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 폭탄 가능성 제로”라던 국민연금…다음 날 코스피 폭락에 ‘...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7월 리밸런싱 매도 폭탄설’을 정면 반박한 지 하루 만에 코스피가 7% 넘게 폭락했다. 폭락의 직접 원인은 미국발 반도체 쇼크였지만, 시장 불안이 극에 달한 시점에 연기금 수장이 내놓은 ‘조롱 섞인 반박’이 적절했느냐를 두고 뒷말이 나온다.김 이사장은 지난 7월 1일 ‘국민연금 리밸런싱과 74조 매도 폭탄의 진실’이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에서 “74조원이라는 수치부터 틀렸다. 언제부터 애널리스트가 ‘점쟁이’ 노릇을 하게 됐는지 의아하다”며 “국민연금이 리밸런싱에 들어가더라도 ‘폭탄’이 될 가능성은 제로”라고 단언했다. “매도 폭탄을 거론하며 과도한 공포를 조장해 클릭 장사를 하는 일부 비전문가의 주장이나 언론 보도에 휘둘리지 말라”고도 했다. 국내 주식 리밸런싱 유예가 6월 30일 종료되고 7월부터 재개되면서 증권가에서 최대 수십조원대 매도 필요 물량 추정이 잇따르자 직접 진화에 나선 것이다.공교롭게도 바로 다음 날인 7월 2일, 미국 반도체주 급락 여파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반 급락하며 코스피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지수는 7% 넘게 빠지며 7700선이 무너졌다. 하락의 방아쇠는 마이크론 등 미국 반도체지수 급락이었지만, “폭탄 가능성 제로”라는 호언장담이 무색해진 모양새다.발언의 ‘결’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는 따로 있다. 대신증권은 6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을 약 30%로 추정하며 허용 범위(26.8%)까지 낮추려면 약 57조원 매도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74조원’이라는 숫자도 신영증권이 코스피 9000 기준 매도 필요 규모를 최대 74조4000억원으로 추정한 시나리오에서 나온 것으로, 허무맹랑한 창작물이라 보기 어렵다. 정작 김 이사장 본인도 “국민연금의 전략을 역이용하는 세력이 이익을 취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자세한 것은 공개할 수 없다”며 판단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 숫자는 감춘 채 시장의 추정만 ‘점쟁이’라 깎아내린 셈이다.한 증권 업계 관계자는 “연기금 수급이 하반기 최대 변수인데 시장 우려를 조롱으로 받은 건 공공기관 수장답지 않다”고 말했다.[노승욱 기자][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67호(2026.07.08~07.14일자) 기사입니다][Copyright (c) 매경AX.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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