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업체 ‘집유량 잇단 감축’에 농가 폐업 속출…“더이상 줄여선 안...

잇단 집유량 줄이기 ‘농가 비명’ 차등가격제 도입 후 경영 악화 원유구매 쿼터대비 81% 그쳐 목장 대상 금융 지원방안 절실 30일 소위원회 물량협상 촉각안승철 충남 예산 선창목장 대표(66)가 자신의 목장에서 걱정스러운 얼굴로 젖소를 바라보고 있다. “우유는 수도꼭지를 잠그듯 생산량을 조절할 수 없어요. 유업체에서 사들이는 물량을 자꾸만 줄이니 농가에선 눈물을 머금고 딸소까지 파는 상황입니다.” 충남 예산에서 1995년부터 젖소를 키운 안승철 선창목장 대표(66)는 “2023년 원유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 후 낙농가의 경영여건이 오히려 나빠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변 낙농가들이 부채를 견디지 못하고 하나둘 폐업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유업체 집유량 감축 가속화로 농가 폐업 행렬”=원유 용도별 차등가격제는 원유를 음용유·가공유로 구분해 가격을 달리 책정하는 제도다. 이에 따라 음용유 물량 비율은 농가 보유 쿼터의 88.5%로 내려갔다. 음용유 비중을 줄이는 대신 거래가격을 음용유는 1ℓ당 1084원, 가공유는 882원으로 차등화했다. 그런데 일부 유업체에서 흰우유시장 위축을 이유로 집유량을 자체적으로 감축하면서 낙농가들이 곤경에 빠졌다. 농가들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해 1월 집유량을 17% 줄였고, 매일유업도 올 1월 12% 감축했다. 이로 인해 남양유업·매일유업 직거래 조합 소속 농가는 농가 쿼터의 88.5%(음용유 물량 비율)는 고사하고 73.5%·77.9%만 음용유로 납품하는 상황이다. 한국낙농육우협회가 국회를 통해 확보한 농림축산식품부 자료를 보면 2025년 제도 참여 유업체의 음용유용 원유 구매율은 농가 쿼터 대비 81.2%에 그쳤다. 제도 도입 당시 예상치(88.5%)보다 7.3%포인트 낮다. 낙농육우협회는 16일 보도자료에서 “2025년 전국 낙농가수가 5272곳으로 2020년(6106곳)보다 13.7%(834곳) 급감한 것은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면서 “정부는 경영위기 낙농가 대상 금융·재정 지원방안을 강구하고 유업체의 임의적인 물량 감축 실태를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가격 협상 없을 듯…“유업계 집유량 더 감축해선 안돼”=이런 가운데 원유가격은 올해도 동결될 공산이 커졌다. 국가데이터처가 5월 발표한 ‘2025년 축산물생산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유 100ℓ당 생산비는 10만1372원으로 전년도 조사(10만1819원)보다 0.4% 낮다. 생산자와 업계 간 원유 가격 협상은 축산물생산비조사 결과 직전 협상 이후 누적 생산비가 4% 이상 늘거나 줄어들 때 진행한다. 2023년 이후 3년 연속 이 기준을 넘기지 못했다. 일각에선 데이터처 자료 자체에 대한 회의론도 나온다. 데이터처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젖소농가 가운데 41.6%는 사육규모 50마리 미만 소농이다. 이들의 생산비는 전체 평균(10만1372원)보다 23.5% 높은 12만5191원에 달했다. 최근 5년간 28.8% 상승했다. 낙농업계 관심사는 30일 낙농진흥회에서 개최되는 ‘제1차 원유의 용도별 물량 조정 협상 소위원회’로 옮아갔다. 이 회의는 원유 용도별 차등가격제에 따라 2027∼2028년 적용할 원유의 용도별 물량을 결정하는 자리다. 유업계는 제도상 구매 물량인 194만1000t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생산자 측은 유업체의 실구매량인 189만t을 적용해야 한다는 견해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낙농관련조합장협의회(회장 오용관·경북대구낙농농협 조합장)가 22일 경기 평택축산농협에서 개최한 제3차 협의회에서 일부 참석자는 “유업체들이 이미 자체적으로 물량을 줄인 상황에서 추가로 감축하면 농가에겐 ‘이중 감축’이 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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