설계와 통합 엔지니어링 역량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삼성중공업은 FLNG와 LNG 운반선 분야에서 주요 실적을 쌓아 왔으며, 스마트 선박과 스마트야드 기술도 미래 성장 분야로 육성하고 있다. KSL 입장에서도 삼성중공업과의 협력은 해양·에너지 밸류체인 확대의 계기가 될 수 있다. 팍스오션은 선박 건조·수리·개조 역량을, POSH는 해양 에너지 프로젝트 지원 능력을, PCL은 해상 운송 네트워크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중공업의 LNG선·FLNG 설계 및 건조 역량이 결합되면 에너지 인프라와 해상 물류, 선박 생애주기 서비스 전반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팍스오션과의 전선 건조 협력을 안정적으로 이어가는 동시에 KSL과 다양한 분야에서 장기 협력을 도모할 것"이라며 "미래 역량 확보를 위해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새로운 사업 기회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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