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하나보다 여러 약에 쓰는 기술…코스닥 바이오 경쟁력, ‘플랫폼.....

알테오젠·리가켐·에이비엘 잇단 계약…하반기 임상·마일스톤이 시장 평가 가른다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이 2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병탁 기자코스닥 제약·바이오의 경쟁력 평가 축이 개별 신약 후보물질에서 글로벌 제약사 파이프라인에 적용 가능한 플랫폼 기술로 넓어지고 있다. 이에 하반기 관전 포인트는 기술이전 기대감이 실제 임상 데이터, 옵션 행사, 마일스톤, 로열티로 연결되는지 여부가 될 전망이다.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스닥시장 개장 30주년 기념 행사에서 '기술이전 전성시대, 코스닥 제약·바이오 경쟁력'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그는 "국내 기업 중에서 이제 기술 이전을 체결한 기업들을 보시면 하나의 정답지가 있다"며 '플랫폼 기술 기업'을 언급했다.엄 연구원은 바이오 산업군에서 위탁개발생산(CDMO)과 바이오시밀러는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순수 신약 개발은 막대한 연구개발비가 필요해 부담이 크다고 봤다. 이에 한국의 바이오기업이 가질 수 있는 차별점은 약물전달, 제형전환,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플랫폼 기술을 통한 바이오 베터 개발에 있다고 분석했다.엄 연구원이 강조한 플랫폼 기업은 피하주사(SC) 제형 기술을 보유한 알테오젠과 ADC 기술 기업 리가켐바이오, 혈액뇌장벽(BBB) 셔틀 플랫폼 기업 에이비엘바이오 등이다. 엄 연구원은 "플랫폼 사업은 자동차의 배터리하고도 같아서 하나 만들면 여러 제품 또는 여러 회사와 계속적으로 계약이 가능하다"며 "플랫폼을 만드는 기업들을 보시면 다수의 계약이 계속 나오는 걸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에 가장 먼저 강조된 기업도 코스닥 시장의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인 알테오젠이다. 미국 머크(MSD)와 산도즈, 다이이찌산쿄 등 글로벌 빅파마와 계약을 체결하며 누적 계약 규모가 10조7000억원에 이른다. 엄 연구원은 코스닥 바이오기업이 시장의 신뢰를 얻으려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유럽의약품청(EMA)의 품목허가나 인수합병(M&A), 글로벌 대형 제약사의 지분투자처럼 외부에서 기술력을 검증받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대표 사례로 알테오젠의 피하주사 제형 기술이 적용된 '키트루다 큐렉스'를 들었다. 이 제품은 2025년 9월 FDA 승인을 받아 상업화 단계에 들어갔다. 현재 관건은 기존 정맥주사 제형에서 피하주사 제형으로 얼마나 빠르게 전환되느냐다. 엄 연구원은 연말까지 전환율이 두 자릿수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전환율이 높아질수록 알테오젠이 매출 마일스톤을 달성하고 향후 로열티 수입을 늘릴 가능성도 커진다. 올해 초 키트루다 큐렉스의 로열티율이 시장 기대치인 4~5%보다 낮은 2%로 알려지면서 주가가 조정됐지만, 엄 연구원은 상업화와 전환율 상승을 바탕으로 한 장기 성장 전망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평가했다.리가켐바이오는 국내 ADC 분야의 대표 기업으로 소개됐다. 리가켐바이오는 다케다제약, 암젠, 얀센, 오노약품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누적 계약규모가 9조6000억원에 이른다. 리가켐바이오의 플랫폼 기술 컨쥬올(ConjuALL)은 항체에 약물이 붙는 위치와 개수를 일정하게 유지해 약효와 부작용을 예측 가능하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연내 존슨앤드존슨 자회사 얀센에 기술이전한 TROP2 ADC 항암 후보물질 LCB84의 임상 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다. 엄 연구원은 해당 데이터가 확인되면 리가켐바이오가 추가 기술이전이나 후속 계약이 나올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에이비엘바이오는 혈액뇌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를 앞세워 사노피, GSK, 일라이 릴리 등과 계약을 체결했다. 그랩바디 계열의 누적 계약 규모는 약 9조2000억 원이다. 릴리는 기술이전·공동연구 계약에 이어 220억 원 규모의 지분투자도 단행했다. 글로벌 대형 제약사가 기술 도입을 넘어 주주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플랫폼에 대한 외부 검증 사례로 평가됐다.다만 사노피가 개발 중인 파킨슨병 치료제 ABL301의 후속 임상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ABL301은 임상 1상을 마쳤지만, 그랩바디-B가 실제 환자에서 약물을 뇌로 전달하고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얼마나 기여하는지는 후속 임상 데이터로 확인해야 한다.이외에 엄 연구원은 siRNA 치료제 플랫폼 기업 올릭스와 펩타이드 신약 개발과 경구화 플랫폼을 보유한 기업 디앤디파마텍 등도 거론했다. 올릭스는 비만·대사질환 영역에서 siRNA 병용요법 데이터가 주목받는 가운데, 올릭스의 ALK7 비만 파이프라인과 릴리와의 후속 개발 가능성도 관전 포인트로 제시했다.그는 디앤디파마텍이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치료제 후보물질 DD01의 임상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왔고, GLP-1/GCG 이중작용제 영역에서 높은 유효성을 보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GLP-1/GCG 이중작용제는 GLP-1과 글루카곤 수용체를 동시에 겨냥하는 대사질환 치료제다. 펩타이드 경구화 플랫폼 오랄링크(ORALINK)도 주요 변수다. 화이자가 인수한 멧세라의 경구용 비만 치료제 개발과 연결될 수 있다.보로노이는 여타 플랫폼 기업이 기술이전을 하는 것과 달리 자체 개발과 판매를 목표로 하는 기업이다. 보로노이의 폐암 치료제 후보물질 VRN11은 아스트라제네카의 블록버스터 폐암 치료제 타그리소와 비교해 우위를 확인할 수 있는 초기 데이터가 하반기 공개될 예정이다.올해 하반기는 코스닥 바이오 기업 중 플랫폼 기술 기업들의 반복 계약 가능성에 주목할 시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엄 연구원은 "다수의 빅파마 계약을 체결한 기업들 위주로 시장이 이제 움직이고 있다"며 "코스닥 시장에서는 이제 막 계약한 기업이나 기술을 공동개발 상태인 기업들이 계속해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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