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넘는 2030 계좌 144% 늘 때, 1억 미만은 한자릿수 증가··...

1년새 1억 이상 고액 자산가 20~30대 모두 2배 이상 증가10억~30억 보유는 3배 늘어 국내 증시 반도체 상승장에 절대다수인 소액투자자 보다 종잣돈 큰 청년들 더 수혜같은 20·30대라도 출발선은 점점 달라지고 있다. 최근 1년간 국내 한 대형 증권사에서 금융자산 1억원 이상을 보유한 20·30대 고객 수가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산 규모가 클수록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지면서 ‘돈이 돈을 버는’ 현상이 청년층 내부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세대 간 격차’가 이제 같은 세대 내의 ‘자산 격차’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경향신문이 24일 한 대형 증권사의 20·30대 고객 증권 계좌 잔액(예치금+평가금)을 분석한 결과, 2025년 5월~2026년 5월 1년 사이 20·30대 억대 이상 자산가는 3만2648명에서 7만9755명으로 144.3% 급증했다.비중으로 보면, 20대 가운데 1억원 이상 금융자산 보유한 이들은 0.98%에서 2.53%로, 30대는 2.65%에서 5.66%로 각각 높아졌다. 20~30대 모두 1억원 이상 보유한 비중이 2배 이상 커진 것이다.특히 자산 규모가 클수록 자산 증식의 가속도가 두드러졌다. 불과 1년 새 1억원 이상 2030 고액 자산가 수는 144% 급증한 반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소액 자산가의 증가율은 한 자릿수에 머무른 것이다. 이는 자산 규모가 클수록 상승장의 수혜를 더 크게 누리는 구조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구체적으로 보면, 20대의 경우 ‘1억 원 이상~10억원 미만’ 구간 고객 수가 1년 전보다 167.5% 늘었다. ‘10억원 이상~30억원 미만’(141.9%), ‘30억원 이상’(124.0%)역시 모두 세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30대 역시 ‘10억원 이상~30억원 미만’ 구간이 210.3% 늘며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기록했다. ‘1억원~10억원 미만(138.6%)’과 ‘30억 이상(124.2%)’ 구간도 큰 폭으로 늘었다.한 증권투자업계 관계자는 “확실히 최근 시장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2030을 중심으로 투자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반도체 등 성장주를 통해 단기간에 자산을 크게 불린 ‘영 리치’들이 많은 것도 체감될 정도”라고 말했다.반면 20대 전체 계좌의 대부분(97.5%)를 차지하는 ‘1억원 미만’ 고객의 증가율은 같은 기간 1.6%에 그쳤다. 30대 역시 전체의 94.3%를 차지하는 1억원 미만 구간의 증가율은 8.8%에 불과했다.청년층에서 나타나는 이같은 양극화는 다른 계층에도 뚜렷하게 감지된다. 삼성·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증권 등 4개 대형증권사의 1억원 이상 개인 고객 예탁자산은 올해 5월 말 기준 1247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년 전인 2024년 5월 말(492조5000억원)과 비교하면 153.3%(755조원) 급증한 규모다.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전체적인 자산 증식 속도는 최근 반도체·AI 장세가 본격화되며 더욱 가팔라졌다. 2024년 5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월평균 13조1000억원씩 늘던 예탁자산은 최근 6개월(지난해 11월~올해 5월) 사이에는 월평균 86조6000억원씩 불어났다.2024년 5월~지난해 11월까지 코스피는 45.9%, 지난해 11월~올해 5월까지 코스피는 112.6% 급등했는데 이전보다 증시의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예탁자산이 빠르게 불어난 것이다.상승장의 과실은 중·고액 자산가들에게 집중됐다. 최근 6개월간 예탁자산 증가율은 10억~30억원 미만 구간이 87.8%로 가장 높았고, 30억원 이상 구간도 84.9%에 달했다. 반면 1억~10억원 미만 구간은 56.8% 증가에 그쳐 자산 규모가 큰 투자자일수록 상승장의 혜택을 더 크게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결과적으로 이같은 흐름은 극단적인 자산 집중으로 이어졌다. 올해 5월 말 기준 30억원 이상 초고액 자산가는 3만1265명으로, 전체 1억원 이상 고객(225만2920명)의 1.39%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들이 보유한 자산은 471조1600억 원으로 전체 예탁자산의 37.7%를 싹쓸이했다.이를 1인당 평균 예탁자산으로 환산하면 30억원 이상 고객(약 150억7000만원)이 1억~10억 미만 고객(약 2억7000만원)보다 약 56배 많은 자산을 쥐고 있는 셈이다.이관후 국회입법조사처장은 “소득 격차보다 자산 격차가 삶의 출발선을 더 크게 가르는 시대가 됐는데 특히 20·30대에서 그 속도가 두드러진다”며 “20·30대에게 초기 자산 형성을 위한 시드머니를 지원하거나 증여 과세 강화 등을 통해 자산 불평등을 완화하는 등의 다양한 해법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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