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포기한 그 집, 살 수 있었습니다…'대출 설계'의 진실

같은 집, 같은 소득인데 누군가는 계약했습니다. 부동산도 은행도 알려주지 않는 대출 설계의 진실레오 김은진 | 레오대출연구소 대표한국경제신문의 투자 전문 유료 플랫폼 '한경 프리미엄9'(www.hankyung.com/premium9)에 실린 기사입니다. 한경 프리미엄9을 구독하시면 더 많은 내집마련 전략 기사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그 집, 포기하길 잘했다고 자신을 위로하셨나요. 사실은 살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대출 상담을 하다 보면 같은 집을 두고 전혀 다른 결과를 받아드는 분을 자주 마주합니다. A씨는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대출은 5억3000만원이 나옵니다"라는 말을 듣고 매수를 포기했습니다. 같은 날, 저와 상담한 B씨는 동일한 조건으로 6억원을 받아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습니다. 집도 같고, 소득도 같고, 사람도 같습니다. 달라진 것은 단 하나, 누구에게 대출 상담을 받았느냐입니다.특히 세입자가 있는 집(이른바 '세 낀 물건')을 매수할 때 대출한도의 격차는 더 극적으로 벌어집니다. 같은 10억원짜리 아파트라도 어떤 은행을 선택하느냐, 어떤 금리 방식을 고르느냐, 상환 방법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수천만 원에서 1억원 이상 차이가 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세입자 보증금을 은행이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한도가 하늘과 땅 차이가 납니다.이 글에서는 그 변수들을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1장. '방공제'라는 숨은 변수 — 은행마다 계산이 다르다서울 아파트 10억원, 생애최초 매수자 기준으로 시작해보겠습니다. 세입자가 있어서 월세 보증금 1억원인 물건입니다.LTV(담보인정비율) 70%를 적용하면 이론상 7억원이 나오지만, 생애최초 절대 한도가 6억원이므로 실제 한도는 6억원입니다. 여기까지는 어느 은행이나 동일합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은행들은 대출한도를 계산할 때 **'방공제'**를 차감합니다. 방공제란 집에 소액임차인이 있을 경우, 나중에 경매로 넘어갔을 때 임차인이 우선 배당받을 금액을 미리 떼어놓는 개념입니다. 서울 기준으로 방 한 개에 5500만원이 적용됩니다.그런데 이 방공제를 계산하는 방식이 은행마다 다릅니다.일부 은행은 실제 세입자 보증금인 1억원만 차감합니다. 반면 대부분의 은행은 방 3개짜리 아파트라면 무조건 3개×5500만원 = 1억6500만 원을 일괄 차감합니다. 세입자가 있든 없든, 보증금이 얼마든 상관없이 방 수로 계산하는 겁니다.같은 집, 같은 사람인데 6500만원 차이가 납니다.만약 세입자가 월세로 살고 있어서 보증금이 아예 없거나 매우 적다면, 이 격차는 더 커집니다. 방 3개짜리 아파트에 월세 보증금 6000만원짜리 세입자가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대출한도 차감을 세입자 보증금과 방공제 중 큰금액으로 차감하는 은행과의 차이는 무려 1억원입니다.부족한 금액을 신용대출로 메우려고 하면 이번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에 걸립니다. 세 낀 물건을 매수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바로 '이 은행은 방공제를 어떻게 계산하느냐'입니다.2장. 스트레스 DSR — 변동금리냐 고정금리냐에 따라 한도가 갈린다은행을 잘 골랐다면 이번엔 금리 방식을 살펴봐야 합니다. 많은 분이 "요즘 변동금리가 낮던데, 변동으로 받으면 되지 않나요?"라고 물어봅니다. 하지만 대출한도가 빠듯한 상황이라면 변동금리 선택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현재 1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40% 규제를 적용받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스트레스 DSR이라는 개념이 대출한도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작동합니다.스트레스 DSR은 실제 금리보다 높은 가산금리를 얹어서 미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미리 반영하는 방식입니다. 내 연봉이 그대로여도 DSR 계산에서 더 높은 금리로 계산되니, 받을 수 있는 대출한도가 줄어드는 구조입니다.문제는 금리 유형에 따라 이 가산율이 다르다는 점입니다.변동금리를 선택하면 3.0%가 더 얹혀서 계산됩니다. 5년 주기형 고정금리라면 1.2%만 얹힙니다. 같은 소득, 같은 대출금액이어도 금리 유형 하나로 DSR 계산값이 크게 달라집니다.저와 상담했던 한 의뢰인은 다른 곳에서 "한도가 부족하다"는 말을 듣고 고금리 신용대출까지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변동금리로 계산하고 있었던 것이었고, 5년 주기형으로 바꾸자 필요한 한도가 충분히 나왔습니다. 금리 방식 하나를 바꾸는 것만으로 신용대출 없이 해결된 겁니다.DSR이 빠듯한 상황이라면 실제로 적용받는 금리보다, DSR 계산에서 유리한 금리 유형을 선택하는 것이 먼저입니다.3장. 원금균등 vs 원리금균등 — 상환 방식도 한도를 바꾼다대부분의 차주가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을 선택합니다. 매달 동일한 금액을 납부하니 생활비 계획을 세우기 편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DSR 계산 구조에서는 원금균등상환이 더 유리한 경우가 있습니다.원금균등상환은 초기에 납입 금액이 조금 많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원금이 줄어들면서 월 납입액도 줄어드는 방식입니다. DSR을 계산할 때 월 상환액 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에, 한도가 빠듯한 상황에서는 원금균등 방식이 대출한도를 늘려줄 수 있습니다.앞서 말씀드린 세 가지 전략을 동시에 설계하면 어떻게 될까요.이 세 가지를 함께 설계하면 총 1억원 이상의 대출한도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가 현장에서 실제로 나옵니다. 처음에 포기하려던 집을 결국 살 수 있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마무리대출은 집값이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은행을 선택하고, 어떤 금리 방식을 쓰고, 어떤 상환 구조를 설계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전혀 달라집니다. 레오 김은진 / 레오대출연구소 대표주택담보대출·전세대출·사업자대출문의: 카카오 채널 '레오대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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