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비율 최대 90%로 높여…강북·서남권 민간사업 활성화 유도[서울.....

■사전협상제도 손질7년간 방치된 노원운전학원 부지매각 유찰된 은평 국립보건원 등주거 중심 개발 사전협상 시험대강남 개발 현금기여 늘려 강북에K엔터타운 등 거점 개발도 속도서울시가 강북·서남권 사전협상 대상지의 공공기여율을 절반으로 낮추고 주거비율을 높이기로 하면서 낙후 권역 개발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사업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공약한 ‘강북전성시대 2.0’과 ‘2031년 31만 가구 착공’을 뒷받침하려면 정비사업과 대규모 유휴부지 개발 과정에서 민간의 역할이 필요한 만큼 공공기여 부담 완화와 주거비율 상향이라는 두 개의 당근책을 제시한 것이다. 진입 장벽을 낮추고 사업성을 높여 민간 주도의 개발이 활성화하면 주택 공급 확대 효과와 강남·북 균형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3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번 조치의 핵심 중 하나는 주거비율 상향이다. 강북·서남권 대규모 부지는 상업·업무시설 수요가 도심·강남권에 비해 크게 부족해 의무 비주거비율을 채울 경우 공실 우려가 커지고 사업성이 떨어진다. 강북 개발이 수십 년간 좌초된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주거비율을 90% 수준까지 높여주면 민간 사업자는 수익성을 확보하고 시는 주택공급 물량을 늘리는 ‘일석이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대표 사례가 노원구 중계동 옛 노원운전학원 부지다. 이 부지는 면적 1만 2266㎡ 규모로 2019년 운전학원 운영이 종료된 뒤 장기간 유휴지로 남았다. 엠디엠그룹 계열 엠디엠플러스는 1만 2266㎡ 규모인 부지의 용도지역을 1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해 용적률 500%를 적용한 최고 49층 510여 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1월 첫 협상조정협의회가 열리며 사전협상이 시작됐다. 대상지는 주거 중심 개발을 통해 사업성을 확보하는 사전협상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5년 넘게 방치된 은평구 녹번동 옛 국립보건원 부지도 수혜지로 꼽힌다. 해당 부지는 4만 8000㎡ 규모로 감정가만 4545억 원에 달한다. 서울시가 보유한 부지 중 손꼽히는 대형 자산이지만 지난해 4월 진행된 1차 매각 공고에서 응찰 기업이 나오지 않으며 유찰됐다. 당시 서울시는 민간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주거비율 상한을 최대 50%까지 완화했지만 입지 대비 높은 토지가격과 낮은 사업성 평가를 넘지 못했다. 이번 지침 개정으로 주거 비중 상한을 60~70%까지 높이고 공공기여 비율을 줄이면 매각 성사 가능성이 한층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립보건원 부지가 서울 도심 내에서 대규모 주거 공급이 가능한 몇 안 되는 유휴부지 중 하나로 꼽혀왔던 만큼 중장기 공급 여력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당 부지는 최소 4000가구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시장에서는 옛 국립보건원 부지처럼 상업·업무시설만으로는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사업장의 경우 주거 비율 확대가 민간 참여를 이끌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거시설을 더 많이 배치할 수 있으면 분양 수입을 통해 초기 투자비 회수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상업시설 공실 우려로 사업성이 낮게 평가됐던 부지일수록 이번 제도 개편의 효과가 클 수 있다. 실제 사전협상을 통해 개발이 성사된 노원구 월계동 광운대역 물류부지는 40년 넘게 방치됐던 시멘트 사일로와 물류창고가 용적률 499%를 적용받아 최고 49층 랜드마크 타워와 2694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서울원 아이파크’로 탈바꿈하며 2028년 준공을 앞두고 있다.아울러 이번 조치를 계기로 동북권과 서남권 등에서 묶여 있던 대규모 프로젝트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서울시는 창동역 일대에 2만 석 규모의 공연장을 갖춘 ‘K엔터타운’을 조성하는 등 강북권 거점 개발을 예고한 상태다. 대규모 유휴부지마다 주거와 문화·산업시설이 결합된 새 랜드마크가 들어서면 인구 유입과 상권 회복 등 지역 활성화 효과도 기대된다. 현재 사전협상 대상지 28곳 중 19곳이 도심·동남권에 쏠려 있는 불균형도 완화될 수 있다.한편 서울시는 강남에서 거둬 강북에 쓰는 ‘개발이익 광역화’도 함께 추진한다. 시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롯데칠성 부지, LG전자연구소 등 동남권 대상지의 현금 공공기여 비중을 기존 30%에서 최대 70%까지 확대해 2037년까지 연평균 1600억 원 규모의 재원을 확보하고 이를 강북권 기반시설에 투입할 방침이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개발 공공기여금 등을 활용한 4조 8000억 원 규모의 ‘강북전성시대기금’ 조성도 오 시장의 공약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강남은 공공기여분을 조금 더 확대해도 사업성이 충분한 반면 강북은 사업성 보정과 함께 재정 투입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서 “균형 개발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