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리그 낙인’ 공포 커지는 코스닥, 세그먼트에 엇갈린 시선

상장사 반응 냉랭…“코스닥 정체성 간과한 정책”비우량 기업 낙인에…서열화·양극화 불가피유동성 위축 우려도…승격·강등 기준 명확해야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데일리안 = 서진주 기자] “코스닥 활성화와 신뢰 회복을 위해 내놓은 정책 처방이 오히려 코스닥의 정체성을 흔들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시장을 1·2부로 나누는 ‘세그먼트(시장 등급 구분) 및 승강제’ 카드를 꺼내 들면서 코스닥 상장사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부실·한계 기업을 걸러내고 기관 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조치지만, 정작 코스닥 상장사들은 성장 기업에 대한 낙인과 서열화·양극화를 우려하는 모습이다.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일부 부실·한계 기업이 코스닥 시장의 저평가를 초래하고 있다고 판단해 우량기업을 별도 세그먼트로 분류하는 ‘코스닥 셀렉트(가칭)’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구체적으로는 코스닥 시장을 일정 기준에 따라 ▲셀렉트(가칭) ▲스탠다드 ▲관리군 총 3개 리그로 나누고, 시가총액과 실적·지배구조 등에 따라 승격과 강등이 이뤄지는 것을 허용하는 게 골자다.거래소는 오는 9~10월 또는 4분기 세그먼트 제도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코스닥 시장 활성화와 신뢰도 강화, 우량 기업 중심의 투자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무엇보다 기관 투자자 수요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우량 기업을 별도로 선별하는 만큼, 이를 기반으로 한 지수 개발로 연기금 등 기관 자금 유입 기반이 넓어질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최지우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는 “코스닥에서 적절한 투자처를 가려내기 어렵다는 기관 투자자 의견이 있었다”며 “옥석 구분을 통해 혁신 기업은 성장하고, 투자자는 믿고 투자하는 시장을 구현하겠다”고 말했다.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코스피 이전이 성장 기업의 자연스러운 선택지였다면, 현재는 코스닥 내에서 대표 기업으로서 기관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라고 진단했다.하지만 코스닥 상장사들의 반응은 차갑다.코스닥이 정보통신(IT)·바이오 등 성장성이 높은 중소·벤처 기업들의 자금 조달과 혁신 기업·벤처 기업의 성장 사다리 역할을 위해 개설된 시장이라는 점을 간과한 정책이라는 게 상장사들의 지적이다.코스닥 상장사 상당수가 현재의 실적보다 미래 성장성을 평가하는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시장에 입성한 만큼, 일률적인 우량 기업 선별이 코스닥 본연의 역할과 충돌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코스닥 시장 내 서열화를 고착화하고, 셀렉트에 속하지 못한 기업을 ‘비우량’ 기업으로 낙인해 ▲양극화 심화 ▲기업가치 저평가 ▲유동성 부족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코스닥 상장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코스피와 코스닥의 온도차가 뚜렷한데, 코스닥 내에서도 리그를 나누게 되면 셀렉트 기업에만 그나마 남아있는 투자자 관심이 향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일부 대형주를 제외하면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이 급격히 감소하는 점도 문제다.세그먼트 제도가 시행될 경우, 기관·외국인 자금이 셀렉트 종목에 집중되면서 나머지 기업들의 유동성이 더욱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일방적인 규제 기준을 들이대면 모험자본 유입과 기술 혁신이 핵심인 코스닥에 ‘낙인 효과’만 초래할 수 있다”며 “우량 기업을 선별하는 기준, 세그먼트 승격·강등 기준 등이 명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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