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시네마·메가박스 딜 무산...웃지 못하는 CGV의 '재무 딜레마'

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그래픽입니다.영화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의 합병이 최종 무산됐다. 최근 메가박스가 기업회생 절차를 본격화하는 등 극장업계 전반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내 영화관 점유율 1위인 CJ CGV 역시 반사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차입을 통한 상환(롤오버)이 반복되는 재무 구조 속에서, 경쟁사의 합병 무산이 오히려 극장 산업 전반의 투자 매력도 하락을 방증하며 향후 자금 조달 여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롯데·메가박스 합병 무산…경쟁 완화보다 '산업 침체' 부각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의 최대주주 롯데쇼핑은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중앙 간의 합병 추진을 위해 체결한 양해각서(MOU)가 지난 6월 30일 기한 도과로 해제됨에 따라 합병 관련 절차를 중단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양사는 지난해 5월 MOU를 체결하고 관련 논의를 이어왔다. 그러나 기업 가치 산정 등에 대한 이견으로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고, 최근 메가박스를 포함한 중앙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며 회생 절차가 시작되면서 최종 결렬을 맞았다.표면적으로 양사의 합병 중단은 CGV에게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가 결합할 경우 관객 점유율이 55% 수준에 달해 CGV를 위협할 거대 대항마가 탄생할 것으로 내다봤다.그러나 영화산업 전반이 구조적 침체를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 양사의 합병 무산은 무리한 몸집 불리기가 도리어 인건비와 임대료 등 고정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리스크로 작용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는 곧 자본시장에서 극장업의 투자 매력도가 크게 떨어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실제로 국내 영화관 관객 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의 급성장과 티켓 가격 상승이 맞물리며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극장 전체 매출액은 1조 47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4%(1475억 원) 감소했고, 전체 관객 수는 1억 609만 명으로 전년 대비 13.8%(1704만 명) 줄었다. 극장 수와 스크린 수 역시 전년 대비 4% 이상 감소하며 산업 파이 자체가 축소되고 있다.신종자본증권·CP로 버티는 CGV…재무부담 가중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누적된 실적 악화로 CGV의 재무건전성도 흔들리고 있다. 경쟁자의 등장 유무보다 쪼그라든 산업 내에서 자체적인 재무 방어선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올해 1분기 연결 기준 CGV의 총차입금은 약 2조 9000억 원, 부채비율은 835%에 달한다.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금융비용 배율은 1.7배에 불과해 이자 상환 여력이 빠듯한 상태다. 지난 3월 60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재무 부담은 지표보다 더 무겁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통상 30년 이상으로 길어 현행 회계 기준상 자본으로 분류되지만, 이자율이 높고 일정 기간 후 금리가 오르는 스텝업(Step-up) 조항이 포함돼 있어 일반 채권보다 발행사의 재무 압박이 크기 때문이다.CJ CGV 주요 재무지표 추이 / 사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를 기반으로 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생성한 이미지입니다.뿐만 아니라 CGV는 단기 자금 소요와 차입금 상환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3월 4000억 원, 5월 1800억 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을 연이어 발행했다. 여기에 매년 500억~1000억 원 규모의 설비투자(CAPEX) 비용이 고정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반면 잉여현금흐름은 매년 약 1000억원~1200억원 수준에 불과해 재무구조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차입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신용평가사들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30일 CGV의 선순위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A-(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신종자본증권은 'BBB+(긍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권진혁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회사는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과 신종자본증권 상환을 계열의 지원이나 자본성 증권 차환을 통해 대응하고 있으나, 자본성 조달 누적에 따른 높은 수준의 금융비용 및 당기순손실 지속으로 실질 차입 부담 경감은 제한되고 있다"며 "국내 영화관 산업의 회복 지연과 씨제이포디플렉스 투자에 따른 자금 부담 확대 등을 고려할 때 자체 현금창출력을 통한 재무 부담 완화에는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이에 대해 CGV 측은 시장 회복에 따른 실적 반등으로 재무구조를 안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CGV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영화 시장 회복 지연 등으로 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됐으나, 올해는 시장 회복세에 힘입어 신용등급 상향을 다시 추진할 계획"이라며 "최근 흥행작들이 연달아 개봉하고 숏폼 콘텐츠 피로도 누적으로 관객들의 극장 발길이 이어지면서 1분기 영업이익이 172% 증가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으며, 2분기 역시 긍정적인 실적 흐름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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