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거수기는 안 된다”…차기 은행연합회장, 당국 견제론 부상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사진=연합뉴스]조용병 임기 5개월 남아…차기 후보 윤종규·윤종원 두각“적극적 소통 필요”…역대 김광수·하영구 쓴소리 재주목[디지털데일리 이호연기자] 오는 11월 임기 만료를 앞둔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의 후임 인선을 두고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관료 출신과 민간 금융지주 출신 인사들이 함께 거론되는 가운데, 차기 회장에게는 정부와 소통하면서도 은행권 입장을 분명히 대변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 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30일까지다. 차기 은행연합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9월쯤 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후보군으로는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회장, 윤종원 전 IBK기업은행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등이 거론된다. 허인 전 KB금융지주 부회장의 이름도 오르내린다.윤종규 전 회장은 9년간 KB금융을 이끌며 리딩금융 탈환과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주도했다. 은행권 이해도가 높고 대외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는다.윤종원 전 행장은 행정고시 27회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과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정통 경제관료다. 기업은행장으로 정책금융 경험도 쌓았다. 정부와 금융당국 네트워크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는 평가다.조준희 전 행장도 정책금융 경험을 갖춘 인물로 꼽힌다. 은행권에서는 차기 회장이 민간 출신이 될지, 관료 출신이 될지를 두고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이번 인선에서 주목되는 대목은 업권 대변력이다. 정부가 생산적·포용금융 기조를 강화하는 반면, 은행권의 규제 완화와 신사업 진출 과제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조용병 현 회장은 역대 최초 4대 금융지주 회장 출신 은행연합회장으로 주목받았다. 재임 기간에는 정부 기조에 맞춰 생산적·포용금융 관련 은행권 논의를 조율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김광수 전 은행연합회장(왼쪽)과 하영구 전 은행연합회장. [사진=은행연합회]다만 은행권에서는 차기 회장에게 요구되는 역할이 더 무거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권이 사회적 책임 확대 요구에 대응하면서도 비이자 수익 확대, 신사업 진출, 규제 개선 등 현안을 정부와 금융당국에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이런 분위기 속에서 금융당국에 쓴소리를 냈던 역대 은행연합회장들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14대 회장을 지낸 김광수 전 회장이다.김 전 회장은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 등을 거쳐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지냈다. 민·관을 모두 경험한 이력을 바탕으로 금융당국의 과도한 개입에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그는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관련 은행장 징계 추진 당시 “금융당국의 최고경영자 중징계는 명확성 원칙과 거리가 있다”며 “경영 활동을 위축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12대 회장을 지낸 하영구 전 회장도 은행권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한 인물로 꼽힌다. 하 전 회장은 금융당국에 일관된 감독정책을 주문하며 은행의 자율성을 확대하기 위해 네거티브 규제 방식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은행의 불특정금전신탁 판매 허용 문제를 두고 당시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과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인 일도 있다. 하 전 회장은 14년간 한국씨티은행을 이끈 은행권 최장수 최고경영자 출신이다.10대 회장인 신동규 전 회장도 퇴임을 앞두고 금융당국의 정책 방식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가계부채 정책과 관련해 “제도를 개선하고 행정지도를 할 때는 문서로 남겨 투명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은행권에서는 차기 회장이 단순히 정부 정책을 전달하는 역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부와 소통하면서도 필요할 때는 은행권의 입장을 분명히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은행권 관계자는 “조용병 현 회장은 지난 3년간 정부와 은행권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무난하게 수행했다는 평가가 많다”면서도 “차기 회장에게는 규제 완화와 미래 먹거리 발굴 등 더 구체적인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역량이 요구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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