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Next]담합 식품사 작년 '적자행진'…1兆 과징금 '선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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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2401억·삼양사 4115억 등작년 재무제표 과징금 확정치·예상치 담아공정거래위원회가 설탕과 밀가루, 전분당 등 가격 담합 조사를 진행한 식품 업체를 대상으로 제재 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해당 업체들이 1조원 이상의 과징금을 지난해 실적에 선반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4000억원 수준으로 확정된 설탕 과징금과 달리 밀가루와 전분당의 경우 보수적으로 반영한 만큼 상반기 중 확정되면 올해 수익성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2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공정위의 3개 품목 가격 담합 조사를 받은 식품 업체들이 사업보고서 등을 통해 공개한 과징금 및 과징금 예상액 규모는 약 1조400억원으로 집계된다. 공정위는 지난해부터 이달 초까지 설탕, 밀가루, 전분당 가격 담합 의혹을 제기하고 제당 3사, 제분 7사, 전분당 4사 등 총 1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해왔다. 이 중 설탕은 지난달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확정, 부과했고 밀가루와 전분당은 조사를 마친 뒤 과징금 부과 여부와 규모 등을 검토하고 있다. 대상 기업 10곳 중 8곳이 보고서를 공개했으며 이 중 6개 업체가 기타 충당부채 등으로 과징금을 반영했다.'식품업계의 맏형'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유동 기타충당부채' 항목으로 2401억원을 기재했다. 여기에는 지난 12일 공정위가 기업 간 설탕거래 담합 행위에 대해 부과한 과징금 1383억원이 포함됐다. 당초 공정위가 CJ제일제당에 부과한 과징금 규모는 1506억원으로 알려졌으나 담합에 해당하는 매출액이 조정되면서 1383억원으로 내려갔다.유동 기타충당부채 중 확정 과징금을 제외한 1018억원은 지난달과 이달 조사가 마무리된 밀가루, 전분당 과징금 예상액을 선반영한 금액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해당 건은 아직 진행 중이라 과징금 규모를 정확히 예상하기가 어려워 설탕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이 과징금 예상치 전액은 아니라는 점을 참고해달라"라고 설명했다. 충당부채 전입액이 기타영업외 비용으로 분류되면서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영업이익은 별도기준 1856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으나 5896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10개 업체 중 가장 큰 규모의 과징금을 재무 반영한 업체는 삼양사다. 삼양사는 설탕 담합 관련 과징금 1302억원을 확정받았으며, 밀가루와 전분당 관련한 조사를 받은 상태다. 삼양사는 사업보고서상 공정위 과징금을 유동 미지급비용과 유동 기타충당부채로 총 4520억원을 기재했다. 이는 전기(451억원)보다 10배 증가한 규모다. 항목 특성을 고려할 때 확정 통보된 설탕 담합 관련 과징금 1302억원은 미지급비용으로, 제재 검토 대상에 이름을 올린 밀가루, 전분당에 대한 과징금 예상금이 기타충당부채로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양사의 유동 기타충당부채는 2024년 0원에서 지난해 2813억원으로 늘었다.예상보다 큰 과징금 규모에 삼양사는 지난해 1117억원의 영업이익(연결 기준)을 기록했으나 3024억원의 당기순손실(연결 기준)을 피할 수 없었다. 삼양사는 과징금 부과 이후인 지난 19일 운영자금 등을 조달하기 위해 2000억원을 단기차입하기로 결정했다. 삼양사 측은 "향후 공정위 최종 결정에 따라 (과징금 반영) 금액이 변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전분당 판매 가격 담합 기업으로 조사받은 대상은 '그 밖의 기타충당부채' 항목으로 3753억원을 기재했다. 그러면서 "공정위로부터 부당 공동행위에 대해 조사를 받고 있으며 과징금 예상액을 충당부채로 계상했다"고 밝혔다. 대상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조4013억원, 영업이익 1693억원을 기록했으나 충당부채 영향으로 303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게 됐다.대한제당도 공정위의 과징금 제재 금액인 1274억원을 기타충당부채로 기재했다. 이로 인해 대한제당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478억원이었으나 52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밀가루 담합 조사를 받은 대한제분과 사조동아원은 각각 944억원, 1673억원을 기타충당부채로 올리고 "공정위 조사와 관련해 추정되는 과징금을 충당부채로 인식했다"고 설명했다.반면 밀가루 담합 조사를 받은 업체인 한탑과 대선제분은 보고서에 "현재는 공정위 의결 전이라 과징금 부과 여부를 포함한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향후 조사 및 재판 결과에 따라 재무 상태 및 경영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로서는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없다"고 기재했다.과징금 예상치를 반영한 식품 업체들은 공정위의 심사보고서를 바탕으로 선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지난달 말 제분사 7곳에, 이달 초 전분당 제조사 4곳에 담합 의혹 관련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공정위는 제분사 7곳이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6년에 걸쳐 반복적으로 밀가루 판매 가격과 물량 배분 담합을 벌인 것으로 판단했다. 이번 담합으로 영향을 받은 관련 매출액은 5조8000여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전분당과 관련해서도 4개사가 2018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7년6개월에 걸쳐 반복·조직적으로 전분당 판매 가격을 담합, 이로 인해 6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공정위는 보고 있다.과징금은 관련 매출액의 최대 20%까지 부과할 수 있다. 제분 7개사는 최대 1조1600억원, 전분당 4개사는 최대 1조2400억원 과징금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설탕의 경우 매출액의 15%가 과징금으로 부과됐다. 공정위는 올해 상반기 중 밀가루와 전분당 담합 관련 제재 조치를 부과할 계획이다.이 때문에 올해 연간 실적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공정위 과징금은 처음 부과된 뒤 각종 절차를 거쳐 그 규모가 다소 줄어드는 편"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번엔 조사 속도도 빨랐고 규모도 적지 않은 상황이라 기업에 큰 타격이 되는 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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