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동전주서 시총 1위 '각축'…SK하닉 눈부신 비약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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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가 바꾼 기업가치 평가 기준적자에도 이어진 HBM 투자로 승부수시총 1위 계보로 본 韓 산업 세대교체생성형AI 챗GPT로 제작한 이미지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세가 코스피 시가총액 최상단 지형을 흔들면서 반도체 산업 내부에서도 인공지능(AI) 반도체 중심의 가치 재편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25년 넘게 견고했던 삼성전자의 독주 체제가 한때 흔들릴 만큼 거센 추격세가 이어지자 AI 시대를 맞이한 국내 경제의 체질 변화가 뚜렷하게 감지되는 형국인데요. 과거 생존 위기에 몰렸던 기업이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을 무기로 최정상 기업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오면서 시장의 관심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모습입니다.삼성전자와 매서운 추격자/사진=이명근 기자 qwe123@지난 22일 주식시장과 산업계에 깜짝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보통주 기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시가총액 1위에 오른 것인데요. 당일 장중 SK하이닉스의 보통주 시총(2080조3782억원)이 삼성전자(2066조6595억원)를 추월하자, 삼성전자는 "기업의 시총은 주가와 발행주식수를 곱해서 산출되는 것으로, 보통주와 우선주를 포함한 주식 가치의 전체 합계로 봐야 한다"는 설명 자료를 내며 즉각 대응에 나섰습니다.이 기준을 적용하면 삼성전자의 총 시가총액은 2252조2000억원으로 우선주가 없는 SK하이닉스와 여전히 160조원 이상의 격차를 유지합니다. 2000년 11월 이후 25년 7개월간 유지되던 대장주 자리에 금이 가자 '팩트 체크'를 통해 상황 정리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다만 시총 1위 자리를 사이에 둔 줄다리기가 무색하게 증시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습니다. 당장 다음 날인 23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각각 12.31%, 12.47% 폭락하며 장세가 크게 출렁였고, 24일 장 초반에는 다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삼성전자가 보통주 시가총액 1940조9645억원을 기록, SK하이닉스(1901조4899억원)를 제치고 1위 자리를 탈환했습니다.시총 최상단을 둔 양사의 엎치락뒤치락 장세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엇갈린 해석이 나옵니다. 먼저 기업의 실제 영업이익 규모가 뒤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주가 급등만으로 1위가 바뀐 것은 과열에 기댄 버블 현상이라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실제 23일 12%대 동반 폭락 사태 역시 특정 종목 쏠림에 따른 차익실현 압력이 거세게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입니다.반면 이를 주식시장 과열 문제만이 아닌 반도체 산업 재편과 기업가치 재평가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팽팽합니다. 시장의 진짜 관심사는 우선주 합산 여부라는 계산법이 아니라 변화한 산업 지형에서 누가 기술 우위를 통해 시장 주도권을 쥐고 이를 확고한 실적으로 증명해 내느냐에 쏠려 있습니다. 덩치나 이익뿐 아니라 AI 패러다임을 주도할 차세대 기술 리더십이 기업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135원' 동전주에서 대장주로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5월 열린 '컴퓨텍스 2026' SK하이닉스 부스를 찾아 HBM4E 웨이퍼에 "더 많이 만들어달라(Please Make More)"는 메시지와 서명을 남겼다./사진=SK하이닉스이러한 가치 평가 기준의 변화는 최근 SK하이닉스의 가파른 시총 상승세를 설명하는 핵심 요인입니다. 전체 실적 규모는 여전히 삼성전자가 앞서지만 투자자들이 AI 반도체 경쟁력에 대한 기대를 기업 가치 평가의 핵심 요소로 삼으면서 SK하이닉스에 대한 구조적 재평가가 이뤄진 것인데요.불과 20여 년 전 독자 생존조차 장담할 수 없던 과거를 고려하면 현재의 위상은 더욱 극명한 대비를 이룹니다. 전신인 현대전자 시절 외환위기와 반도체 빅딜 후유증을 겪은 하이닉스는 2003년 채권단 워크아웃과 21대 1 무상감자라는 혹독한 시련을 겪었습니다. 한때 주가가 135원까지 추락하며 벼랑 끝에 몰리기도 했습니다. 이후 하이닉스는 생산 규모 경쟁보다는 고부가 메모리 기술 확보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2012년 SK그룹 편입으로 자본의 숨통이 트인 하이닉스는 당장 돈이 되는 범용 메모리 생산량에 매달리는 대신 당시로선 수요조차 불투명했던 HBM에 주력했습니다. 특히 조 단위 적자를 내던 시기에도 실리콘관통전극(TSV) 등 차세대 패키징 투자를 멈추지 않은 결과가 현재의 HBM 시장 경쟁력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이번 시총 1위 쟁탈전은 그 자체로도 자본시장을 뒤흔든 대형 이벤트입니다. 나아가 시야를 넓혀 역대 대장주의 계보를 짚어보면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주력 산업의 체질 변화를 읽어낼 수 있습니다. 국내 증시 시총 1위를 거쳐간 기업들의 면면에는 시대별 핵심 성장 동력의 변천사가 그대로 투영돼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1980년대 후반 정부 주도의 국민주 보급과 함께 증시에 입성한 포항제철(현 POSCO)과 한국전력공사는 상장과 동시에 증시 최상단을 장악했습니다. 거래소가 시가총액 순위를 공식 집계하기 시작한 1995년 당시 압도적인 1위 역시 폭발적인 경제 성장의 인프라를 담당했던 한국전력이었습니다. 이후 1999년에는 벤처 붐과 정보통신(IT) 혁명기를 맞아 한국통신(현 KT)이 선두에 오르며 지식정보화 시대로의 지형 변화를 알렸습니다.2000년대에 접어들며 막을 올린 것은 본격적인 반도체와 가전 시대였습니다. 막대한 투자 여력을 바탕으로 반도체와 전자산업 전반에서 경쟁력을 구축한 삼성전자는 25년 넘게 국내 제조업을 대표하는 기업이자 자본시장의 최상단을 지켜왔습니다. 하루 천하로 끝났지만 최근 흔들린 삼성전자 중심의 증시 질서는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갈 다음 주력 엔진이 AI로 넘어가는 흐름에 재차 쐐기를 박은 것으로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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