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더 담은 캐피털그룹…외국계가 본 건 담뱃값 아닌 주주환원

담뱃값 인상론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KT&G를 둘러싼 시장 해석도 엇갈리고 있다. 가격 인상이 현실화하면 담배 수요 위축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그럼에도 외국계 자금은 KT&G 지분을 오히려 늘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외국계가 담뱃값 변수보다 압도적인 주주환원 정책과 국내를 넘어선 해외 담배 사업 성장성에 더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담뱃값 인상론 재점화…수요 위축·세금 구조가 변수3일 업계에 따르면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전자담배와 가향담배, 합성니코틴에 대한 대응 필요성을 언급하며 가격정책과 비가격정책을 모두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담뱃값은 2015년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오른 뒤 11년째 동결돼 있다. OECD도 한국의 담뱃세와 담배 소매가격이 낮은 편이라며 증세 필요성을 권고한 바 있다.KT&G 초슬림 담배 ‘에쎄(ESSE)’ / 사진 제공 = KT&G다만 담뱃값 인상을 곧바로 KT&G 호재로 보기는 어렵다. 가격이 오르면 흡연자 이탈이나 전자담배 전환이 늘어 국내 궐련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현재 4500원짜리 궐련담배 한 갑 가운데 세금과 부담금은 3323원으로 전체 가격의 73.8%를 차지한다. 세금 인상만 이뤄질 경우 제조사 몫은 그대로인데 판매량 감소 부담만 커질 수 있는 구조다. 반대로 정부 주도 가격 인상 국면에서 KT&G가 자체 순매출단가(ASP)를 함께 올리면 원가 부담을 일부 방어할 여지도 있다.과거 사례를 보면 불안 요소가 남는다. 2005년 담뱃값 인상 당시 소비자가격 인상분과 세금 인상분의 차이는 45원에 그쳤고, 국내 궐련 판매량이 전년 대비 27% 줄면서 KT&G 별도 영업이익은 33.7% 감소했다. 반면 2015년에는 그 차이가 242원으로 커졌고, 판매량 감소에도 마진율 개선이 실적에 기여했다. 결국 핵심은 담뱃값이 오르느냐보다 인상분 가운데 세금을 제외하고 제조사와 유통망에 남는 몫이 얼마나 되느냐다.캐피털그룹 또 샀다…외국계가 꽂힌 주주환원이런 내수 불확실성 속에서도 외국계 자금은 KT&G를 공격적으로 담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캐피털그룹은 지난달 30일 기준 KT&G 주식 852만 8191주를 보유해 지분율이 8.22%로 올랐다고 공시했다. 한 달 새 104만 1651주를 장내에서 추가 매수한 것이다. 블랙록, 퍼스트이글, 싱가포르투자청 등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장기투자 성향의 운용사 매수세까지 더해지며 KT&G의 외국인 지분율은 52.2%를 넘어섰다.KT&G 주주환원 확대 추이/챗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KT&G의 총주주환원 계획 금액은 2018~2020년 1조8700억원, 2021~2023년 2조7500억원, 2024~2027년 3조7000억원으로 확대됐다.특히 돋보이는 것은 자사주 소각이다. 해외 주요 담배 기업들은 자사주를 M&A 재원으로 남겨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리스크를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KT&G는 올해 초 상장사 중 선제적으로 발행주식의 9.5%에 달하는 1100만주 전량 소각을 단행했다. 이후 누적 소각률은 22.4%를 기록하며 '2027년까지 20% 이상 소각'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배당 매력도 하반기로 갈수록 더 커질 전망이다. 2025년 기준 주당배당금은 6000원으로 전년보다 600원 늘었고, 총주주환원율도 108.9%를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등 주요 해외 공장 증설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연간 설비투자(CAPEX) 부담이 줄어들어, 하반기 잉여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한 추가 배당 확대 가능성도 거론된다.국내보다 커진 해외 궐련…담배세 영향도 낮아지나해외 궐련 성장 역시 외국계 매수의 든든한 배경이다. 해외 판매분은 국내 담뱃세 직접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는 데다, 해외 사업 비중 자체도 커지고 있다. KT&G의 2025년 해외 궐련 매출은 1조8775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가까이 늘었고, 전체 궐련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도 54.1%로 사상 처음 국내 궐련을 넘어섰다. 궐련 매출 기준으로는 절반 이상이 국내 내수 변수에서 벗어난 셈이다.해외 성장은 단순 물량 확대를 넘어 ASP 상승과 제품 믹스 개선이 동반된 질적 성장에 가깝다. 2020년부터 2025년까지 해외 궐련 매출은 연평균 26% 증가했다. 판매량은 352억개비에서 652억개비로 늘었고 ASP도 연평균 11% 상승했다. 카자흐스탄과 인도네시아 공장 등을 통해 글로벌 생산 비중을 2023년 18%에서 2025년 30%, 장기적으로는 50%까지 확대할 계획이라 물류비 절감을 통한 추가 수익성 개선 여지도 크다.KT&G 관계자는 "캐피털그룹 등 장기투자 성향이 강한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지분 확대는 회사의 성장성과 펀더멘털 경쟁력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사업 중심의 이익 성장과 주주환원의 선순환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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