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국 회장, 한미약품 경영권 승기 놓쳤다…엑시트 키도 쥔 '4자연합....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인 신동국 회장(29.83%)이 오너일가와의 경영권 지분 싸움에서 밀려났다. 최근 그는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해 차남인 임종훈 대표의 지분 매입을 시도했으나, 이러한 행보가 오히려 독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임 대표가 제3의 기관에 일부 지분을 매각하면서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등 모녀 측과 뜻을 함께할 것을 공식화해서다.문제는 한미사이언스의 시장 물량이 제한적인 만큼 신 회장이 추가 지분을 매집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남은 선택지도 엑시트로 좁혀졌으나 4자연합의 '우선매수권' 계약 체결로 인해 그의 지분 가치도 이들 손에 달려있다. 이처럼 지분을 사는 것도, 파는 것도 난관이 예상되는 만큼 신 회장으로서는 진퇴양난 딜레마에 놓이게 됐다. 임종훈 대표, 경영권 분쟁 불씨 차단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임종훈 대표는 한미사이언스 보통주 170만9788주(2.50%)를 나우아이비 22호 펀드에 장외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모녀 측과 창업주의 뜻을 이어간다는 입장문을 냈다.이처럼 임 대표가 모녀 측의 손을 잡으면서 신 회장을 중심으로 재점화할 가능성이 높았던 경영권 분쟁 불씨를 사전에 차단했다. 그간 임 대표는 신 회장의 경영 개입과 성추행 비호 사건, 원가 절감을 위한 중국산 원료 변경 압박 등을 지켜본 만큼, 지분 매입 의지가 강한 그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보인다. 이날 기준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29.83%)이다. 이어 라데팡스파트너스(9.81%), 임주현 부회장(8.30%), 송영숙 회장(3.38%)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2.59%) 순이다. 이 밖에 국민연금공단은 10.00%, 임성기재단과 가현문화재단은 6.09%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신 회장과 대척점에 있는 이들의 합산 지분율은 40.17%에 달한다. 특히 국민연금 경우, 기업가치 훼손 측면에서 '성추행 비호' 사건 등에 연류된 신 회장 측에 서기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 과거 한미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을 두고 한미 오너일가간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을 당시에도 국민연금은 모녀 측의 손을 잡았다. 국민연금은 "연구개발(R&D) 등 장기적인 주주가치를 보고 판단한 결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딜레마에 빠진 신동국…매집도 매각도 쉽지 않다결과적으로 신 회장은 대척점에 선 이들과 지분 격차가 약 10%까지 벌어지게 됐다. 다만 그가 한미사이언스의 지분을 추가 매입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다. 현재 한미약품의 대주주와 연기금, 재단 등이 보유한 지분은 약 70%에 달한다. 여기에 외국인 보유 지분 약 15%를 감안하면 시장에서 그가 사들일 수 있는 물량은 15% 안팎이다. 아울러 한국거래소는 시장에서 일반주주의 지분율이 발행주식 총수의 5%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주식분산 요건 미달을 이유로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있다. 공개매수 등으로 시장 유통주식이 과도하게 감소하면서 주식분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관리종목 및 상장폐지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신 회장이 공개 매수를 통해 지분을 매집하기 어려운 이유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한미약품의 시중 유통물량이 15~20%밖에 안 되는 상황에서 만약 신 회장이 대규모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물량을 흡수하면서 일반주주 소유 물량이 단숨에 5% 미만으로 하락할 시 관리종목 지정 위기에 처하게 된다"며 "다만 일반주주가 소유한 총 주식 수가 200만 주 이상인 경우 등 일부 예외 조건은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관리종목에 지정된 상태에서, 최근 사업연도 말 현재에도 여전히 일반주주 소유 주식 총수가 유동주식수의 100분의 5 미만인 상태가 해소되지 않고 계속될 경우 최종적으로 상장폐지로 처리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이 시장에서 지분을 사들이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그의 지분은 경영권을 위한 것이 아닌 개인 주식에 불과하게 됐다. 만약 신 회장이 한미 경영권에 대한 꿈을 포기한다면 남은 선택지는 엑시트다.문제는 신 회장의 지분 처분은 주주간계약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미약품은 앞서 2024년부터 약 1년 간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결과적으로 4자연합(신동국·송영숙·임주현·라데팡스파트너스)의 승리로 종결했으며 같은해 12월 주주간계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지분 매각 시 사전 협의 및 우선매수권 보장을 계약을 맺었고 이를 위반할 시 약 600억원의 위약벌금을 물기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4자연합이 그의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는 만큼, 지분 가치에 따른 제안 가격도 이들이 결정하게 됐다. 한미약품에 정통한 관계자는 "신 회장이 아직까지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매도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만큼, 4자연합이 그의 지분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지난 3월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한미약품 대주주인 신동국 회장이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주샛별 기자신동국 영향력 약화…김재교·황상연 체제도 변수문제는 경영권 지분 싸움에서 영향력이 적어진 신 회장으로 인해 김재교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및 황상연 한미약품 대표의 입지마저 약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신 회장은 4자연합 주주간계약을 체결한 직후 김재교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을 전문경영인으로 추천하면서 그룹 내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그는 지난해 6월 <블로터>와의 통화에서 "전문경영인 제체에 돌입했다고 해도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할 수 없다"며 "제가 전문적인 부분도 있고, 반대로 상대 측이 능통한 영역도 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한미약품 본사에 출근해 경영 전반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이는 신 회장이 경영에서 힘을 휘두르기 위해 그의 입맛에 맞는 인사를 실시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김 부회장 선임의 건은 4자연합의 합의 끝에 이뤄졌으나, 최대주주였던 신 회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다. 아울러 대표이사에 선임된 지 불과 석 달밖에 되지 않은 황상연 한미약품 대표 역시 김 부회장의 추천을 통해 들어온 인물이다. 한미 출신이 아닌 외부 인사가 대표직에 오르게 된 것은 최초다. 신 회장의 경영 전반에 대한 영향력이 흔들리는 등 지배구조에 또 다시 변동이 발생하면서 향후 그의 입지마저 불안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당시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 회장은 과거 한미의 정체성을 모르는 OCI라는 외부 세력이 경영을 장악하는 것은 임성기 회장의 뜻이 아니라고 주장했었다"며 "그러나 본인이 한미약품 대표이사 자리에 외부 출신이자 사모펀드인 HB인베스트먼트PE 부문 황 대표를 수장으로 앉힌 건 가장 역설적인 장면"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은 원론적인 입장만 표명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김재교 부회장은 전문경영인으로 선임된 이후 실적 개선은 물론 회사 전반의 사업 경쟁력 강화에도 뛰어난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며 "황상연 대표 역시 개정 상법과 관련해 특정 주주가 아닌 모든 주주들을 위해 일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이러한 기조에 맞춰 경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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