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 너머 ‘실전 설루션’ 무장…고난도 M&A 딜 메이커

M&A 라이징스타 - 법무법인 태평양곽규열·정재용·남원철 변호사 인터뷰 곽 “규제 변화 꿰뚫는 선제적 구조 설계” 정 “다층적 이해관계 푸는 접점 찾아야”남 “재무 안목·에너지 규제 전문성 겸비”법무법인 태평양의 정재용(왼쪽부터)·남원철·곽규열 변호사가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법무법인 태평양 제공]글자 그대로의 법률 계약서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현장의 영역이 있다. 최근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딜 메이커의 역량은 막판 협상 테이블까지 마주하는 돌발 변수를 얼마나 현실적으로 풀어내느냐에 따라 나뉜다. 셈법이 다른 당사자들을 설득할 대안을 제시하고, 보이지 않는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방어하는 안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복잡하게 얽힌 구조를 풀어내는 치밀함부터 까다로운 규제를 파고드는 설계, 우발채무를 잡아내는 안목까지 겸비한 전문가들이 있다. 활발한 현장 감각으로 빅딜을 연이어 성공적으로 클로징하며 자본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법무법인 태평양의 곽규열(사법연수원 42기)·정재용(사법연수원 42기)·남원철(변호사시험 5회) 변호사를 만났다.▶‘구조 설계와 선제적 대응’으로 거래 안정성 높이는 전략가=곽규열 변호사는 국내외 사모펀드(PEF) 및 전략적 투자자(SI)의 다양한 거래를 수행하며 고객사의 비즈니스 목표를 이해하고 동행하는 파트너이다. 계약 체결 이후부터 거래 종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행정·규제 절차를 촘촘하게 이끌며 거래 불확실성을 낮추는 자문역으로 업계의 신뢰를 받는다. 이런 역량을 바탕으로 그는 글로벌 PE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삼화 인수,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파라스파라 서울 인수, 크래프톤의 넵튠 인수 등 굵직한 자문을 수행해왔다.곽 변호사는 가장 기억에 남는 딜로 CVC캐피탈의 파마리서치 상환전환우선주(RCPS) 투자 거래를 꼽았다. 재무적 투자자(FI)를 넘어 글로벌 시장 확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성격이 결합된 거래였다. 상장사에 대한 RCPS 투자 구조 자체도 복잡했지만 외국환 규제, 상장사 공시 및 의무보유 이슈, W&I(진술 및 보장) 보험 구조 등 고차원적인 법적·실무적 과제들이 중첩된 딜이었다.그는 “글로벌 PEF 운용사와 국내 상장사 간 서로 다른 관행과 기대 수준을 조율하며 양측의 사업적 목표를 녹여낸 거래구조를 설계했다”며 “각 당사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과 현실적인 제약을 균형 있게 반영해 해결책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M&A 자문의 본질임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 거래였다”고 말했다.연세대의 에비슨케어 매각 자문 또한 변화하는 규제 환경에 맞춤형 대안을 제시한 대표 사례다. 당시 의료기관과 특수 관계에 있는 간접납품회사를 겨냥한 규제 강화 움직임이 본격화한 시기로 향후 사업 지속가능성이 최대 쟁점이었다. 대학 자산이라는 특성상 일반 기업 M&A보다 내부 의사결정과 규제기관 인허가 절차도 까다로웠다.하지만 곽 변호사는 초기 단계부터 주요 인허가 이슈와 예상 타임라인을 구조 설계에 선제적으로 반영해 거래 안정성을 확보했다. 그는 “규제 리스크와 상업적 이해관계를 조율하면서 잡음 없는 거래 결과를 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곽 변호사는 그동안 쌓아온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 진단도 내놓았다. 최근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기업의 기술력은 물론 자본시장 선진화에 따른 지배구조 개편과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한국 시장의 매력이 커진 만큼 규제 변화에서 오는 불확실성을 제어하는 자문 역량이 딜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짚었다.그는 “글로벌 투자자들은 단순 가격보다 거래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더 중요한 요소로 본다”며 “규제 변화 가능성과 투자금 회수(엑시트) 전략, 거래 후 운영 안정성 등을 통합적으로 고려한 구조를 설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현실적·조화로운 설루션’으로 다층적 이해관계 푸는 조율사=정재용 변호사는 다수의 랜드마크 딜을 완결 지으며 자본시장에서 입지를 굳힌 M&A 전문가로 통한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삼성전자의 프린팅설루션 사업부문 매각, SK의 쏘카 지분 매각 등을 자문한 바 있다. 최근에는 SPC그룹 계열사 빅바이트컴퍼니와 미국 멕시칸 패스트푸드 브랜드 ‘치폴레(Chipotle)’의 한국 합작법인(JV) 설립까지 성공적으로 성사시켰다.이러한 정 변호사의 활약은 ‘M&A는 복잡한 이해관계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형태로 풀어내는 것’이라는 철학에서 비롯됐다. 단순 법률적인 검토에 그치지 않고 딜의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자문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그의 역량은 최근 수행한 KKR의 SK에코플랜트 환경 자회사 인수 자문에서 두드러졌다. 해당 거래는 인수 대상 회사가 많았던 데다, 회사마다 사업 내용이 유사하면서도 미묘한 차이가 있어 검토해야 할 법적 이슈가 방대했다. 여기에 기업들이 여러 차례의 M&A를 거치며 SK에코플랜트의 자회사 구조로 묶이게 된 복잡한 내력까지 얽혀 있어 고난도 딜로 꼽혔다.그는 “자문사로서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아 이해당사자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짜내는 데 공을 들였다”며 “각자의 필요를 정확히 파악하고 합리적인 접점을 찾아내는 것이 핵심이었다”고 설명했다.크로스보더(국경 간 거래) 딜에서도 정 변호사의 자문 역량은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2019년 플랫폼 빅딜로 기록된 딜리버리히어로(DH)의 배달의민족 인수 자문을 담당했다. 당시 배달의민족은 B마트, 배민커넥트, 배민키친 등 기존 법령의 틀로 규정하기 어려운 신사업을 확장하던 시점이었다.인수자가 외국계 기업이었던 만큼 정 변호사는 공정거래·개인정보·식품위생·노무 등 다방면의 규제 리스크를 파악했다. 계약 체결과 거래 종결 사이의 시차가 길어 기존 실사 결과의 유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꼽히기도 했지만, 거래 종결 무렵 다시 한 번 실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를 해결했다. 매도인 측이 회사 창업자·임직원 그룹과 FI 두 축으로 나뉘어 있어, 이들 간의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협상을 이끌어내는 조율 작업도 그의 몫이었다.정 변호사는 “당시 규제 환경의 변화 가능성까지 예측해 다각도로 분석해야 했기에 난이도가 높았지만, 국내 스타트업이 글로벌 기업에 성공적으로 매각되며 벤처 생태계의 기념비적인 롤모델이 되는 과정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꼈다”고 소회를 밝혔다.▶‘기업재무 전문성과 에너지 규제 해법’ 겸비한 입체적 자문역=남원철 변호사는 재무와 사업을 아우르는 전문 지식과 에너지 분야 규제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빅딜을 매듭짓는 전략가이다. 미국공인회계사(AICPA) 자격 취득과 시중은행 여신심사본부 근무 등 자본시장의 최전선에서 역량을 다져왔으며, 법률 실사 과정에서 숨은 우발채무를 포착해내는 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발로 뛰는 현장형 자문을 지향한다는 점도 남 변호사만의 강점이다. 자문 기업이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사업을 할 때는 해당 제품을 직접 사용하거나 서비스에 가입해 볼 정도로, 투자자의 인수 목적을 현장 관점에서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공을 들인다.남 변호사는 가장 기억에 남는 거래로 KDB인베스트먼트의 대우건설 매각 자문을 꼽았다. 주니어 변호사 시절 구조 검토부터 입찰 주관, 매도자 실사, 계약 협상, 거래 종결까지 조 단위 빅딜의 전 과정을 주수행했던 사례다.이 같은 경험을 자양분 삼아 쌓아온 남 변호사의 전문성은 진입장벽이 높은 신재생에너지 투자 자문 영역에서 돋보인다. 일정 규모 이상의 신재생에너지 투자는 발전사업자의 경영권 변동 시 전기사업법에 따른 인가 절차가 필수적이라 규제 리스크가 높고, 실사 과정에서도 전기사업 및 부동산개발 관련 규제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경험이 요구된다. 특히 대규모 태양광 사업의 경우엔 개발이 진행되는 동안 경영권 변동 자체가 원칙적으로 불허되는 등 여러 제약이 뒤따른다.그는 이런 규제 환경을 고려해 고객사 상황에 맞는 합리적인 거래구조와 일정을 제시하며 안정성을 확보해왔다. 이를 토대로 KKR의 SK이터닉스 인수를 비롯해 브룩필드, 블랙록 등 글로벌 하우스의 국내 재생에너지 투자 건을 성공적으로 자문하거나 이들 기업의 인수 후 사업 자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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