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월물 변경”…삼성운용 원유 ETF에 성난 투자자

6월물도 마이너스 진입시 전액손실"최악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美 오일펀드도 운용 방식 변경 나서5월 롤오버 방식 다양하게 검토 등록 2020-04-24 오후 1:13:52 수정 2020-04-24 오후 5:47:55 가 가 페이스북 트위터 메일 프린트 KAKAO URL (사진=AFP 제공)[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삼성자산운용 ‘KODEX WTI원유선물(H)’이 보유 월물 교체로 일부 투자자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선택이었다는 운용사 측의 설명에도 일부 투자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운용사 제재’를 요구했다.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운용사 마음대로 보유월물을 변경했다”는 내용의 청원이 게재됐다. 해당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라고 밝힌 글쓴이는 “나름대로 대처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던 투자자로서 제 돈이 차월물과 차차월물에 얼마씩 투자돼 있는지 몰랐다”고 지적했다. 24일 오전 11시 현재 해당 청원은 1722명의 동의를 받았다. 실제 삼성운용은 전일 공시한 대로 6월물 일부를 8월물 19.82%, 7월물 19.26%, Unites States Oil ETF(USO) ETF 18.65%, 9월물 9.42%로 롤오버했다. 22일까지만 하더라도 WTI 6월물 79.22%, USO ETF 20.78%를 담고 있지만 23일 롤오버를 통해 6월물을 32.85%로 줄인 것이다. KODEX WTI원유선물(H) 가격 추이(제공=마켓포인트)◇ 운용 방식 변경 왜?…콘탱고 현상 심화 ‘KODEX WTI원유선물(H)’는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고 있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으로 산출되는 기초지수(S&P GSCI Crude Oil Index Excess Return)의 추종을 목표로 하는 ETF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는 ‘TIGER 원유선물 Enhanced(H)’도 WTI 가격과 연동하지만 두 ETF의 차이는 월물을 교체하는 방법론에 있다. KODEX는 최근 월물로만 월물 교체하고, TIGER는 최근 월물을 선택적으로 교체한다. 이에 따라 이달 초 롤오버 기간을 거쳐 KODEX는 6월물로, TIGER는 6월물 대신 12월물로 롤오버를 했다.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위축, 산유국의 가격 경쟁 등으로 유가 변동성이 극심해지면서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높거나 결제월이 멀수록 선물가격이 높아지는 ‘콘탱고’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지난 21일에는 WTI 5월 인도분이 배럴당 -37.63달러를 기록했다. 사상 첫 마이너스 유가로, 구매자에게 돈을 주고 원유를 팔아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다행히 KODEX, TIGER 모두 5월물을 모두 덜어낸 상태였다. 6월물도 마이너스 진입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선물은 마이너스가 존재하지만, ETF는 원금 전액 손실이 된다. 추후 가격 흐름과 상관없이 순자산가치가 0원이 되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청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유가가 10달러대에 머물면서 하루에만 ±20~40% 움직이고 있는 요즘이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최근 두 달 동안(3월2일~4월23일) 개인 투자자들은 ‘KODEX WTI원유선물(H)’을 1조6083억원치 사들였다. 자칫하면 2조원 가까운 돈이 종이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비정상적인 유가 흐름에 운용사가 운용방식을 변경한 것은 삼성자산운용 뿐만이 아니다. 미국 최대 원유 ETF인 USO ETF도 최근 근월물(80%)과 차월물(20%)의 비율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근월물, 차근원물, 차차근월물의 비율이 ‘40 대 55 대 5’로 조정됐다. 6,7,8월물을 모두 보유하게 됐다. 공교롭게도 유가는 이틀째 상승 문제는 운용방식을 변경한 후 이틀 연속 유가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WTI는 22일(현지시간) 19.10%, 23일 19.73% 올랐다. 이에 따라 23일 종가 기준 WTI와 연동하는 ‘TIGER 원유선물Enhanced(H)’는 11.48%, ‘미래에셋 원유선물혼합 ETN(H)’은 27.17%도 올랐다. 하지만 ‘KODEX WTI원유선물(H)’은 분산 투자로 운용방식을 변경한 데다 단일가 매매까지 겹치면서 4.29% 오르는 데 그쳤다. 유가가 상승하는 흐름이라면 최근 월물 상승 폭이 원월물 상승폭보다 높아 원래 구조였다면 상대적으로 유가의 움직임을 다른 상품보다 잘 반영할 수 있었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지적이다. 원월물로 교체함에 따라 롤오버 비용이 추가로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삼성운용 측은 “WTI 선물가격이 지난 21~22일 -61.8% 떨어져지만 ‘KODEX WTI원유선물(H)’는 -40.8% 떨어지는 데 그쳤다”면서 “가격이 정상화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운용업계는 상승장에서 기대했던 것보다 수익을 얻진 못했지만 원금 전액 손실을 막기 위한 고육책이었다고 평가했다. 실제 삼성운용은 23일 공시를 통해 “추후 원유선물시장이 지속적으로 변경되는 국면에서는 지수의 변동분만큼의 수익률을 얻지 못할 수 있다”고 안내하면서 “추가 매수를 자제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시장 상황에서 원금 전액 손실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 당시로선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KODEX WTI 원유선물 ETF’의 다음 월물 교체는 5월 11일부터 15일(매월 5일째 영업일부터 9일째 영업일)에 이뤄진다. 기존대로라면 6월물이 7월물로 교체되면서 7월물에 약 50%가 넘게 담기게 된다. 유가 변동성이 지속한다면 보유 월물의 비중을 다시금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투자자 상담 등을 통해 소통을 지속하면서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다음달 롤오버 방식에 대해선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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