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회사·페인트 회사도 떴다…화장품 전시장 달려간 ‘뜻밖의 제조...

2026 인-코스메틱스코리아 한솔제지 부스 전경 [한솔제지]종이회사 한솔제지, 소나무 점증제 ‘듀라클’ 공개KCC실리콘, 신제품 ‘세라센스 RBS 12’ 첫선K뷰티 경쟁, 브랜드·ODM 넘어 원료·소재로 확산[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화장품 원료 전시회에 종이 회사와 페인트 회사가 부스를 차렸다. 한솔제지와 KCC실리콘 등 전통적으로 화장품 업체로 분류되지 않던 제조사들이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2026 인-코스메틱스 코리아’에 참가해 화장품 소재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다. K뷰티 경쟁의 무게중심이 완제품 브랜드와 ODM(제조자개발생산) 생산능력에서 원료·소재 차별화로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2일 업계에 따르면 ‘인-코스메틱스 코리아 2026’은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코엑스 홀에서 열린다. 행사는 국내 유일 원료 전문 B2B 전시회로, 일반 소비자 대상 화장품 박람회가 아니라 화장품의 성능과 사용감을 결정하는 원료·제형·소재 기업들이 모이는 자리다. 올해 행사는 지난해에 이어 완제품 중심 전시회인 ‘인터참 코리아’와 동시 개최된다. 지난해 두 행사엔 730개 이상 기업이 참가했고, 올해 신규 참가 확정 업체는 약 50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눈에 띄는 대목은 참가사 면면이다. 한솔제지는 이번 전시회에서 친환경 신소재 ‘듀라클’을 선보인다. 듀라클은 소나무에서 유래한 생분해성 원료로, 화장품에 쓰이는 화학 점증제를 대체할 수 있는 천연 점증제다. 점증제는 화장품의 점도와 제형 안정성, 사용감을 좌우하는 원료로, 효능 원료가 균일하게 분산되고 안정적으로 전달되도록 돕는다. 종이의 원료인 목재 셀룰로오스 기술을 화장품 소재로 확장한 사례다. 한솔제지는 제지·소재 연구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화장품 소재로 상용화했다고 설명했다.듀라클은 지난해 3월 아모레퍼시픽이 출시한 두피 스킨케어 브랜드 라보에이치의 ‘모발강화 클리닉 라인’에 모발 코팅 성분으로 적용된 바 있다. 한솔제지는 듀라클이 국내 제지업계 최초로 프랑스 비건 인증 ‘이브 비건’ 마크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듀라클은 소나무의 천연 성분으로 화장품의 기능적 완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지구 환경까지 생각하는 신소재”라며 “전시회를 통해 천연 점증제로서의 경쟁력을 알리고 국내외 뷰티 브랜드와 협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KCC실리콘은 지난 1일부터 사흘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인-코스메틱스 코리아 2026’에 참가해 K-뷰티 시장을 겨냥한 고기능 실리콘 소재와 기술력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KCC실리콘]건자재·도료 그룹 계열사인 KCC실리콘도 부스를 꾸렸다. KCC실리콘은 화장품 제형의 사용감과 지속력, 안정성을 높이는 스페셜티 실리콘 소재를 앞세워 국내외 뷰티 기업과의 협력 기회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전시회 내 ‘이노베이션 존’에서는 신규 개발 제품인 ‘세라센스 RBS 12’를 선보인다. 독자적인 칙소성 레진 블렌드 기술이 적용된 스페셜티 실리콘 필름 포머로, 사용 과정에서 변화하는 감촉과 필름 형성 능력을 동시에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메인 부스에서는 밀착력·지속력을 강화하는 ‘세라센스’, 안정적인 제형 구현에 특화된 ‘세라소프트’, 파우더리한 사용감의 ‘세라실크’, 보송한 텍스처의 ‘세라스노우’ 등 제형별 라인업이 소개된다. ‘세라실크 PDA 90’은 천연 유래 실리카 파우더를 균일하게 분산시킨 미세플라스틱 프리 파우더 겔 블렌드 제품으로, 미세플라스틱 규제 강화 흐름을 겨냥했다.화장품 원료 전시에 제지·실리콘 기업이 참여하는 것은 원료 기술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화장품을 원료 단계에서 보면 고분자·표면처리·분산·점도 제어 기술이 기반이다. 크림의 농도를 잡는 점증제, 자외선차단제의 발림성을 높이는 실리콘, 색조 제품의 안료 분산, 스킨케어 제품의 보습감은 모두 소재 기술에 의해 좌우된다. 한솔제지가 목재 셀룰로오스를 화장품용 점증제로 확장하고, KCC실리콘이 산업용 실리콘 기술을 소재로 내놓을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세제 원료로 쓰이는 계면활성제를 반세기 가까이 만들어 온 정밀화학사도 이번 행사에 참가했다. 계면활성제 등을 주력으로 하는 코스피 상장사 한농화성은 글로벌 화학기업 바스프와 합작해 바스프한농화성솔루션스를 설립했으며, 지난 3월 준공된 서산 대산산업단지 합작 공장에서 생산되는 비이온 계면활성제는 화학, 농업, 화장품 및 퍼스널케어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쓰인다. 세정·유화·분산 기술을 화장품 원료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셈이다.KCC실리콘 관계자는 “인-코스메틱스 코리아는 글로벌 뷰티 산업의 최신 트렌드와 혁신 기술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 전시회”라며 “KCC실리콘만의 차별화된 스페셜티 실리콘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협력 기회를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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