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6년간 담합한 대한제분 등 제분사 7곳에 과징금 6710억원 ...

담합 후 밀가루 가격 최대 74% 올라...20년 전 제재에도 담합 대한제분 등 7개 제분사가 지난 2019년부터 6년간 제면업체·제과업체 등에 판매하는 밀가루 공급가와 물량을 합의(담합)한 혐의로 6710억4500만원에 달하는 과징금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심의한 담합 사건 과징금 중 역대 최대 규모다. 공정위는 “제분사들이 지난 2006년 담합으로 한 차례 제재를 받고도 재차 담합을 했고 지난 2022년 6월~2023년 2월 정부의 물가 안정 사업 기간에 보조금을 수백억원 받고도 담합을 지속하는 등 법 위반 정도가 중대하다”고 했다.[자료]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제분사 7곳, 6년간 24차례 가격·물량 담합 공정위에 따르면, 7개 제분사(대한제분·CJ제일제당·사조동아원·삼양사·대선제분·삼화제분·한탑)는 국내 B2B(기업 대 기업 판매) 밀가루 판매시장에서 87.7%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과점사업자다.공정위는 “2018년 11월쯤 대한제분이 점유율 확대를 목적으로 최대 수요처인 농심에 견적을 제출하면서 가장 낮은 금액을 제출했고, 경쟁사인 사조동아원이 파격 할인 행사를 하면서 19년부터 국내 제분사들 간 경쟁이 격화됐다”고 했다. 이후 19년 11월쯤 대한제분, CJ제일제당, 사조동아원 등 시장점유율이 높은 상위 3사 대표자급 임원들과 삼양사 임직원이 식당에서 회합하면서 담합이 형성됐다는 것이다.지난 5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밀가루. /뉴스1 제분사들은 지난 2019년 1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약 6년간의 담합 기간 동안 총 24차례에 걸쳐 가격 인상·인하 폭과 그 시기 등을 합의하거나, 거래처에 공급하는 밀가루 물량·공급 순위 등을 합의하고 이를 실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농심, 팔도 등 대형 수요처 대상 밀가루 공급 가격 및 물량 담합이 19차례였고, 중소형 수요처 및 대리점 등 전 거래처 대상 밀가루 공급 가격 담합 5차례이다.공정위에 따르면, 이들은 담합 기간 중 대표자급 회합 및 실무자급 회합을 55회 열었고, 각 제분사 영업본부장 이상 대표자급 회합을 통해 큰 틀의 합의를 한 후 영업팀장 등 실무자급 회합을 통해 합의 내용을 구체화했다. 또한 개별 합의 당시 상황과 필요에 따라 상위 3개사만 회동하거나 4개사(상위 3개사+삼양사), 7개사 전체가 회동하는 등 형태도 다양했다.정부 물가 안정 보조금 471억원 받고도 담합 일반적으로 밀가루 가격은 국제 원맥 시세 및 환율에 크게 좌우된다. 이들 제분사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수입 원맥 시세 상승기에는 원가 상승분을 최대한 신속하게 판매가격에 반영하기 위해 거래처들에 대한 가격 인상폭과 그 시기 등을 합의했다. 또한 2023년 이후 수입 원맥 시세 하락기에는 원가 하락분을 최대한 늦게 판매가격에 반영하는 식으로 가격 인하 폭과 그 시기 등을 합의했다.공정위 관계자는 “정부는 국제 원맥 시세 상승 기간 물가 안정 차원에서 이들 제분사에 총 471억원의 가격 안정 지원 사업 보조금을 지급했지만 제분사들은 이 사건 담합을 중단하지 않고 지속했다”고 했다.그래픽=조선디자인랩 오어진 공정위는 이 같은 담합으로 담합 기간 밀가루 가격이 최대 74%까지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담합 기간 중인 2022년 9월쯤에는 밀가루(중력분) 평균 판매 가격이 담합 시작 당시(2019년 12월)에 비해 제분사별로 최소 약 38%에서 최대 74%까지 상승한 것이다. 또한 담합으로 인해 국제 원맥가 상승 시기에는 제분사들의 밀가루 판매 가격이 최대 수준으로 신속히 인상됐지만, 원가 하락기에는 최소 수준으로 느리게 인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 사건 담합에 가담한 상위 3개사와 하위 3개사 모두 공동 행위 이전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크게 개선되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했다.공정위는 7개 제분사에 총 6710억4500만원 과징금을 부과했다. 업체별로는 사조동아원 1830억9700만원, 대한제분 1792억7300만원, CJ제일제당 1317억100만원 등이다. 또한 법 위반 행위 금지 명령, 독자적 가격 재결정 명령 등 시정 명령도 내렸다. 제분사별로 담합 이전 경쟁 질서를 회복하는 수준으로 밀가루 가격을 다시 결정하고 그 근거와 결과를 보고하도록 했고, 향후 3년간 밀가루 가격 변경 현황을 연 2회 공정위에 서면 보고해야 한다.공정위는 앞서 올해 1월 검찰 고발 요청에 따라 제분사 7곳 및 담합에 가담한 임직원 총 14명에 대해 고발 조치를 완료했다.농림축산식품부는 “밀을 수입하여 제분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변동금리로 1년간 자금을 융자해주는 경영안정자금 지원 대상에서 해당 업체들을 제외하고 매월 밀가루 가격을 모니터링하는 등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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