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룸푸르: 아이 러브 K푸드 [스페셜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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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2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랜드마크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에서 열린 프랜차이즈 국제 박람회(Franchise International Malaysia 2026). 맥도날드를 비롯한 100여개 브랜드가 참가한 이 행사에서 눈에 띄는 것은 단연 K푸드다. ‘교촌치킨’ ‘피자먹다’ ‘카페봄봄’ 등 국내 브랜드도 부스를 차렸지만, ‘명동떡볶이’ ‘야미코인(yummy coin)’ 등 현지에서 한식을 주제로 만든 프랜차이즈도 적잖다.국내 1호 외식업 액셀러레이터 ‘알파랩’의 방수준 대표는 “기존에는 특정 프랜차이즈 위주로 한국의 ‘외식 브랜드’가 해외로 나갔다면, 지금은 치킨, 삼겹살 등 한국의 ‘외식 콘텐츠’가 뻗어나가고 있다”고 진단했다.말레이시아의 K푸드 열풍이 심상치 않다. 한국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속속 쿠알라룸푸르에 깃발을 꽂고, 현지에서 자생적으로 성장한 한식당도 늘고 있다. 하지만 한류만 믿고 섣불리 진출했다간 낭패 보기 십상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해외 진출 외식 브랜드의 80%가 3년 내 철수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쿠알라룸푸르에서 기회와 위기가 교차하는 K푸드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직접 촬영 후 AI로 보정말레이시아는 ‘몰(Mall) 공화국’쇼핑몰 중심 F&B 상권 활성화쿠알라룸푸르를 처음 찾은 관광객이 가장 먼저 받는 인상은 도시 곳곳에 들어선 대형 쇼핑몰이 매우 많다는 것이다.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 아래 자리한 수리아 KLCC를 비롯해 선웨이 벨로시티, 선웨이 피라미드, TRX까지 전국에 약 1000개의 쇼핑몰이 성업 중이다. 연중 30도를 웃도는 열대성 기후 탓에 가족 단위 나들이와 외식의 주무대가 자연스레 몰링(malling)으로 집중되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20년 이상 외식 사업을 해온 김영석 KMT그룹 이사는 “주말에 가족과 함께 에어컨 빵빵한 쇼핑몰에 가서 돌아다니는 게 여기 문화”라며 “쇼핑몰 안에서 외식 소비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설명했다.글로벌 외식 플랫폼 기업 ‘GPP’와 알파랩이 K외식의 차기 유망 상권으로 말레이시아의 ‘몰(Mall)’을 꼽은 것도 이 때문이다. 양 사는 오봉집, 미카도스시 등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대표 20여명과 함께 지난 5월 20~24일 ‘어메이징레이스 in 말레이시아’ 비즈니스 여행을 공동 기획, 진행했다. 포화된 국내 외식 시장을 넘어 말레이시아를 교두보로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말레이시아가 K푸드 전초기지로 각광받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우선 K드라마 열풍이 만들어낸 ‘코리아 프리미엄’이 형성돼 한국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덕분에 한식은 현지 브랜드보다 10~20%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면서도 경쟁력을 갖는다. 김영석 이사는 “말레이시아 여성들은 대부분 한국을 좋아하고 K드라마를 보기 때문에 한국식 카페, 포장마차 등을 다 알고 있다”며 “소득 수준상 한국에 여행 오는 것은 부담이 되지만, 한국 음식점이 보이면 K드라마 속 장면을 떠올리며 한국 문화 체험을 즐긴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류가 만들어낸 문화적 프리미엄이 가격 저항을 낮춰주는 셈이다.둘째, 젊은 인구 중심의 성장성 높은 시장이다. 유엔 인구 데이터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국민의 중위 연령은 약 30세. 약 45세인 우리나라보다 15세 더 젊다. 덕분에 외식 빈도가 높고 새로운 음식 트렌드에 개방적이어서 한식처럼 신규 진입 브랜드가 빠르게 소비층을 확보할 수 있다. 경제성장률도 연평균 5% 안팎에 달해 소비력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셋째, 할랄 시장의 관문이다. 말레이시아의 할랄 인증 기관 ‘자킴(JAKIM)’에서 인증을 받으면 이슬람협력기구(OIC) 57개국에서 통용된다. 인증 한 번으로 20억 무슬림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 여기에 영어가 공용어 수준으로 통용되고 외국인 사업 환경이 개방적인 점, 2024년 외국인 관광객 2500만명을 유치한 관광 대국이라는 점까지 더하면, 말레이시아는 동남아 진출의 최적 거점으로 손꼽힌다. 지난 5월 21~2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프랜차이즈 국제 박람회에 교촌치킨 등 K푸드 브랜드가 참가한 모습. (노승욱 기자)현지 브랜드도 한식 간판“ ‘한식 콘텐츠’로 진출하는 시대”쿠알라룸푸르에서 한식의 인기는 프랜차이즈 박람회 ‘FIM 2026’에서도 실감할 수 있었다. 참가 브랜드 중 약 20%가 떡볶이, 십원빵 등 한식 프랜차이즈였다. 재밌는 점은 이들 중 상당수는 한국이 아닌,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중화권에서 만들어진 브랜드라는 것. 한식의 인기가 높아지자 현지인들이 자체적으로 K푸드를 표방한 브랜드를 만들어 성업 중인 것이다. 비(非)무슬림 상권의 감탄푸줏간, 하남돼지집 등 로드숍 상권에서 운영 중인 한국 브랜드 매장들도 저녁이 되자 만석을 이뤘다.실제로 쿠알라룸푸르 주요 쇼핑몰 곳곳에서 한국 브랜드의 존재감은 뚜렷하다. 교촌치킨 등 외식 프랜차이즈는 물론, CU, 이마트24 등 K편의점도 자주 눈에 띈다.현지 프랜차이즈 시장도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프랜차이즈 협회(MFA)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산업은 매년 15% 안팎 성장하고 있다. MFA는 성장 배경으로 중산층 비중 확대에 따른 구매력 상승과 서비스 수요 증가를 꼽는다.산업별로는 식음료(F&B) 분야 브랜드가 420개로 가장 많고, 서비스·유지보수(183개), 교육(137개), 의류·액세서리(114개), 뷰티·헬스케어(107개) 순이다(2024년 기준).주목할 점은 외국 브랜드 비중이다. 전체 1154개 브랜드 중 자국 724개, 외국 430개로 외국 브랜드가 전체의 약 37%를 차지한다. 특히 식음료 분야에서는 자국 212개, 외국 208개로 비등한 수준이다. 글로벌 브랜드에 대한 개방적 소비 문화가 읽히는 대목이다.한국 브랜드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MFA 측은 “K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F&B와 뷰티·스킨케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며 “앞으로도 현지에서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진출 첫 관문은 ‘할랄’인구 60% 무슬림 잡아야 성공말레이시아 외식 시장 진출에는 반드시 넘어야 할 관문이 있다. 할랄(Halal) 인증이다. 인구의 60% 이상이 국교인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인 만큼, 할랄 인증 없이는 사실상 주류 소비자 시장에 접근하기 어렵다.공식 인증 기관 자킴(JAKIM)의 인증 취득에는 서류 검토, 현장 실사, 인증 발급까지 통상 6개월에서 1년가량 걸린다. 때문에 초기에는 돼지고기를 취급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포크 프리(pork free)’ 표시로 무슬림 소비자에게 접근하는 방식을 많이 쓴다. 원재료도 변수다. 모 브랜드는 한국 본사 소스가 할랄 기준에 맞지 않아 말레이시아 전용 소스를 별도 생산해야 했다. 추가 비용과 공급망 복잡성을 감수해야 하는 대목이다.단, 말레이시아 인구의 약 30%를 차지하는 중국계 등 비(非)무슬림을 타깃으로 한다면, 할랄 인증이 필수는 아니다. 이들을 배후로 한 주요 도심 상권에 입점한다면 술과 돼지고기를 취급하는 업종도 사업성이 있다. 방수준 대표는 “말레이시아는 원주민, 중국계, 인도계 등이 어우러진 다인종 국가다. 하나의 동질적인 시장으로 봐선 안 된다”며 “브랜드 특징과 타깃 고객에 따라 마케팅 전략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쿠알라룸푸르의 한 대형 쇼핑몰에선 K푸드를 주제로 2개월간 팝업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노승욱 기자)메뉴는 직관적으로종합 한식당서 전문점으로 진화 중말레이시아의 최근 한식 트렌드는 어떨까.업계에 따르면 그동안은 분식집처럼 다양한 메뉴를 한 매장에서 파는 ‘종합 한식당’ 형태가 주류였다. 요즘은 한식에 대한 소비자 이해도가 높아지며 특정 메뉴에 집중하는 전문점 형태로 이동하는 분위기다. 김영석 이사는 “예전에는 K드라마에서 본 모든 음식을 한 곳에서 다 팔려는 경향이 있었다. 손님이 ‘이것도 있어요?’ 하면 억지로 메뉴를 추가하다 보니 관리가 안 되고 품질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고 전했다.단, 현지 소비자들은 메뉴를 한눈에 이해하기를 원한다. 설명이 필요하거나 생소한 음식은 진입장벽이 높다. 이미 K드라마를 통해 친숙해진 음식, 비주얼이 강한 음식이 유리하다. 치킨, 떡볶이, 비빔밥, 도시락류가 비교적 안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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