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초호황에 환율·금리 올라 서민 삶은 팍팍… 양극화 심화 ‘숙.....

경제의 속살반도체 호황이 환율·금리 등 거시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그에 따른 조치로 서민의 삶이 더욱 힘들어지는 상황에서 제도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6년 5월 경기도 수원 영통구 삼성전자 본사 모습. 연합뉴스전 국민으로부터 ‘부러움을 샀던’ 삼성전자 성과급 이슈가 일단락됐다. 24시간 365일 가동해야 하는 반도체 라인이 멈춰 설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정부는 긴급조정권을 무리하게 적용해서라도 파업만은 막으려 했다. 다행히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까지 참여해 만들어진 조정안으로 노사는 합의했다.메모리 사업부 임직원은 1인당 5억원의 성과급을 받게 됐다. 부럽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극단적 파업 상황을 막긴 했지만 여진은 남아 있다. 반도체 사업부와 나머지 사업부 사이의 갈등은 더욱 심해졌다. 반도체 사업부 내에서도 메모리와 비메모리 직원 사이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고개 든 분배 갈등삼성전자 성과급 논쟁은 반도체, 인공지능(AI) 광풍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예상하지 못한 막대한 이익 앞에 분배 갈등이 고개를 들었다. 왜 임직원만의 몫이냐, 협력업체도 나눠 갖자, 지역사회도 나눠 갖자 등의 얘기가 터져나왔다. 여기에 김영훈 장관이 불을 붙였다. 김 장관은 “삼성전자의 성공은 노사의 헌신적 노력에 국가와 지역사회의 지원이 더해진 결과이다. 사회의 지원이 결합해 이뤄낸 성과라면 재분배 역시 사회적으로 논의돼야 한다”며 ‘한국형 사회연대 임금’을 모색하자고 했다.삼성전자가 2026년 300조원의 이익을 내면 지방세를 포함한 법인세만 82조5천억원을 낸다. 이렇게 엄청난 세금을 내는데도 삼성전자는 눈치가 보이는지 사회 기여를 위해 5년간 5조원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그 첫 번째 행사로 제품 구매 고객에게 구매액의 최대 20%를 온누리상품권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2027년에 돈을 더 벌면 온누리상품권도 더 지급해야 할까. 삼성전자 성과급 논란이 어디까지 번질지 예측하기 힘들다.반도체 대호황은 여러 곳에서 낯선 풍경을 만들고 있다. 정부는 추가로 걷힐 ‘초과세수’를 두고 활용 방안을 고민한다. 예상에 없는 세금 수입이라 어떻게 쓰겠다는 계획도 없다. 규정대로라면 지방교부금을 정산하고 국가채무를 상환하는 데 쓰인다. 작은 규모라면 기준에 따라 처리하면 되지만, 그렇게 처리하기에 규모가 너무 크다.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국채 비율을 줄이는 건 쉬운 방법인데, 빚이 없는 게 절대 진리는 아니며 바보 같은 짓 중 하나”라고 말했다. 또 “미래세대를 위한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방향의 투자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그렇게 말했지만 실제로 예산안이 나오면 국가부채 비율 논쟁이 벌어질 것이다.해묵은 과제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논쟁도 대기 중이다. 초과세수의 약 20%는 자동으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배정된다. 지역에 있는 학생들도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취지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교부금이 학생 수와 상관없이 기계적으로 배정되다보니 그동안 지역 학생은 줄어드는데 예산은 계속 늘어나는 일이 발생했다. 학생 1인당 교육교부금은 2025년 1371만원으로 10년 전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학생 11명이 수학여행을 가는데 전세버스 4대를 부르고, 임직원 노트북을 사는 데 수십억원을 쓴 사례가 감사원 감사 결과 적발된 바 있다.급기야 학생들에게 그냥 나눠주자는 얘기도 나온다. 전국 16개 시도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후보 58명 중 40명은 학생들에게 돈을 나눠주는 현금 지원성 공약을 했다. 최소 10만원 현금 지급부터 매칭형 펀드로 5천만원까지 지원하는 공약도 있다. 지역화폐로 주거나 방과후학교 수강권을 약속하기도 했다. 공교육을 책임지는 교육감이 사교육비 2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공약도 있다. 안 그래도 말이 많은 지방교부금은 초과세수로 다시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삼성전자는 성장 성과를 국민과 함께 나누겠다며 그 첫 번째 행사로 제품 구매 고객에게 구매액의 최대 20%를 온누리상품권으로 지급하는 ‘국민과 함께, 삼성전자 감사 페스티벌’을 2026년 6월8일부터 4주간 진행했다. 연합뉴스환율도 문제다. 환율은 통상 국가 경제 위기 상황에 오른다. 지금 한국 경제는 누가 봐도 위기 상황이 아니다. 2026년 5월 수출은 877억5천만달러를 기록하며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2026년 들어 무역수지 흑자는 1천억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의 연간 최대 흑자는 2017년 952억달러였다. 5개월 만에 연간 최대 흑자를 넘어섰다.수출 실적이 역대 최고로 좋으면 환율은 내려가기 마련이다. 그런데 환율이 한때 1550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환율이다. 주가가 너무 올라 그렇다.통상 외국인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일정 비중으로 한국 주식에 투자한다. 그런데 한국 주식, 특히 반도체 주식의 주가가 너무 빨리 오르다보니 비중을 초과하게 됐다. 이를 조절하기 위해 주식을 매도하는데 2026년 들어 매도 규모가 115조원에 달한다. 환율이 오르면 수출기업에는 유리하지만 수입물가가 올라 국민 부담이 커진다. 반도체가 잘되는 건 좋은데 환율이 올라 국민의 삶이 팍팍해지는 것은 또 다른 문제가 된다.전례 없는 양극화금리도 문제다.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금리가 오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2026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2.6%로 대폭 올렸다. 3개월 전 OECD는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주요 20개(G20) 국가 중 두 번째 큰 폭으로 하향 조정했다. OECD도 반도체 광풍을 예상하지 못한 탓이다. 명목성장률 전망치는 무려 10.4%로 예상했다. 명목성장률이 10%를 넘어선 것은 2002년 이후 24년 만이다. 두 자릿수 성장률이라니, 믿기지 않는 수치다.성장률이 높은 것은 긍정적인 일이다. 그런데 성장률을 고려하면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 돈 많이 버는 반도체 기업은 나쁠 것이 없다. 번 돈을 예금에만 넣어도 금리가 올라 이자가 늘어난다. 하지만 금리를 올리면 중소기업, 서민의 어려움은 가중된다. 반도체 기업의 이익이 늘어나니 서민의 삶이 팍팍해지는 역설이 곳곳에서 일어난다.결국 양극화가 문제다. 양극화가 어제오늘 문제는 아니지만 이전에 경험해본 적 없는 양극화다. 일반적 양극화는 소득이나 자산 격차가 벌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양극화는 단순히 반도체는 잘 벌고 다른 데는 못 버는 정도를 넘어선다. 반도체 호황이 환율·금리 등 거시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그에 따른 조치로 서민이 더욱 힘들어지는 상황이 된다. 그러면 반도체 호황에 따른 초과세수를 서민을 위해 써야 하는 건 아닐까? 그런데 반도체로 번 돈을 서민을 위해 뿌리면 포퓰리즘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과거 반도체는 2~3년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을 오가는 경기 민감 업종이었다. 최근 AI 산업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가장 중요한 병목으로 메모리 반도체가 지목된다. 반도체 가격은 1년 만에 6~7배가 올랐다. 메모리 반도체를 확보하려는 빅테크 기업들은 삼성전자, 에스케이(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과 장기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경기와 무관하게 꾸준히 메모리가 이렇게 팔려나간다면, 즉 초과세수가 2~3년 만에 끝나는 게 아니라 더 장기화한다면 돈 많이 벌었다고 좋아만 할 문제는 아니다. 체질 변화에 따라 제도 변화가 수반되지 않으면 부작용이 클 수 있다.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소셜미디어에 “AI 인프라 공급망에서의 전략적 위치가 만든 초과이윤이 사회 내부의 케이(K)자 격차를 구조적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일부를 현세대의 사회 안정성과 전환 비용 완화에 사용하는 것 역시 단순한 분배가 아니라 체제 유지 비용의 성격을 갖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조적 초과이윤을 제도화하는 원칙에 ‘국민배당금’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국부펀드’를 내세웠다. 구 부총리는 “반도체로 벌어들인 돈을 그냥 배분하고 쓰는 데 그치지 않고 미래 자산으로 키우겠다. 투자를 해서 돈을 벌고 부를 넓히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겠다”고 강조했다. 한국형 국부펀드는 국내 기업에 집중투자를 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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