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C 카드 하나로 대출까지"…DSRV가 그리는 블록체인 기반 '네오뱅크'

[이데일리 정윤영 서민지 기자] 마다가스카르의 한 농촌 마을. 전기도, 인터넷도 닿지 않는 이 곳에서 한 농부가 NFC 카드를 단말기에 갖다 댄다. 짧은 신호음과 함께 비료 구매가 완료된다. 결제 뒤편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이동했다. 몇 년 뒤에는 같은 카드로 미국 투자자로부터 농사 자금을 빌리고, 수확 후 이를 상환하는 일도 가능해질지 모른다. 국내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DSRV가 그리고 있는 금융 인프라의 미래다. 최형규 DSRV 리서치센터장이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DSRV)최형규 DSRV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마다가스카르에서 구축한 금융 인프라는 은행 계좌나 스마트폰이 없어도 금융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출발점”이라며 “블록체인 인프라가 연결돼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현지 주민들이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DSRV는 지난해 8월부터 월드뱅크와 함께 마다가스카르 현지에서도 작동 가능한 블록체인 기반 바우처 시스템을 구축했다. 약 1000명의 현지 농부를 대상으로 진행된 파일럿 프로그램에는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와 오프라인 결제를 지원하는 NFC 바우처 카드가 활용됐다. DSRV는 올해 하반기 중 9만5000명 규모로 해당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DSRV는 이번 프로젝트를 단순한 결제 시스템 구축 사업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네오뱅크(Neo Bank)’로 확장하기 위한 첫 단계로 보고 있다. 네오뱅크는 미국·한국·일본 등 자본이 풍부한 국가의 자금을 금융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의 언뱅크드(Unbanked) 계층과 연결하는 금융 인프라다. 최 센터장은 향후 마다가스카르 농부가 미국 투자자로부터 블록체인 기반 P2P 대출을 받는 구조까지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농부는 스마트폰이나 은행 계좌 없이 NFC 카드만으로 금융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다. 그는 “현재는 결제 인프라를 구축한 단계지만, 추후에는 대출이나 이외에도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실제 사업화를 위해서는 현지 금융 라이선스가 필요하기 때문에 인허가 취득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최 센터장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DSRV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나. △김지윤 대표 등 공동창업자들은 블록체인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자연스럽게 알게 된 사이다. 당시 국내에서는 블록체인 사업을 한국 법인으로 하는 사례가 많지 않았다. 대부분 싱가포르 등 조세회피처에 본사를 두고 사업을 했다. 저희는 국내 규제 안에서 제대로 인프라 사업을 해보자는 문제 의식이 강했다. DSRV는 코인을 발행하지 않고, 지금까지 규제 친화적인 인프라 제공자가 되겠다는 목표로 8년째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초기에 벨리데이터로 시작했는데, 현재 DSRV 사업 방향성은. △DSRV는 ‘블록체인 인프라 제공자’다. 초기에는 밸리데이터 사업으로 출발했고, 이후 커스터디, 지갑, 결제 인프라 등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2024년 9월에는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를 마치며 제도권 안으로 편입됐다. 최근에는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한 결제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직접 결제 사업에 뛰어들기보다는 국내 결제 사업자, 카드사, PG사 등이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제공하려 한다. 소비자, 가맹점, 결제 사업자가 사용할 수 있는 관리자 포털과 정산 레이어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현재 비씨카드와 전략적 협력을 맺었고, 국내 주요 카드사나 결제 사업자와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SBI, 리플아시아와 한·일 규제 맞춤형 송금 인프라 공동 연구를 하고 있다. -최근 월드뱅크와 마다가스카르에서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바우처 시스템을 구축했다. 프로젝트 전반을 소개한다면. △마다가스카르는 인구의 약 70%가 농업에 종사하지만 상당수가 자본이 없어 영세하게 농업을 영위하고 있다. 씨앗, 비료, 장비를 살 돈이 없는 농부들이 많다. 월드뱅크는 2020년부터 ‘라이스 플러스(Rice Plus)’라는 프로젝트로 이들의 농업 시작을 지원해 왔다. 그런데 그동안은 종이 바우처로 지원을 하다 보니 바우처가 제대로 쓰이지 않거나 사회 인프라·금융 인프라 부족과 부정부패 등으로 인해 프로젝트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정부 입장에서도 월드뱅크 입장에서도 관리·감독이 어려운 구조였다. 이번에 저희가 한 일은 종이 바우처가 아니라 디지털 바우처, 그 중에서도 NFC 카드를 활용한 IT 인프라를 도입한 것이다. 블록체인만 쓴 게 아니라 기존 IT 기술(Web2)과 웹3 기술을 함께 활용했다. 한국에서는 너무 당연한 NFC 카드와 전자결제 인프라가 마다가스카르에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그 인프라를 처음부터 구축해 나가는 작업이었다. 현지 농촌에는 카드 결제 시스템이 없고 대부분 현금이나 문자메시지(SMS) 기반 통신사 E-머니로만 돈을 주고받는 수준이었다. 정전도 매우 잦고, 인터넷도 잘 터지지 않는다. 그래서 전기가 나가도, 인터넷이 안 돼도 결제가 가능해야 했다. 저희는 NFC 카드와 로컬 인프라 설계로, 한 번만 동기화가 되면 이후 오프라인에서도 결제가 이루어지고 나중에 한꺼번에 정산되는 구조를 만들었다. -블록체인 인프라는 어떤 식으로 활용됐나. △사용자 입장에서는 그냥 NFC 카드로 결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뒤에서는 블록체인 본연의 기술을 활용했다. 수혜 농민이 보조금을 받아 어떻게 활용했는지를 추적하고, 현지 공무원들이 시스템으로 즉시 확인하는 데 활용됐다. -이 프로젝트가 DSRV에 갖는 의미는. △DSRV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네오뱅크’ 콘셉트와 직결된다. 마다가스카르에서 구축한 NFC 기반 금융 인프라는 은행 계좌가 없어도 온라인 뱅킹이나 스마트폰이 없어도 금융 거래를 가능하게 한다. 장기적으로는 이 농부들이 블록체인 기반 네오뱅크를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마다가스카르 농부가 미국 투자자로부터 P2P 대출을 받는 시나리오를 생각하고 있다. 이때 농부에게 필요한 것은 NFC 카드 하나뿐이고, 스마트폰이 없어도 된다. 다만 이런 대출 사업을 실제로 하려면 현지에서 금융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 월드뱅크 쪽에서도 이번 프로젝트를 “처음으로 제대로 돌아가는 사례”로 보고 굉장히 만족해했고 마다가스카르 외 다른 아프리카 국가·다른 프로젝트로의 확장 협력도 논의 중이다. -앞서 제도권 금융사 대상의 금융 플랫폼 ‘DSRV 포탈’ 출시도 예고했다. DSRV 포탈은 어떤 서비스인가. △DSRV 포탈은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한 페이먼트 인프라를 중심으로, 토큰 발행·유통·관리 등 디지털자산 인프라 전반을 ‘A to Z 토탈 솔루션’으로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소비자·상점·페이먼트 사업자 각각이 쓰는 관리자 포탈을 제공하고 실제 결제 시 스테이블코인이 오가고 정산(세틀먼트)되는 레이어까지 저희가 인프라로 제공한다. 기술적으로는 현재 한국에서 논의되는 디지털자산 규제 안에서 다루는 대부분의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개발이 완료된 상태다. 다만 국내 규제가 아직 정비되지 않아 정식 출시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규제친화적인 범위 내 기능부터 선별적으로 오픈하려고 한다. 내부적으로는 해외에서 이미 논의되거나 서비스되는 영역까지 개발을 준비해두고 있다. 규제가 정비되는 즉시 빠르게 제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개발팀은 가능한 모든 방향을 준비 중이다. -USDC 발행사 서클과 파트너십을 맺었는데 향후 사업 방향은. △서클의 ‘서클 민트(Circle Mint)’ 서비스에 입점했다. 한국에서 외화를 송금하면 그 달러를 USDC로 전환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 반대로 고객이 보유한 USDC를 다시 달러로 바꿔 정산해 줄 수도 있는 구조다. 쉽게 말해 현실 세계의 피아트 달러와 블록체인 상의 USDC 사이를 오가는 ‘온·오프램프’ 인프라를 갖춘 것이다. 온·오프램프에서 ‘공식 발행처’를 통해 직접 USDC를 주고받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향후 국내 기관이나 기업이 무역대금 결제, 외국인 결제 정산 등에 USDC를 활용할 경우 DSRV 인프라를 통해 달러와 US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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