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0원 환율에 '약엔화'도 한몫···같이 미끄러지는 원화

달러 대비 엔화 6월 평균 가격 160엔 넘어최근 162엔 넘으며 플라자 합의 직후와 유가원·달러 환율도 비슷한 양상..6월 평균 1527원미국 대비 기준금리 낮고, 자율변동환율제 채택대미투자 수천억달러 걸려있는 점도 유사해 엔화.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엔화 약세가 원화 가격 추락을 부추기고 있다. 같은 방향으로 갈 뿐 아니라 서로 발목을 잡고 있다. 한국과 일본 모두 경상수지 흑자를 이어가고 있으나 미국에 뒤떨어지는 기준금리, 자유변동환율제, 대미투자 등 공통된 구조적 요인이 두 통화의 동조화를 강화하고 있다. 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달러 대비 엔화의 평균 가격은 160.704엔으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 3월(158.713엔)에 2월(155.409엔) 대비 3원 이상 뛰었고 4월(159.265엔), 5월(158.174엔) 158~159엔선을 유지하며 상승 흐름을 탔다. 급기야 지난 1일 162.605엔으로 마감하며 달러를 인위적으로 하향 조정하기 위한 플라자 합의 직후인 1986년 12월(158~163엔) 때와 유사해졌다. 원화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2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1449.32원이었으나 3월(1486.64원), 4월(1487.39원), 5월(1490.11원) 지속 오르더니 6월엔 1527.30원을 기록했다. 지난 2일엔 1555원대로 장을 끝냈다. 양국 모두 무역 성과 확대로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음에도 환율은 진정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4월 경상수지가 역대 2위(28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고, 같은 달 일본 역시 3조9078억엔으로 전 동월 대비 64.9%(1조5378억엔) 증가했다. 시장에선 이를 우연한 동반 약세가 아닌 동조화로 보고 있다. 실제 한은 2026년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하반기 원화와의 동조화 상관계수를 계산했을 때 엔화는 0.53으로 상반기(0.35)보다 0.18p 올랐다. 중국(0.33→ 0.42), 대만(0.58→ 0.57) 대비 상승 강도가 세다. 경제·금융 구조상 공통점이 외환시장에서 원화와 엔화를 한 묶음으로 인식하게 만들고 있다. 일단 환율 결정의 근간이 되는 정책금리가 미국 대비 낮다. 미국 기준금리가 3.50~3.75%인 반면, 한국은 2.50%, 일본은 1.00%다. 금리가 높은 쪽으로 국제자금이 이동하면서 달러 수요가 확대돼 값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일본의 경우 '제로 금리'는 벗어났지만 저리에 엔화를 빌려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엔캐리 트레이드' 환경은 그대로다. 자유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다는 점도 같다. 아시아 주변국인 중국과 대만은 관리변동환율제를 운용해 환율 변동을 일정 범위 내에서 통제하고 있지만 한국과 일본의 통화는 달러, 금리, 국제유가 등 대외 변수에 한층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한국 3500억달러, 일본 5500억달러 대미투자 약정도 환율 하락에 걸림돌이다. 달러 유출이 예정돼 있는 만큼 원화와 엔화가 각각 강세로 돌아서기 힘들겠다는 게 외환시장 판단이다. 실제 자금 집행이 시작되면 초기에 투자가 몰릴 것인 만큼 환율이 1600원을 넘볼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그 중에서도 엔화보다 원화의 약화 속도가 더 빠른 모습이다. 연초 915.06원이었던 원·엔 환율은 지난 1일 952.25원까지 올랐다. 반년 만에 100엔을 사려면 37.19원(4.06%)이 더 필요해졌다는 의미다. 반대로 말하면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원화 가격도 반등할 수 있다. 일본이 막대한 외환보유액(5월말 기준 1조3830억달러·전 세계 2위)으로 엔화를 매입하거나 기준금리를 올려 미국과의 격차를 좁히면 가능하다. 그러나 이뤄진다고 해도 다카이치 정부가 대규모 재정 계획을 발표한 만큼 엔화 약세 탈출은 쉽지 않아 보인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슈퍼 엔저 현상을 자극한 것은 다카이치 총리의 공격적 확장 재정정책 계획"이라며 "일본 정부 재정건전성 우려를 증폭시켜 엔 약세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나 연방준비제도(Fed)뿐 아니라 일본과도 긴밀한 공조를 통해 환율 안정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며 "중장기적으론 주요국과의 상시적 통화스와프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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