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는 저인망식 코인 규제…특금법 시행령 독소조항 빼야”

“전례 없는 저인망식 코인 규제…특금법 시행령 독소조항 빼야” [디지털자산 길을 묻다]김태일 디지털금융범죄대응연구소 이사장내달 확정 특금법 시행령·규정 개정안, 트래블룰 강화안 수정해야100만원 미만까지 트래블룰 전세계 유례 없어, 부작용 커질 우려기본법 없이 특금법 규제 강화 우려,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필요 등록 2026-06-07 오전 9:00:04 수정 2026-06-07 오전 9:00:04 가 가 페이스북 트위터 메일 프린트 KAKAO URL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저인망 그물로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을 긁는 ‘일률적 규제’가 아니라 국제기구에서 권고한 위험기반접근(RBA·Risk-Based Approach) 원칙에 근거한 ‘맞춤형 규제’로 갔으면 합니다.” 김태일 디지털금융범죄대응연구소 이사장(코어시큐리티 CEO)은 최근 서울 송파구 집무실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추진 중인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령·감독규정 개정안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2011년에 보안 기업 코어시큐리티를 창업한 김 이사장은 매년 국세청, 관세청, 경찰, 검찰을 상대로 자금세탁 방지를 비롯해 가상자산 범죄 수사기법 등을 교육하는 IT 보안 전문가다. 앞서 FIU는 가상자산 자금세탁 방지를 강화하는 취지로 지난 3월30일부터 지난달 11일까지 특금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와 감독규정 개정안 규정 변경예고를 했다. 개정안에는 △1000만원 이상 거래 의심거래보고(STR) 의무 확대 △고객확인(KYC) 정보 검증 의무 강화 △트래블룰 적용 범위 확대 등이 담겼다. 관련해 5대 원화 거래소(두나무·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한국핀테크산업협회(핀산협) 등은 과도한 규제라는 입장을 FIU에 전했다. 이에 FIU는 국내 사업자가 1000만원 이상의 가상자산 해외 이전거래를 할 때마다 보고하는 방안을 자율 리스크 관리 방식으로 완화했다. (참조 이데일리 6월5일자 FIU “1000만원 이상 가상자산 해외 이전거래 의무보고→자율 관리로”) 다만 국내 사업자 간 100만원 이상 가상자산 이전 시에만 적용되던 트래블룰 적용 범위를 100만원 미만 거래까지 확대하는 방침은 예정대로 추진된다. 트래블룰(Travel Rule)은 가상자산을 송금할 때 거래소가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신원정보를 서로 공유하도록 의무화한 규정으로 ‘코인판 실명 송금제도’다. 가상자산은 지갑 주소만 보이고 송수신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기 어렵기 때문에 도입된 것이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2019년에 은행처럼 가상자산에도 트래블룰 적용을 권고했다. FATF는 기준선으로 1000달러(원화 약 150만원)를 제시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2022년부터 권고안보다 강화된 100만원 이상 거래에 트래블룰을 시행했다. 이어 이번에는 100만원 미만 거래에도 이를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참조 5월14일자 <1원만 보내도 검증한다는 韓…FATF “1000달러 트래블룰 규제국가도 제한적”>) 김태일 디지털금융범죄대응연구소 이사장(코어시큐리티 CEO)은 최근 서울 송파구 집무실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추진 중인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령·감독규정 개정안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2011년에 보안 기업 코어시큐리티를 창업한 김 이사장은 매년 국세청, 관세청, 경찰, 검찰을 상대로 자금세탁 방지를 비롯해 가상자산 범죄 수사기법 등을 교육하는 IT 보안 전문가다. (사진=코어시큐리티)관련해 김태일 이사장은 3가지 우려를 제기했다. 우선 과도한 규제라는 입장이다. 그는 “100만원 미만 거래까지 트래블룰을 적용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전례 없는 규제”라며 시행령·규정 개정안의 독소조항이라고 우려했다. 둘째로는 실효성이다. 김 이사장은 “지금 가상자산 범죄자들은 탈중앙 거래소를 이용하고 있다”며 “탈중앙 거래소가 아닌 국내 원화거래소에 트래블룰을 강화한다고 해서 자금세탁 방지에 큰 실효성이 있는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셋째로는 부작용이다. 김 이사장은 “정상 거래까지 모두 데이터에 포함되면 분석해야 할 정보량이 급증하고 그 안에서 진짜 의심거래를 가려내는 작업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사업자 부담은 커지고 수많은 노이즈 속에 진짜 중요한 시그널은 묻히게 된다”고 꼬집었다. 이 때문에 김 이사장은 FATF가 권고하는 위험기반접근(RBA·Risk-Based Approach) 방식의 규제 필요성을 제기했다. RBA 원칙은 무분별한 일률적 규제가 아니라 실제 자금세탁 위험 수준에 따라 맞춤형 규제를 하는 방식이다. 현장을 살펴서 위험이 큰 곳은 더 엄격하게, 위험이 작은 곳은 덜 엄격하게 하는 탄력적인 규제 방식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특히 김 이사장은 근본적인 해결책은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디지털자산 시장의 근간이 되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없고 시장을 규제하는 법(특금법)만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은 디지털자산을 전반적으로 규율하는 법이 없다 보니 불투명한 규제로 인한 규제 리스크가 크다”며 입법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음은 김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특금법 시행령에 대한 입장은. △특금법 시행령은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 물론 FIU 입장에서 보면 이해는 된다. FIU는 게이트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밖(해외거래소)은 못 보지만 들락날락하는 것은 철저히 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사업자 간 100만원 이상 가상자산 이전 시에만 적용되던 트래블룰 적용 범위를 100만원 미만 거래까지 확대하는 건 부작용이 우려된다. 이같은 수준의 규제는 전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규제다. 사업자 부담은 커지고 수많은 노이즈 속에 진짜 중요한 시그널은 묻히게 된다. 모든 거래를 보고 대상으로 삼을 경우 실제 문제가 되는 신호를 포착할 가능성이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정상 거래까지 모두 데이터에 포함되면 분석해야 할 정보량이 급증하고 그 안에서 진짜 의심거래를 가려내는 작업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FIU에 보고되는 데이터는 늘어나는데 FIU가 이것을 꼼꼼히 분석할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지도 불투명하다. -트래블룰 확대는 가상자산 자금세탁 범죄를 막는 효과를 고려한 것 아닌가. △범죄자들이 가상자산을 선호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가상자산 범죄자들은 탈중앙 거래소를 이용하고 있다. 탈중앙 거래소가 아닌 국내 원화거래소에 트래블룰을 강화한다고 해서 자금세탁 방지에 큰 실효성이 있는 게 아니다. 오히려 불편함만 커질 수 있다. 100만원 미만까지 트래블룰을 적용하는 전례 없는 규제에 대한 편익 분석을 해봤으면 한다.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 위치한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 (사진=연합뉴스)-이같은 문제를 어떻게 개선해야 하나. △FIU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권고한 위험기반접근(RBA·Risk-Based Approach) 원칙에 따랐으면 한다. RBA 원칙은 무분별한 일률적 규제가 아니라 실제 자금세탁 위험 수준에 따라 맞춤형 규제를 하는 방식이다. 현장을 살펴서 위험이 큰 곳은 더 엄격하게, 위험이 작은 곳은 덜 엄격하게 하는 탄력적인 규제 방식이다. -RBA 원칙을 꼭 따라야 하나. △RBA 원칙은 정말 중요하다. 자원을 효율적으로 써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분석할 인원,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은데 사업자로부터 수많은 데이터만 보고 받고 쌓아둔다면 실효성이 있을까. 저인망 그물로 가상자산 시장을 긁어서 하는 방식은 과학적이지 않다. 지금 FIU가 특금법 시행령을 통해 가려는 방식은 RBA 원칙을 적용하지 않고 규제 일변도로 조이는 방식이다. FIU가 규제의 효율성, 실효성을 따져서 좀 더 차분하게 갔으면 한다. 그리고 가상자산의 풍선효과도 고려했으면 한다. 우리나라가 가상자산 규제를 너무 강하게 하면 자본은 규제가 느슨한 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우리나라 안에서 관리하면 산업에도 긍정적 효과가 있고 가상자산 데이터도 가지게 된다. 하지만 규제가 너무 강해서 자본이 해외로 나가게 되면 산업도 데이터도 모두 잃게 된다. 한서희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지난달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자금세탁방지(AML) 규율체계와 한국 특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